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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포스팅/따따부따

청와대엔 귀신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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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희, 차승원 주연의 <귀신이 산다>(김상진 감독, 2004년)를 보면 삼대째 셋방살이를 전전하던 박필기는 낮에는 조선소 기사로, 밤에는 대리운전을 하며 끝내 남해 바다가 바라다 보이는 그림같은 내집을 장만한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 밤마다 출몰하는 귀신으로 파출소에 신고도 해보고 친구들을 불러 밤을 새우려고도 해보지만 이 귀신이 다른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탓에 졸지에 겁쟁이 바보로 전락하고 만다. '귀신잡는 해병대' 출신 박필기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밤마다 박필기를 괴롭히는 귀신은 신혼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사고로 죽었지만 지방령이 되어 그 집을 떠나지 않고 남편을 기다리던 연화(장서희)였다.  

집권 후반기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전정권 탓만 하고 있는  현정부와 여당 인사들을 보고 있노라면 아마도 청와대와 한나라당사에는 귀신이 살면서 이들을 끊임없이 괴롭히고(?) 있는 것 같다. 아마도 DJ 귀신과 노무현 귀신이 아닌가싶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더니 야당 시절부터 '남탓'하던 습관은 정권을 잡고서도 변한 게 없어 보인다. '귀신잡는 해병대' 출신 박필기만큼이나 체면이 말이 아닐 것 같은데도 개버릇 남 못 준다는 저잣거리의 말이 빈말은 아닌가 보다.

결국 자신들의 무능을 인정하는 꼴이다

어제(1일) 강원도 홍천 대명비발디파크에서 열린 한나라당 중앙연수원 개원식 기념 강연에서 안상수 대표는 "과거 10년 동안 그 지지세력이 정치·사회·경제·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중요한 자리를 다 차지해 앉아 있다"며 진정한 정권교체가 이루어지지 않아 이명박 대통령이 일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얼핏 들으면 최근 C&그룹 관련 수사를 통해 또 다시 사정정국을 조성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부분이다.

현정부 들어 집권 전반기는 전정부 인사들에 대한 보복과 민간인 불법사찰 등으로 날새는 줄도 모르고 칼춤만 추다 반환점을 돌고 말았다. 결국 국민들은 두 전직 대통령의 안타까운 죽음을 지켜봐야만 했고 생활고는 역대 최악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총만 안들었지 군사정부보다 더 악랄한 통제의 칼을 휘두르고 있는 현정부가 아직도 국민들의 비난을 전정권 탓으로 돌리는 것은 결국 자신들이 그동안 한 일이 없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다. 막말이고 막장이다.

 
▲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빼면 이명박 대통령만큼 잘하는 대통령을 못봤다."

자화자찬, 거의 병적 수준이다

안상수 대표의 막말은 더 이어졌다고 한다. 그는 현정부의 금융위기 조기극복, 원전수주, G20 서울정상회의 개최 등을 예로 들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빼면 이명박 대통령만큼 잘하는 대통령을 못 봤다"고 했단다. 그냥 웃을 수 밖에. 자화자찬도 이 정도면 거의 병적 수준이다. 말로는 역대 어느 정권보다 소통하는 정부를 자처하면서 과연 국민들의 애타는 절규를 듣고는 있는지 궁금하다.

그는 현재의 위기를 전정권 탓으로 돌리면서 2년 전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소고기 수입 협상을 도화선으로 불길처럼 타올랐던 촛불집회에 관한 언급도 했다고 한다. 이명박 정권이 너무나 나쁜 짓을 한 것처럼 온 나라가 시끄럽고 온 언론들이 비판해 대통령이 사과까지 했다며 "그 이후 그분들이 오히려 더 잘 먹고 있다고 생각한다. 광우병 걸린 사람 있나. 허위선전해서 나라 흔든 세력은 누군가"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시국과 광우병에 대한 인식이 집권여당 대표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천박스럽다. 2년전 이명박 대통령이 TV 앞에서 국민들에게 머리를 조아렸던 것도 결국에는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가식과 허위였음이 드러나고 말았다. 

정치가 국민에게 재앙을 가져다 줘서는 안된다

또 안상수 대표는 '개혁적 중도보수'의 개념을 '성장은 성장대로 하고 성장 과실을 복지쪽으로 돌려 서민과 중산층이 같이 잘 사는 사회'라고 했다니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진다. 현정부 들어 여기저기 복지 사각지대가 새로 생기고 있는 마당에 이렇게 뻔뻔할 수 있다니 이게 바로 정치인의 자질인가 보다. 마지막으로 안상수 대표는 1년내 1만명의 디지털 지도자를 양성해 김대중·노무현 정권 추종세력과의 한판 승부를 다짐했다고 한다. 1년이 지나면 온통 흙탕물이 되어 버릴  인터넷 세상을 상상하니 막막해질 뿐이다.

안상수 대표의 말을 빌리자면 김대중, 노무현 추종세력이 전국민의 50%라는 얘긴데, 그렇다면 우리 국민 절반과 전쟁을 선포한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칼릴 지브란(Kahlil Gibran)은 정치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씨앗이라고는 하나도 심지 않고, 벽돌 한 장 쌓지 않고, 옷 하나 짓지를 않고 정치만 천직으로 삼는 사람이라면 그는 그의 민족에게 재앙을 가져다 준다."

현정부와 여당은 말로써 국민들의 눈과 귀를 속이려 들게 아니라 국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해 정책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안타까운 것은 이들이 칼릴 지브란이 남긴 이 말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나 할지 아니면 또 자신들만의 해석으로 곡해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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