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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그리스

전사들이 사랑의 신 에로스 제단에 제물을 바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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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판테온에서 에로스Eros는 사랑의 신,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그는 정열과 육체적 욕망의 신이었다. 그는 시도 때도 없이 자신의 표적을 선택하고 화살로 그들의 심장을 강타해 혼란과 억누를 수 없는 감정을 불러왔다.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 헤시오도스는 ‘사지를 느슨하게 하고 마음을 약하게 한다’는 표현으로 에로스의 화살을 설명했다. 그리스 예술에서 에로스는 신과 밀접하게 관련된 장미 왕관을 쓴 천진난만하고 아름다운 청년으로 자주 그려진다.

사랑의 신 에로스. 출처>구글 검색

헤시오도스의 <신통기>에 따르면 에로스는 카오스, 가이아와 함께 태초의 신들 중 하나였다. 여기에서 에로스는 보편적인 사랑을 대표했을 것이다. 또 다른 전통에서 에로스는 시간의 신이자 티탄 족의 일원이었던 크로노스가 혼돈의 자궁에 넣은 알에서 헤르마프로디테(자웅동체)로 태어났다. 그리스 작가 아리스토파네스에 따르면 에로스는 밤의 여신 닉스와 대기의 신 아이테르가 낳은 은(Silver) 알에서 부화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사랑스런 아이의 어머니에 관해서는 출산의 여신 아일레이티아, 빈곤의 신 페니아, 전령의 여신 이리스 등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일반적인 에로스는 날개를 가진 신으로, 사랑과 아름다움, 욕망을 관장하는 여신 아프로디테의 신봉자나 수행신으로 알려졌다. 그는 때로 아프로디테와 전쟁의 신 아레스의 아들로 여겨지기도 했으며, 그의 형제들로는 두려움의 신 데이모스, 공포의 신 포보스, 조화의 신 하르모니아 등이 있다. 몇몇 전승에서는 또 다른 사랑의 신 안테로스가 에로스의 동생이었다고 한다. 안테로스는 에로스와 달리 책임감 있는 사랑을 관장한 신으로 이를 어길 때는 복수도 마다하지 않았다.

 

한편 에로스는 무엇보다도 다산, 욕망, 육체적 사랑과 관련이 있었다. 또 그러한 열정은 통제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에로스는 때로 장난끼 많은 트릭스터로 여겨지기도 했다. 에로스는 때때로 해롭지 않게 장난을 치지만 어떤 때는 무모한 열정과 혼란을 가져오는 갑작스런 공격에 대해서는 잔인한 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에로스의 규율 부족과 일반적인 불신감은 그가 왜 열 두 명의 올림포스 신들에 포함되지 않았는지를 설명해 준다. 에로스는 특히 동성애적 사랑의 수호신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많은 인간들, 영웅들, 신들이 무작위로 겨냥한 에로스의 화살을 맞고 사랑에 빠졌다. 특히 그리스 판테온 대표적인 궁수로 알려진 아폴론은 에로스를 조롱했다가 그의 화살을 맞고 님프 다프네와 사랑에 빠지기도 했다. 또 에로스의 화살은 메데아가 이아손에게 빠지도록 해서 그가 황금모피를 무사히 얻을 수 있도록 도왔다. 하지만 에로스는 자신의 화살로 인해 프쉬케와 사랑에 빠져 결혼하기도 했다.

 

고대 그리스 종교에서 에로스 숭배의 중심지는 (에로티디아라는 축제가 열린) 테스피아를 비롯해 아테네, 메가라, 필라델피아, 레욱트라, 파리움 등이었다. 더불어 에로스는 그리스 전역에 걸쳐있는 아프로디테 숭배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다. 에로스 제단은 아테네의 아카데미와 엘리스의 체육관에 배치되었는데 이는 그리스 세계가 여성미 못지않게 남성미도 높이 평가했음을 보여준다. 에로스가 남성적인 사랑과 결부되면서 고대 그리스 전사들은 전투에 나가기 전에 에로스에게 제물을 바쳐 승리를 기원하기도 했다.

 

기원전 6세기의 고대 그리스 예술에서 에로스는 보통 날래가 달린 청년으로 묘사되며 종종 승리의 화환을 가지고 다니기도 한다. 그는 또 리라를 들고 있을 수도 있다. 놀랍게도 기원전 4세기부터 에로스는 활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만 묘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로스를 언급한 최초의 문학적 언급은 이보다 훨씬 더 일찍 발견되었다. 그리스 도자기에서 에로스는 보통 결혼식과 다른 로맨틱한 장면에 등장하는데 종종 파리스와 헬렌과 같은 주인공들 위를 맴돌기도 한다. 그는 또 아프로디테의 탄생과 그리스 신화의 첫 인간 여성인 판도라의 탄생 장면에도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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