본문 바로가기

권선징악

(3)
발리의 전통춤 바롱에 얽힌 신화 혹은 역사 인도네시아의 세계적인 관광지 발리(Bali) 사람들에게 아궁 산(Mount Agung)만큼이나 중요한 문화가 있다. 모든 고대 국가들에게는 역사의 일부로써의 신화를 갖고 있다. 발리도 예외는 아니다. 강력한 신화가 그들의 천 년 넘는 역사를 지켜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의 북청사자놀이와 비슷한 발리의 전통춤 바롱에 얽힌 신화는 발리를 대표하는 문화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바롱(Barong)은 선과 악, 천국과 지옥, 흑과 백의 세계에서 선량한 신을 대표한다. 10세기, 발리에는 얼랑가(Erlangga)라고 부르는 왕 또는 술탄(Sultan)이 살고 있었다. 그의 어머니는 랑다(Rangda)였고, 아버지는 마법과 도술에 빠진 아내 랑다를 저주하며 살았다고 한다. 그의 저주가 통했..
동화적 상상으로 깨버린 반공 이데올로기 황순원(1915~2000)의 /「신천지」52호(1953.5) 한국전쟁이 끝나갈 무렵 접전 지역의 한 초가를 배경으로 한 영화 '만무방'을 보면 주인공인 초가 주인여자는 낮에는 태극기를, 밤에는 인공기를 걸어두는 장면이 나온다. 전쟁의 참혹성과 이데올로기의 허구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또 과거군사정권 시절 납북됐다 귀환한 사람들이 남쪽에서는 간첩혐의를 뒤집어쓰고 사는 경우도 허다했고 북파공작원들은 자신들의 임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한 채 국가로부터 버림받곤 했다. 한편 이들 납북자들과 북파공작원들은 자신들의 명예를 회복시켜 준 정권과 단체를 향해 빨갱이라고 비난한다. 해방 후 찾아온 남북분단과 6.25전쟁은 정치·경제·문화·사회 등 한국사회 전반에 뒤틀린 질서를 태동시켰다. 이데올로기라는..
지옥을 흐르는 4대강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권선징악(勸善懲惡)은 인지상정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 게다가 선한 자와 악한 자가 죽어서 가는 곳도 이름만 다를 뿐 동일하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권에서는 선한 자가 죽어서 하늘 나라로 가고 악한 자는 죽어서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표현을 많이 사용한다. 선한 자가나락으로 떨어진다거나 악한 자가 하늘 나라로 간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서양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지하 저 깊은 곳에는 '타르타로스'라는 지옥이 있다고 한다. 사실 타이타로스는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계보를 따지자면 태초의 하늘의 신 아이테르와 대지의 신 가이아 사이에서 태어난 신으로 최상위에 속하는 신이다. 아마도 신들이 보기에 인간은 늘 영악하고 무례하고 싸우기를 좋아해서 하늘과 땅에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