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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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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거북이'의 아프리카 버전 소설 의 작가 게오르규(Constantin Virgil Gheorghiu, 1916~1992, 루마니아)는 한 사회의 지식인의 역할을 '잠수함의 토끼'로 비유했다. 자신의 잠수함 근무 시절의 경험담을 토대로 당시 잠수함은 산소측정기가 없어 산소 부족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토끼를 잠수함에서 길렀는데 토끼가 졸면 산소가 부족하다는 뜻이었다고 한다. 즉 한 사회에서의 지식인은 세태에 가장 민감한 자로 그 사회의 진보는 깨어있는 지식인의 적극적인 현실 비판에서 시작된다는 뜻이겠다. 하기야 토끼가 귀를 쫑긋 세우는 모습을 보면 주변 상황에 민감한 듯 보이기도 한다. 동양의 십이지신의 네 번째 동물 토끼는 연약해 보이지만 또 꾀도 많아 보인다. 인간과 가장 친숙한 동물 중의 하나로 민담이나 소설 등에서 가장 많..
섬의 탄생; 일본 열도 신화인명사전/아시아/일본/이자나기와 이자나미 그리스 신화에서 바람둥이 제우스의 구애를 받아들이지 않고 도망다니던 아스테리아가 메추리아로 변해 바다로 뛰어든 지점에 생긴 섬이 델로스였다. 또 인도 신화에서는 바람의 신 바유가 메루 산에서 쫓겨난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메루 산의 신들을 공격해 메루 산 꼭대기를 뜯어 바다에 던졌는데 그 산 꼭대기가 지금의 스리랑카가 되었다고 한다. 한편 섬의 탄생이 한 국가의 창조 신화가 된 경우도 있다. 섬나라 일본의 경우가 그렇다. 일본은 크게 네 개의 섬 즉 홋카이도, 혼슈, 시코쿠, 규슈로 이루어져 있는 열도 국가다. 이 섬들의 탄생이 바로 일본의 창조 신화요 건국 신화다. 일본의 창조 신화는 여느 창조 신화와 마찬가지로 혼돈의 우주에 질서를 부여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
섬의 탄생; 실론티의 고장 스리랑카 신화인명사전/인도/바유 Vayu 그리스 신화에서 바람둥이 제우스의 구애를 거절한 여신이 있다. 아스테리아다. 아스테리아는 우주의 절대 통치자 제우스의 구애를 피해 이곳 저곳 돌아다니다가 끝내는 메추라기로 변신해 바다로 뛰어들고 말았다. 아스테리아가 뛰어든 지점에서 솟아난 섬이 바로 델로스였다. 아스테리아는 섬이 되어서도 제우스를 피해 도망 다녔다. 바다를 떠돌던 델로스 섬이 지금의 위치로 고정된 것은 제우스가 또 한번의 바람으로 생긴 쌍둥이 남매를 낳을 장소로 델로스 섬을 선택하면서부터다. 델로스 섬에서 제우스와 레토의 쌍둥이 남매 아르테미스와 아폴론이 태어났다. 델로스 섬의 탄생에 관한 신화는 그리스 신화를 한번쯤 읽어본 독자라면 대부분 알고 있을 가장 대중적인 이야기일 것이다. 여기 또 하나 소개할 ..
수켈로스의 망치,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신화인명사전/유럽/서유럽/수켈로스 Sucellos 신은 전지전능하다. 신을 신이게 하는 것은 단순히 처음부터 가지고 태어난 개인기뿐만은 아니다. 인류가 불의 발견 이후 비약적인 발전을 했듯이 세계의 많은 신들에게도 그 신을 특정 지울 수 있는 그들만의 도구를 가지고 있다. 과학의 비약적인 발전이 이런 신들의 도구를 현실화시키고 있는 것을 보면 인류의 진보 속도가 곧 신을 능가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물론 인간은 결코 신을 뛰어넘을 수 없다. 인간이 오만해지지 않기를 바라는 자연의 섭리일지도 모르겠다. 북유럽 신화에서 오늘날 목요일(Thursday)의 어원이 된 토르(Thor)는 묠니르(Mjolnir)라는 망치를 들고 등장한다. 묠니르는 천둥을 일으키고 무기로 쓸 때는 적을 향해 던지면 명중한 뒤 부메랑..
