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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An’은 수메르어로 ‘높은 존재’라는 뜻일 것이다. 나중에 ‘안An’은 ‘신God’과 동의어가 되었다. 셈족 언어에서 ‘엘El’이 그랬던 것처럼. 안은 수메르 창조 신화에서 평평한 대지를 덮은 반구형 지붕으로 그려진다. 이 반구형 지붕의 바깥쪽은 티아마트Tiamat로 의인화된 태초의 염수 형태였다. 한편 지하의 담수는 압수Apsu로 의인화되었다.

 

수메르 말로 지명으로써의 ‘안An’은 ‘천국’이라는 뜻도 있었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 신으로써 안 또는 천국이 같은 말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함무라비 이전 고 바빌로니아에서 아누는 하늘의 신과 신들의 왕으로 여겨졌다.

 

최고신 안(아누). 출처>구글 검색

고대 비문에 따르면 많은 신들의 아버지로써 ‘위대한 황소’ 아누에게는 몇 명의 배우자가 있었다. 최초의 아누 배우자는 땅을 의인화한 키Ki 여신이었다. 다른 중요한 배우자들로는 남무Nammu와 우라스Uras가 있었다. 키와의 결합으로 아누는 50명의 위대한 신들의 총칭인 아눈나키Anunnaki의 아버지가 되었다. 아누는 또 남무 여신과 결합으로 엔키와 닌기쿠가Ningikuga를 낳았으며 우라스 여신과의 결합으로 닌인신나Nininsinna의 아버지가 되었다. 훗날 메소포타미아 판테온의 최고신으로 등극한 마르둑은 에아(수메르의 엔키)의 아들이자 아누의 손자로 묘사되었다.

 

전설에 따르면 하늘과 대지는 안과 키가 엔릴을 낳을 때까지는 서로 붙어 있었다고 한다. 대기의 신 엔릴이 태어남으로써 하늘과 땅이 분리되었다. 어떤 토판에서 안과 키는 서로 남매 지간으로 안샤르와 키샤르의 자식들로 묘사되기도 했다. 키는 나중에 즉 아카드 시대에는 안투Antu 여신으로 발전했다. 안투는 인안나Inanna(바빌로니아의 이쉬타르Ishtar) 여신과 동일시되기도 한다.

 

수메르 판테온에서 아누는 가장 오래된 신들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엔릴(하늘과 대지의 신), 엔키(물의 신)와 함께 수메르 판테온의 삼주신이었다. 원래 수메르 시대에는 ‘안’으로 불렸으나 아카드 시대 사람들은 그를 아누로 불렀다. 아카드인들은 기원전 2334년 사르곤 왕을 중심으로 수메르인들을 정복하고 메소포타미아의 지배 세력이 되었다.

 

아누, 엔릴, 에아가 삼주신을 형성함으로써 아누는 아버지로 또는 신들의 왕으로 취급되었다. <길가메쉬 서사시>에 따르면 신들이 길가메쉬Gilgamesh 왕의 어리석음을 알고 그와 겨룰 수 있는 인간을 창조하자고 결의했을 때 그 최종 결정을 맡은 신이 바로 아누였다. 아누는 신들에게 야만인 엔키두Enkidu를 창조해 길가메쉬가 그의 힘이 영원하지도 않고 결국에는 죽을 운명이라는 것을 깨닫게 하라고 명령했다.

 

그의 딸 이쉬타르와 함께 아누는 남부 바빌로니아의 우룩에 있는 에안나 신전과 관련이 있다. <길가메쉬 서사시>에서 이쉬타르는 아누에게 하늘 황소를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길가메쉬가 그녀의 청혼을 거부했기 때문이었다. 우룩은 고대 아누 숭배의 중심지로 인식되었다. 이게 맞다면 인안나(바빌로니아의 이쉬타르)는 아누의 딸이면서 배우자로 인식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당시 신들 사이의 근친상간은 금기사항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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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용자 여강여호 트랙백 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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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sepaktakraw.life BlogIcon 모피우스 2020.03.13 20:44 신고

    이제부터 닉네임을 안으로 바꾸겠습니다^^

  2.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nous-temperature.tistory.com BlogIcon 상식체온 2020.03.13 21:07 신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신화는 정말 끝이 없이 솟아나는 샘물인가 봅니다. 건강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