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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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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신[神] 헤파이스토스와 대통령의 구두 요즘 세상에 유행 지난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은 있어도 헤진 옷이나 밑창이 다 낡은 구두를 신고 다니는 사람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결코 풍족해서는 아닐 것이다. 내용이나 내면보다는 형식이나 외모를 중시하는 풍조 탓은 아닐까 싶다. 그래서일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18일 5·18 국립묘지 참배 당시 우연히 찍힌 낡은 구두가 새삼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보통 사람들도 그 정도 낡은 구두라면 주저없이 새로 구입하기 마련인데 한 나라의 대통령이 닳고 헤진 구두를 그것도 공식 석상에 신고 나왔다는 데서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 시민들이 더더욱 열광했던 것은 대통령의 소탈함만은 아니었다. 그 낡은 구두에 얽인 사연 때문이었다. 대통령의 그 닳고 헤진 구두는 청각장애인..
외면받는 쌀, 그러나 쌀은 신의 선물이었다 1890년 인도네시아를 공포로 몰아 넣었던 사건이 있었다. 바로 자카르타 집단 의문사였다. 당시 인도네시아를 식민통치하고 있었던 네덜란드 정부는 자카르타 현지에 조사단을 파견했지만 뚜렷한 의문사의 원인을 찾지 못했다. 뜻밖에도 집단 의문사의 원인은 22년 후에야 밝혀졌다. 인도네시아인들의 주식인 쌀이 집단 의문사의 원인이었다. 1912년 폴란드의 생화학자인 카시미르 풍크(Casimir Funk, 1884~1967)는 자카르타가 식민지화되면서 서양의 쌀도정 기계가 들어왔고 기존에 현미를 섭취하던 자카르타인들은 이 쌀도정 기계로 인해 쌀겨를 완전히 없앤 백미만을 섭취했던 게 문제라고 밝혔다. 즉 비타민B의 결핍으로 당시로서는 난치병이었던 각기병에 의한 집단 의문사였다는 것이다. 풍크에 의해 처음 발견된 비타..
반고가 창조한 인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중국 신화에서 인류의 창조는 대개 여와의 몫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도 그랬지만 신들의 세계에서 인류의 창조는 신들을 섬기고 신들의 제단에 온갖 음식을 올릴 수 있는 지혜로운 생명체가 필요해서였다. 여와도 마찬가지였다. 지혜로운 인간을 만들기 위해 여와는 진흙으로 모양을 빚어 생명을 불어넣었다. 끊임없이 진흙을 빚었지만 넓디넓은 세상을 채우기에는 하나씩 만들어서는 역부족이었다. 여와는 진흙 속에 끈을 끼운 다음 끈을 흔들었다. 진흙이 사방으로 흩어지면서 진흙 인간들이 태어났다고 한다. 드디어 대지는 수많은 인간들로 채워지게 되었다. 하지만 여와의 바람대로 인류는 모두 지혜로운 동물만은 아니었다. 아니 인간마다 저마다의 개성이 있었고 우열도 있었다. 신화에서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혼돈을 깬 홀과 숙의 정체는? 창조의 사전적 정의는 '전에 없던 것을 처음으로 만듦'이다. 또 '신이 우주 만물을 처음으로 만든 행위'를 두고 창조라고도 한다. 즉 무에서 유를 창출하거나 발명해 내는 것이 창조라는 것이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면 인류 역사상 어느 창조물이나 발명품도 완전무결한 무에서 비롯된 것은 없다. 마치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혹은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흩어져 있는 물질이나 기술, 정보 등을 수습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 창조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창조의 사전적 의미 중 하나인 '신이 우주 만물을 처음으로 만든 행위'도 사실은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 아니다. 전세계 어느 신화에서도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것을 창조로 정의하지 않는다. 무질서한 상태에 상태에 질서를 부여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