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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메소포타미아

에레쉬키갈은 어떻게 지하세계의 여왕이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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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레쉬키갈Ereshkigal은 고대 메소포타미아 신화에서 발견되는 지하세계의 여신이다. 그녀는 지하세계의 여왕으로 가장 강력한 신으로 여겨진다. 에레쉬키갈은 <인안나의 하강>으로 알려진 신화에 등장하는데 여기에서 에레쉬키갈은 자신의 권한으로 강력한 여신이었던 여동생 인안나와의 대결에서 승리를 거둔다. 에레쉬키갈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또 다른 신화는 네르갈과의 결혼에 관한 것이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인들은 사후세계를 믿었고 죽은 자의 영혼은 지하세계를 여행한다고 생각했다. 이 지하세계를 수메르인들은 쿠르라고 불렀고 아카드인들은 이르칼라라고 불렀다. 이곳은 어둡고 우울한 곳으로 죽은 사람들이 진흙 웅덩이의 물을 마시고 먼지를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소포타미아 지하세계의 통치자가 바로 에레쉬키갈로 ‘위대한 지하의 여왕’ 또는 ‘위대한 곳의 여인’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여기서 ‘위대한[Great]’은 그녀가 통치하는 영역의 광대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논란의 에레쉬키갈. 출처>구글 검색

 

일부 신화에서 에레쉬키갈은 메소포타미아 판테온의 최고신이자 하늘신 안(바빌로니아의 아누)의 딸이었다. 또 다른 신화에 따르면 대지와 하늘로 서로 분리된 누이 키(대지)를 위해 흘린 아누의 눈물이 원시 바다 남무의 염수와 섞여 에레쉬키갈이 태어났다고 한다.

 

에레쉬키갈은 그녀의 쌍둥이 남매였던 용 쿠르에게 납치된 후 지하세계의 여왕이 되었다. 쿠르는 에레쉬키갈을 지하세계로 데려왔고 신들이 그녀를 구하려 했지만 아무도 죽은 자의 영역에서 돌아올 수 없었기 때문에 그녀의 구출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에레쉬키갈은 <인안나의 하강> 신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신화의 주인공은 에레쉬키갈의 여동생이자 하늘의 여왕인 인안나이다. 인안나는 에레쉬키갈의 남편인 구갈안나의 장례식에 참여하기 위해 지하세계로 내려갔다. 인안나는 지하세계의 일곱 개 문을 통과할 수 있었지만 에레쉬키갈은 문지기 네티에게 문이 열릴 때마다 인안나의 옷과 보석을 접수하라고 지시했다. 이것은 에레쉬키갈의 영역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면서 인안나의 힘이 점차적으로 약화되는 것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안나가 에레쉬키갈의 방에 도착했을 때 이미 알몸인 상태로 신으로서의 힘을 모두 상실한 상태였다. 결국 인안나는 에레쉬키갈에 의해 살해되었고 지하세계의 벽에 걸린 채 버려졌다. 하지만 인안나는 신들의 도움으로 인안나는 지하세계를 탈출할 수 있었다.

 

또 다른 신화는 에레쉬키갈과 네르갈의 결혼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에서 신들이 연회를 열었지만 에레쉬키갈은 참석할 수 없었다. 그래서 지하세계의 여왕은 자신의 아들 남타르를 대신 연회에 보냈다. 남타르가 도착하자 전쟁의 신 네르갈을 제외한 모든 신들이 에레쉬키갈에 대한 경의의 표시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에 남타르는 네르갈에게 모욕감을 느꼈고 연회가 끝나고 지하세계로 돌아가서는 이 사실을 어머니에게 알렸다.

 

분노한 에레쉬키갈은 신들에게 네르갈을 넘겨달라고 요구했다. 신들은 에레쉬키갈의 요구에 응했고 네르갈은 일곱 개의 문에서 14명의 악마와 부닥쳐야만 했다. 에레쉬키갈은 네르갈이 일곱 개의 문을 통과하고 자신의 방에 도착하면 살해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전쟁의 신 네르갈은 에레쉬키갈과 남타르를 제압했고 도끼로 에레쉬키갈을 참수하려하자 지하세계의 여왕은 자비를 간청하며 그의 아내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결국 네르갈은 반년은 지하세계에서 에레쉬키갈과 보냈고 나머지 반년은 지상에서 보내는 선택을 했다. 이 신화는 인간세계에서 전쟁은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또 다른 메타포(은유)를 포함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에레쉬키갈을 표현한 조각이나 그림은 오늘날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 단 ‘밤의 여왕’이라는 제목으로 남겨진 부조를 에레쉬키갈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 부조는 사실 에레쉬키갈의 동생인 인안나 또는 타락의 여신 릴리트라는 것이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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