슬로베니아 봄맞이 축제에 등장한 가면의 정체 신화인명사전/유럽/동유럽/쿠렌트 Kurent 동유럽의 작은 나라 슬로베니아 프투이라는 도시에서는 매년 봄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쿠렌토바니예(Kurentovanje)라는 봄맞이 축제다. 매년 2월 11일간 열리는 축제로 겨울을 쫓고 봄을 맞이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쿠렌토바니예가 더 유명해진 데는 축제 때 입는 옷 때문일 것이다. 괴물 같은 형상을 한 마스크를 쓰고 털이 수북하게 덮인 독특한 의상을 입는데 마스크는 가죽으로 만들어졌으며 눈과 입만 뚫려있다. 또 입에서는 빨간색 넥타이 같은 천이 내려져 있는데 사실은 혀를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쿠렌토바니예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괴물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귀가 아플 정도로 소리를 지르는 것이다. 그렇게 소리를 지르는 이유는 겨울을 협..
일야뿌, 은하수와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들 아메리카/잉카/일야뿌 Illapu 은하수의 순우리말은 ‘미리내’이다. ‘미리’는 ‘용’의 순우리말이고 ‘내’는 ‘개천’을 의미한다.은하수를 ‘용이 건너는 강’이라고 생각했는지 아니면 보이는 모습이 ‘용 모양의 길쭉한 개천’ 같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은하수를 범상치 않게 생각했음은 분명하다. 견우와 직녀 설화를 보면 은하수는 ‘용 모양의 강’으로 젊은 연인의 사랑을 방해한 훼방꾼이기도 했다.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서쪽 밤하늘에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보이는 별이 거문고 자리 알파(α)인 베가(Vega)가 우리 조상들이 말하는 직녀성이다. 한편 은하수 동쪽 독수리 자리의 가장 위쪽에는 빛나는 일등성 알파(α)인 알타이르(Altair)가 빛나고 있는데 이 별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견우성이다. 천제는 옷을 잘 짜는..
운 우나푸와 남미가 축구를 잘 하는 이유 아메리카/마야/운 우나푸 Hun Hunahpu 예전만 못하지만 남미는 여전히 유럽과 함께 세계 축구의 쌍벽을 이루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열린 2017 FIFA 20세 이하 월드컵의 우승국 잉글랜드의 결승 상대도 베네수엘라였다. 우리나라의 양궁처럼 남미의 여러 국가들은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세계축구대회에서의 우승보다 더 힘든 것이 남미 대표팀 선발전이라는 말도 있다. 그렇다면 남미는 왜 이렇게 축구를 잘하는 것일까? 멕시코에서는 지금까지도 옛날식 축구장(이하 구기장)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고 한다. 오래된 구기장은 3,000년이 훌쩍 넘었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 구기장에서는 전쟁에서 패배한 포로와 승리한 측의 귀족들 사이에 공놀이가 있었던 곳이라고 하는데 아직도 일부 지역에서는 옛날식 축구..
마마 킬야, 고대인들은 월식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아메리카/잉카/마마 킬야 Mama Kilya 지구가 달과 태양 사이에 위치해 지구의 그림자에 달이 가려지는 현상을 월식이라고 한다. 보름달일 때에만 일어나며 지구가 밤인 지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지구의 그림자가 달에 비치는 정도에 따라 개기월식, 부분월식, 반영식 등으로 구분한다. 이런 월식을 고대인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월식을 표현하는 한자에서 우리 조상들의 과학 현상에 대한 멋스러움이 먼저 느껴진다. 한자로 월식(月蝕)에서 ‘식(蝕)’은 ‘벌레 먹다’는 뜻이라고 한다. 지구의 그림자 때문에 달이 가려지는 과학적인 현상은 몰랐지만 가려지는 모양을 보고 ‘벌레가 달을 갉아 먹었다’고 생각했으니 이 얼마나 시적인 표현인가! 고대 바빌론 사람들은 월식이 반복되는 주기도 알았다고 하니 인류의 하늘,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