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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07:01:52 저승의 뱃사공 카론에게 줄 뱃삯은 동전 한 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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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서 카론(Charon)은 에레보스(어둠)와 닉스(밤)의 아들로 장례 의식을 치른 죽은 자의 영혼을 스틱스 강과 아케론 강을 건너게 해주는 죽음의 뱃사공이었다. 그 대가로 그는 시신의 입에 넣어진 동전을 받았다. 기원전 500년경 아테네의 꽃병에 처음 등장한 카론은 예술 작품에서 우울하고 소름 끼치게 무서운 노인으로 묘사되었다. 카론은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 <개구리>(기원전 406년)에 등장하고 베르길리우스는 <아에네이스> 제6권(기원전 1세기)에 그를 묘사하고 있으며 루키아노스의 <대화편>(기원후 2세기)에도 자주 등장한다. 에트루리아 신화에서 그는 카룬(Charun)으로 알려졌으며 망치를 든 죽음의 악마로 등장했다. 결국 그는 죽음과 지하 세계를 상징하는 신으로 인식되었다. 따라서 그는 현대 그리스 민담에서 죽음의 천사인 카로스 또는 카론타스로 남아 있다.

 

카론은 저승의 뱃사공이었다.

 

카론은 그리스 신화에서 죽음의 세계와 관련된 중요한 신이었다. 그는 긴 수염과 누더기 옷을 입은 늙고 음울하며 거친 모습으로 묘사되며 긴 삿대를 이용해 강을 건너는 나룻배를 운전했다. 그는 저승의 뱃사공으로 죽은 자의 영혼을 스틱스 강이나 아케론 강을 건너 저승으로 인도하는 역할을 했다. 흉측한 외모와 초인적인 힘을 지닌 그는 그리스 신화와 로마 신화 모두에 널리 등장하며 특히 각 신화에서 같은 이름을 사용하면서도 다양한 형태와 모습으로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카론은 아마도 사이코폼프(저승사자)라고 불리는 존재 중 가장 유명할 것이다. 사이코폼프는 죽은 영혼을 지상에서 저승으로 인도하는 임무를 가진 존재이다.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그는 더 구체적으로 나룻배 사공으로 죽은 자를 강이나 호수(보통 아케론 강이나 스틱스 강)의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호송하는 역할을 한다. 두 강 모두 지하 세계 깊숙한 곳에 있다. 더 나아가 그는 이 직책에서 의무를 다하며 강을 건너는 사람들이 실제로 죽었고 적절한 장례 의식을 거쳐 매장되었는지 확인하는 역할을 했다. 카론이 죽은 자의 영혼이 아케론 강이나 스틱스 강을 건너게 해주는 대가는 죽은 자의 눈이나 입에 넣어 둔 동전이었다.

 

카론이 새겨진 기원전 5세기경의 꽃병.

 

카론은 일반적으로 태초의 신이자 어둠의 신인 에레보스와 밤의 여신 닉스의 아들로 여겨졌는데 이는 그를 신으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때로는 악마로 묘사되기도 했지만. 기원전 1세기경의 로마 역사가 디오도로스 시켈로스는 그가 그리스가 아닌 이집트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했다. 이집트 미술과 문학에서 아누비스 신이나 다른 저승과 관련된 존재가 등장하는 장면이 많기 때문에 이는 일리가 있다. 아켄과 같은 존재는 영혼을 강 건너 저승으로 인도했다. 그러나 그의 기원은 이집트보다 더 오래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는 후부르 강이 저승으로 흘러 들어 고대 문명의 뱃사공 우르샤나비의 도움을 받아야만 건널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전 세계 모든 대륙의 문화에 유사한 모티프와 형상이 널리 퍼져 있기 때문에 뱃사공 카론의 기원을 특정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문화와 전통에서 그는 죽음과 저승으로의 여정을 상징했다. 더욱이 그는 종종 섬뜩하고 악마적인 존재로 묘사되기 때문에 사후 세계의 어두운 이미지와 불타는 지옥에서 영원한 저주를 받는 원치 않는 운명과 관련을 맺게 되었다.

 

더 구체적으로 그리스-로마 문화권에서는 기원전 5세기 말경 꽃병 그림에 처음 등장하며 거의 같은 시기에 제작된 폴리그노토스(기원전 450년~기원전 420년. 고대 그리스의 꽃병 화가)의 거대한 저승 그림에도 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후대 그리스 작가 파우사니아스는 이 그림 속 카론의 모습이 훨씬 더 이른 시기의 희곡인 미냐스의 영향을 받았다고 믿었는데 이 희곡에서 카론은 죽은 자를 위한 나룻배를 운전하는 노인으로 묘사되었다. 따라서 그가 대중적인 믿음 속에서 매우 오래된 존재인지 아니면 그리스 신화가 널리 퍼지기 시작한 고대의 문학적 창작물인지에 대한 논쟁이 있다.

