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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폴리네시아

영원히 계속될 선(타네)과 악(휘로)의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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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마오리족 신화에서 휘로Whiro는 어둠과 악 그리고 이차적인 의미에서 질병과 죽음을 상징한다. 당연히 태초의 존재인 어둠이 빛보다 더 오래 됐기 때문에 휘로는 빛의 신 타네의 형으로 불린다. 휘로는 또 도둑의 수호신으로 여겨졌는데 그가 인간을 파괴하고 인간의 영혼이 지하 영계로 넘어갈 때 붙잡아 전멸시키기 때문이다. 휘로와 타네 즉 어둠과 빛의 영원한 적대 관계는 휘로가 타네의 자손인 인간을 끊임없이 파멸시키려 하기 때문이다. 휘로는 모든 질병과 고통의 근원이다. 모든 질병은 지옥의 어둠 속에 위치한 죽음의 집인 타이웨투키Tai-whetuki에 사는 이 악한 존재들에 의해 야기되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마오리족에게 휘로는 악, 어둠, 혼돈을 상징했다. 출처>구글 검색

 

마오리족 신화에 따르면 휘로는 어둠과 악의 의인화이자 빛의 신 타네와는 적대적 관계였다. 하늘의 신 랑이가 대지의 여신 파파(또는 파파투아누쿠)를 껴안았을 때 그들의 자식들은 숨을 쉴 수가 없었다. 타네는 랑이와 파파 즉 그들의 부모를 하늘과 땅으로 떼어놓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휘로를 비롯한 몇몇 형제들이 이 계획에 반대했다. 바깥 세상의 추위와 불편함이 싫었기 때문이다. 이를 반대한 것이다. 휘로가 타네의 계획에 반대한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이오(창조신)의 두 전령 루아타우와 레후아가 마웅가누이(‘위대한 산’이라는 뜻)에 내려와 타네와 투파이(번개의 신)에게 하늘로 올라올 것을 명령했다. 그들은 그렇게 했고 그곳에서 그들은 와이-오 롱고(농업의 신 ‘롱고의 물’)로 인도되었다. 그들은 와이-오-롱고에서 신성한 토히 의식(생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의식)을 수행했다. 이 의식에서 타네와 투파이는 각각 타네-누이-아-랑이(‘랑이의 자손, 위대한 타네’라는 뜻), 투파이-아-타우라는 이름을 받았다. 그리고 나서 둘은 대지로 내려왔고 루아타우와 레후아는 그들의 영역인 이오의 나라로 돌아갔다. 이 사건은 휘로의 동생 타네에 대한 반감을 증가시켰고 이후 그들 사이의 경쟁은 계속되었다.

 

어느 날 창조신 이오가 전령 루아타우와 아이투파와(천둥)를 대지로 내려 보내 와낭가(문화지식과 예술, 밀교적 지식)를 얻기 위해 어떤 태초의 자손들을 이오의 왕국으로 불러들일지를 알아보도록 했다. 그들은 휘로와 우루-테-응가응가나(빛, 랑이와 파파의 맏아들)의 왕국인 투-테-아니와니와, 롱고의 영토인 와레쿠라, 타네와 파이아(타네의 아내)의 집인 후아키-포우리를 각각 방문했다. 휘로는 자신이 하늘의 가장자리를 타고 가장 높은 하늘로 올라가 소중한 와낭가를 얻겠다고 선언했지만 아이투파와는 그렇게는 하늘을 올라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타네는 그의 동생 타휘리마테아(천둥, 번개, 구름, 비 등을 포함한 기후)의 자식들이자 회오리 바람을 의인화한 아라-티아티아와 토이-후아레와를 이용해 하늘을 오르겠다고 선언했다. 많은 형제들은 이오의 명령에 따라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타네가 선발되는 것에 찬성했다. 타네와 늘 경쟁 관계였던 휘로는 이 결정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오의 선택을 받은 타네는 신성한 와낭가를 보존하기 위해 적당한 장소를 결정해야 했다. 그는 루아아테푸켄가(지식)의 아버지인 누쿠테아이오가 세운 왕국인 와레 쿠라(대지에 세워진 첫 번째 집)의 외관을 확보하기 위해 랑이타마쿠(열 두 하늘 중 두 번째)로 결정했다. 이것은 세상에 세워진 최초의 와레-와낭가(일종의 학교)였다. 이제 타네는 하늘로 올라갈 준비를 했지만 휘로는 이미 하늘의 측면을 오르고 있었다. 타네는 타마카카, 투파이, 와히리마테아 등과 아라티아티아를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 그들은 또 와나우푸히(바람의 아이들)를 이용하기도 했다. 다른 형제들도 이 여행에 동참했고 휘로는 너무 화가 나서 와나우아카아카를 보내 타네를 공격했다. 와나우아카아카는 곤충, 파충류, 썩은 고기를 먹는 새들로 이루어진 군대였다. 그들은 타네를 맹렬히 공격했고 생명을 파괴하는 마법 주문으로 사용되는 그의 피를 얻으려 필사의 노력을 했다. 그러나 이 때 바람의 아이들이 타네를 구하러 왔고 그들을 아주 멀리 쫓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타네는 하늘로의 여행을 계속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휘로의 타네에 대한 증오는 멈추지 않았다. 휘로는 다시 타네를 공격하기 위해 그가 돌아 오기만을 기다렸다. 타네는 그의 탐구에 성공했고 이오로부터 세계의 지식 바구니와 두 개의 매우 신성한 와투아투아 또는 초자연적인 돌을 받았다. 그는 후에 열한 번째 하늘로 안내되었고 그곳에서 그의 동료들을(또는 형제들) 만났다. 대지로 내려오던 중 아홉 번째 하늘에 도달했을 때 타네와 그의 동료들은 다시 휘로와 와나우아카아카의 공격을 받았다. 이 때도 바람의 아이들이 와서 타네 일행을 도와주었다. 그들의 많은 포로들(모기, 모래피리, 사마귀, 박쥐, 부엉이, 앵무새 등)을 잡아 저승으로 데려갔다.

