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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포스팅/책 이야기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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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늘 붉은색을 연상시킵니다. 장미가 뿜어내는 붉은 빛은 청춘남녀의 심장을 요동치게 합니다. 또 5월은 열사들의 붉디붉은 핏빛 역사가 되살아나 쪽빛 하늘을 진보의 함성으로 메아리치게 합니다.

이렇듯 5월은 숨죽이며 흐르던 정열과 정의가 모여 거대한 바다를 이룹니다. 2009년 5월도 그러했습니다.

김대중 전대통령은 자신의 반쪽을 도려내는 아픔에 오열했습니다. 거꾸로 돌아가는 역사의 시계추에 침묵으로 감내하던 500만 시민들은 세차게 몰아치는 비바람에도 당당하게 눈물의 자유를 만끽했습니다. 그 눈물의 자유는 반역의 시대에 항거하고픈 소리없는 투쟁이었습니다.

그렇게 선홍빛 5월은 인간 노무현을 품고 머나먼 여정을 떠났습니다. 슬픔이 너무도 컸던 탓일까요? 김대중 전 대통령도 사랑하고 존경한다던 후배 정치인의 영정 앞에서 추도사 한 줄 읽지 못하고 노무현과의 동행을 선택하고 말았습니다.

무소불위의 권좌에까지 올랐지만 그는 늘 비주류였습니다. 몹쓸 언론과 위정자들에게 그는 한낱 술상의 안주만도 못했습니다. 심지어 자신들이 주류라고 착각하고 있던 민주당 의원들까지 그를 철저히 외면했습니다. 

그런 노무현에게 깨어있는 시민은 그가 기댈 수 있는 마지막 버팀목이자 그가 이루고자 했던 꿈이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후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가 출간되었을 때  '노무현 바로알기' 열풍은 그야말로 클라이막스로 치닫고 있었습니다. 오연호 기자가 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 직전 인터뷰했던 내용을 오마이뉴스에 연재했고 서거 이후 다시 책으로 펴낸 게 바로 이 책입니다.

5년 내내 단 한순간도 쉬지 않고 계속되었던 보수언론과 한나라당의 인격살인에 가까운 비난으로 그를 멀리하고자 했던 시민들에게 그의 진실한 속내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보여주는 책이라고 할까요 오연호 기자는 이 책을 통해 인간 노무현을 넘어 정치인 노무현, 정치학자 노무현, 민주주의 연구가 노무현, 사상가 노무현으로 변화해 가는 그를 보여주고있습니다.

여강여호 서평보기

소위 '노빠'인 저도 이 책을 통해 노무현을 새롭게 알게 되었으니 그에게 무관심했던 사람들은 얼마나 큰 충격으로 다가왔을까요.  사실 저는 노무현 전대통령과는 정치적인 입장이 많이 다릅니다. 그가 재임 중에 추진했던 이라크 파병이나 한미 FTA 등 반대하는 정책이 더 많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무현은 저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좋아하는 정치인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인간 노무현'의 광팬. 꽃길보다는 가시밭길만을 걷는 그의 바보스러운 고집에 처음에는 연민의 정으로 빠질(?)이 시작되었으나 차츰 시간이 흐르면서 그런 그의 모습에서 희망을 보기 시작한 거죠. 물론 저의 그 기대를 모두 충족시켜 주지는 못했지만요....그래서 이 책이 꼭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많은 이들의 기대를 저버렸던 순간마다 그가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고뇌와 번민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으니까요.

또 책의 서두에는 현정부의 방해로 끝내 읽지 못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추도사가 머리말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인생 선배이자 정치적 동지였던 김대중 전대통령의 노무현 전대통령에 대한 끝없는 애정과 존경심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벌써 5월이 다가옵니다. 올해는 기필코 봉하마을에 다녀올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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