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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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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다움을 강요하는 사회, 정상일까 다움/오 은/창작과 비평 2013년 가을호 파란색과 친숙해져야 해/바퀴 달린 것을 좋아해야 해/씩씩하되 씩씩거리면 안돼/친구를 먼저 때리면 안돼/대신, 맞으면 두배로 갚아줘야 해 인사를 잘해야 해/선생님 말씀을 잘 들어야 해/받아쓰기는 백점 맞아야 해/낯선 사람을 따라가면 안돼/밤에 혼자 있어도 울지 말아야 해/일기는 솔직하게 써야 해/대신, 집안 부끄러운 일은 쓰면 안돼/거짓말은 하면 안돼 꿈을 가져야 해/높고 멀되 아득하면 안돼/죽을 때까지 내 비밀을 지켜줘야 해/대신, 네 비밀도 하나 말해줘야 해 한국 팀을 응원해야 해/영어는 잘해야 해/사사건건 따지고 들면 안돼/필요할 때는 거짓말을 해도 돼/대신, 정말 필요할 때는 거짓말을 해야만 해/가족을 지켜야 해 학점을 잘 받아야 해/꿈을 잊으면 안돼/대신..
열여덟 살 소년 제화공의 죽음과 천하무적의 길 천하무적/김남일/1991년 19대 대통령 선거일이 5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투표시간 연장이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각 후보 진영간 정치공학적 이해타산으로 시작됐지만 사실은 훨씬 이전부터 국민들이 요구해온 주장이기도 하다. 현행 투표시간은 민주주의의 원칙 중 하나인 국민 참정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투표시간 연장을 두고 각 후보 진영은 극명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는 모양이다. 통합민주당 문재인 후보측과 무소속 안철수 후보측은 투표시간 연장에 찬성하는 반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측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30일 박근혜 후보는 '100만 정보방송통신인과 함께 하는 박근혜 후보 초청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투표일을 공휴일로 지정한 데가 우리나라밖에 없으며 투표시간을 늘리..
문학은 자본의 상업적 가치로 평가될 수 없다 구효서의 /1993년 풋풋한 첫사랑을 떠올릴 때면 추억하는 단어가 있다. '문학소녀', '문학소년'. 모든 첫사랑이 해당되는 건 아니다. 사랑을 하면 시인이 되는 그런 나이가 있었다. 감정의 변화가 질풍노도처럼 휘몰아치던 시절 방황의 한 켠을 매우고 있는 것은 늘 말로 표현하기에는 너무 부족한 사랑의 감정이었다. 문학을 진짜 마음을 담아 접했던 처음이자 마지막 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사춘기 시절 누구나 한번쯤 꿈꿔봤을 시인의 마을. 당시 작가란 직업은 물욕의 정점, 종교와도 같은 순수한 영혼의 상징이었을지도 모른다. 세월이 흘러 첫사랑이 떠나가고 그 거리만큼 문학이 소원해질 때도 상상 속 작가의 이미지는 그때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실제로 작가의 삶은 우리네 상상 속 그것일까? 구효서의 소설 의..
절망 속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그 무엇을 찾아서 조경란의 /2000년 ‘그댄 외롭고 쓸쓸한 여인, 끝이 없는 방랑을 하는, 밤에는 별따라 낮에는 꽃따라 먼 길을 떠나가네’로 시작하는 대중가요가 있었다. 대중가요에서 사랑이라는 주제를 빼면 뭐가 남겠냐마는 이치현과 벗님들이 부른 ‘집시 여인’은 한 번의 실패를 경험하고 재수라는 낯설은 세계에 내몰린 나에게는 그저 그런 사랑 이상의 의미로 다가왔다. 집시 여인의 방랑은 나의 방황이기도 했다. 절망, 절망 또 절망. 집시(Gipsy)의 방랑에는 이유가 있었다. 나 또한 그랬으리라. 옛날 아주 먼 옛날에 해와 달이 한번도 비춘 적이 없는 온통 캄캄한 어둠뿐인 작은 나라가 있었다. 왕은 다섯 명의 기사들에게 빛을 가져오는 사람에게 왕의 딸들과 결혼시켜 주겠다고 약속했다. 길을 떠난 기사들은 불길이 솟아오르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