 

이제 하늘의 얼굴은 붉게 물든 구름으로 표시되었고 이것은 타네가 위대한 탐험에 성공했다는 것을 세상의 형제들에게 보여주는 징표라고 할 수 있다. 타네의 성공에 분노한 형제는 어둠과 혼돈의 신 휘로뿐이었다. 이제 모두 와레쿠라에 모였다. 이곳에는 세 개의 바구니와 두 개의 돌이 있었다. 휘로는 그것들을 자기에게 넘겨줄 것을 요구했지만 거부되었다. 실망과 분노의 그림자가 휘로에게 드리워졌다. 두 형제 사이의 경쟁은 길고도 치열했으며 수많은 격렬한 투쟁이 뒤따랐다. 이 일련의 전투는 테 파이랑이Te Paerangi로 알려졌다. 둘 사이의 전쟁은 지상과 하늘 그리고 바테아(우주)의 광활한 공간에서 격렬하고 무자비하게 벌어졌다. 결국 휘로는 패배했고 그와 그의 군대는 저승으로 쫓겨났다.

 

휘로 또는 휘로테티푸아Whiro-te-tipua(악마 휘로)는 인간의 마음과 행동에 나타나는 모든 악의 근원이었다. 그래서 악을 아투아휘로atua whiro라고 부르고 휘로는 사악한 성격의 사람을 가리키기도 한다. 타네와 휘로의 오래된 경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데 휘로가 여전히 파파의 자궁 안에 남아있는 루아우모코(지진 또는 화산)와 동맹을 맺고 타네의 자손인 인류를 계속 공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휘로의 가장 무자비하고 효과적인 협력자는 질병과 질병의 의인화된 형태인 마이케 형제들이다. 휘로는 모든 존재들 중에서 가장 활동적이고 확실히 가장 치명적인 존재들 중 하나로 간주되었다. 마오리족 사람들은 휘로에게 제물을 바치는 등 그를 달래기 위한 다양한 의식들을 치르고 있다.

 

타이훼투키라 불리는 죽음의 집(지식의 집이라고도 한다)은 휘로의 것이었다. 휘로를 상징하는 동물은 도마뱀이었다. 그래서 마오리족에게 도마뱀은 매우 불길한 징조로 여겨졌다. 도마뱀은 휘로의 사자이자 죽음의 전조였기 때문이다. 신들이 인간을 파괴하기로 결정했을 때 그들은 도마뱀으로 변신해 인간들을 먹어 치웠다. 뉴질랜드에서는 폴리네시아에서와 마찬가지로 악마 휘로와 항해자 휘로가 혼동되기도 한다. 항해자 휘로가 실제로 뉴질랜드에 정착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부 부족의 조상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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