 

호메로스의 작품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에는 카론이 저승사자(사이코폼프)로 언급되지 않는다. 대신 헤르메스가 이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후대에 이르러서는 헤르메스가 종종 영혼을 지하 세계로 인도한 후 카론이 그 과정을 맡아 죽은 자의 강을 건너도록 인도했던 것으로 보인다. 호메로스 이후 다양한 비극이나 희극에서 카론이 간헐적으로 등장하거나 언급된다. 첫 번째는 에우리피데스의 <알케스티스>에서 주인공이 영혼의 나룻배 사공이라는 생각에 공포에 휩싸이는 장면이다. 그 후 아리스토파네스의 <개구리>에서 카론이 더욱 두드러지게 등장하는데 여기서 카론이 강을 건너려면 산 자들에게 돈을 요구한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확립되었다.

 

미켈란젤로가 그린 카론.

 

이후 아케론 강과 스틱스 강을 건너려면 카론에게 동전을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이 카론과 본질적으로 연결되었고 카론의 오볼(고대 그리스 동전)이라고 불렸다. 죽은 자의 장례 비용을 감당할 준비를 하기 위해 매장하는 사람들이 오볼을 입이나 눈에 얹어 두었다고 한다. 전설에 따르면 그렇게 준비하지 않은 사람들은 100년 동안 아케론 강변을 떠돌아다녔다고 한다. 이러한 초기 극작가들과 카론의 오볼과 같은 연관성 이후 영혼의 사공은 저승의 어떤 측면을 다루는 그리스나 로마의 모든 이야기, 연극, 신화에서 상당히 인기 있는 존재가 되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그는 로마 문학에서도 그의 이름을 유지했다.

 

신이나 악마에 관한 한 카론의 묘사는 그다지 관대하지 않았다. 초기 화병 그림에서 그는 수염을 기르고 평범한 옷을 입은 노인으로 상당히 관대하게 묘사되었다. 그러나 후대 작가와 예술가들의 상상 속에서 그는 낡고 혐오스러운 인물로 묘사되는데 그는 낡고 누더기 같은 옷을 입고 종종 불타는 듯한 눈을 하고 있다. 사실 이러한 퇴행적인 경향은 로마인들 그리고 에트루리아인들에 의해 상당 부분 확대 재생산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신화와 예술에서 카론은 사소한 일에는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 냉혹한 인물로 묘사되지만 에트루리아의 카룬과 베르길리우스의 <아에네이스>에 나오는 카론이 매우 유사한 모습으로 묘사되면서 카론은 진정으로 악마적이고 혐오스러운 존재로 각인되었다.

 

에트루리아인들의 초기 묘사에서 카룬은 회색 피부, 엄니, 매부리코 그리고 손에 위협적인 망치를 든 모습으로 묘사되는 등 지하 신들의 일부 요소를 지닌 것처럼 보였다. 이 망치는 카룬이 아케론 강둑에서 마주친 자들이 실제로 죽지 않았을 경우 카룬이 그 일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사용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베르길리우스는 <아에네이스>를 쓰면서 당대 작가들에게 유행했던 것처럼 보이는 카론의 위협적이고 섬뜩한 묘사를 차용했다. 실제로 그는 더러운 누더기를 걸친 ​​끔찍한 카론이 불빛으로 빛나는 눈을 가지고 있다고 묘사하며 나룻배의 돛을 살피며 타버린 철색의 배에 죽은 자들을 실어 나른다고 묘사한다. 그는 서사시에서 심술궂은 인물로 처음에는 자신이 지키는 영역에 들어가려는 살아있는 아이네이아스의 존재에 분노한다. 이후 카론을 악마적이고 기괴한 인물로 묘사하는 방식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중세나 현대의 이미지에서도 이러한 방식이 활용되고 있다.

 

카타바시스는 이야기의 주인공(대개 영웅)이 죽은 자로부터 무언가를 되찾거나 얻기 위해 저승으로 내려가는 신화적 서사의 한 유형이다. 그리스와 로마 신화에는 이러한 이야기들이 산재해 있으며 카론의 성격과 기질을 구체화하는 데 필수적이다. 일반적으로 영웅은 어떤 행위나 의식을 통해 신들의 비위를 맞추면 저승으로 갈 수 있지만 헤라클레스의 경우는 달랐다. 실제로 유명한 영웅 헤라클레스는 저승으로 뛰어들어 카론에게 강을 건너도록 강요했는데 이는 카론이 적절한 절차를 따르지 않은 드문 사례이다. 여러 작가들이 묘사하는 이 신화에서 헤라클레스가 열두 가지 과업을 완수하는 동안 카론은 영웅을 두려워하여 자신의 의무를 회피하는 것처럼 보인다.

 

죽은 자들을 나룻배에 강제로 태우는 카론.

 

이러한 불일치로 인해 카론은 처벌을 받고 1년 동안 사슬에 묶인 채 갇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다른 카타바시스에서 카론이 항상 자신의 임무에 부지런하고 거만하게 행동하며 각 영웅에게 심문하고 적절한 서류를 요구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아리스토파네스가 쓴 유명한 희극 <개구리>에서 버림받은 신 디오니소스는 에우리피데스를 찾아 부활시키기 위해 저승으로 내려간다. 그는 또한 노예 크산티아스를 데려오지만 무뚝뚝하고 고집스러운 카론은 크산티아스가 강을 건너는 것을 거부한다. 카론은 헤라클레스가 이 음침한 강을 건너도록 허락한 것에 대한 자신의 처벌을 언급한다.

 

다른 희곡과 이야기에서 카론은 똑같이 무뚝뚝하고 고집스러워 어떤 이들은 강을 건너게 하고 어떤 이들은 건너지 못하게 한다. 그러나 신들은 때때로 살아있는 필멸자들에게 저승을 통과할 길을 허락하는데 로마의 영웅 아이네이아스가 황금 나뭇가지를 받아 저승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이 그 예이다. 카론은 마지못해 로마의 건국자가 죽은 자들과 이야기할 수 있도록 강을 건너도록 허락한다. 다른 곳에서는 카론이 희화화되거나 적어도 다른 주인공의 희극적인 면에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 고집스러운 인물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2세기경의 그리스-로마 시인 루키아노스가 쓴 <죽은 자들의 대화>에서 카론은 과거의 죽은 귀족과 장군들을 모욕하기 위해 저승의 깊은 곳까지 내려온 참을 수 없는 냉소주의자 메니푸스를 상대할 시간이 없다. 같은 작가의 <카론>에서 카론은 역할을 바꾸어 이 세상의 소란이 무엇인지 직접 보기 위해 산 자들의 세계로 올라온다. ‘인류의 어리석음’이라고도 불리는 이 작품은 카론이 모든 것을 평가하는 아이러니한 위치에 서 있는 인간사를 희극적으로 묘사한다.

 

정확한 이유는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았지만, 카론의 성격이나 외모의 어떤 면은 어떤 의미에서 매우 매력적이어서 중세 후기, 르네상스 그리고 현대 미술과 문학에서 꾸준히 묘사되었다. 더욱이 카론의 오볼이라는 관념은 역사 전반에 걸쳐 지속되어 왔으며 여러 문화권에서 죽은 자의 입이나 눈에 동전을 올려놓아 뱃사공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는 관습이 지속되어 왔다. 이러한 관습이 그리스 뱃사공 카론에서 유래했든 다른 뱃사공에서 유래했든 카론의 오볼과 카론은 일반적으로 이 관습과 관련된 가장 인기 있고 흔한 존재가 되었다. 카론은 중세 회화와 모자이크부터 헤라클레스를 소재로 한 현대 영화에 이르기까지 이후 예술과 문학에 꾸준히 등장해 왔다. 헤라클레스와 지하 세계 또는 디즈니의 헤라클레스에서 그의 음울하고 기괴한 묘사는 후대 로마 작가들의 묘사를 반영하고 있다.

 

카론은 단테의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품인 <신곡> 지옥편에도 등장한다. 현대의 각색처럼 그는 검은 눈을 가진 음울한 인물로 단테와 베르길리우스를 강 건너 죽음의 세계로 데려다 준다. 이 묘사는 대중의 상상 속에서 카론을 영원히 불멸의 존재로 만드는 데 기여했을 것이다. 그 이후로 그는 죽음과 죽음의 도래와 관련된 모든 것과 동의어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는 사신과 같은 인물들과 많은 유사한 특징을 공유하지만 현대 그리스 민속과 전통에서는 하로스, 카로스, 카론타스라는 이름으로 더욱 온전하게 살아남았다. 이 모든 것은 고대 카론과 매우 유사한 현대적 존재로 최근에 죽은 자를 찾아 저승으로 데려간다. 또는 ‘카론의 이빨에서’ 또는 ‘너는 하로스에게 먹힐 것이다’와 같은 현대 그리스어 표현에도 사용되고 있다. 다른 신들이나 고대 신화 속 짐승 그리고 악마들처럼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행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 행성은 왜소행성 명왕성(로마 신화의 하데스와 동일시됨)을 공전한다. 따라서 죽은 자의 뱃사공이라는 섬뜩한 존재에 대한 관심과 매력은 현대에도 여전히 살아있음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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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여강여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