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어릴 적 으스름한 저녁녘에 부엉이를 본 적이 있다. 어릴 적 으스름한 저녁녘에 올빼미를 본 적이 있다. 부엉이도 보았고 올빼미도 보았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떤 것이 부엉이고 어떤 것이 올빼미였을까 궁금하다. 동네 형들이 그냥 부엉이라고 해서 부엉이인 줄 알았고 올빼미라고 해서 올빼미인 줄 알았다. 그래서 찾아보니 부엉이와 올빼미 모두 영어 표현이 'Owl'이란다. 참 신기할 노릇이다. 분명 어릴 적 둘 다 본 적이 있는데 이제는 어느 것 하나 결코 본 적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건. 찾아보니 부엉이는 귀깃이 있고 올빼미는 없다고 한다. 그래도 헛갈리기는 마찬가지다.
어릴 적 듣던 부엉이는 길조였던 것 같다. 재물을 가져다 준다나. 반면 올빼미는 아이들 눈을 파먹고 산다느니 해서 약간 공포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부엉이와 올빼미를 구분하지 않고 '아울(Owl)'이라고 부르는 서양에서도 부엉이는 길조와 흉조의 두 모습을 갖고 있는가 보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지혜의 여신 아테나(미네르바)의 새이기도 했지만 고대 이집트에서는 부엉이가 지하 세계에서 죽은 자들의 영혼을 보호한다고 믿었다고 한다. 어쨌든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저물어야 그 날개를 편다'는 19세기 독일 철학자 헤겔의 말은 아직도 그 실체가 손에 잡히질 않는다. 철학 지식의 빈곤 탓이렸다.
▲그림>저승의 신 아스칼라포스는 고자질한 벌로 올빼미가 되었다. 출처>구글 검색
그리스 신화에서 지혜의 여신 아테나(Athena, 로마의 미네르바)를 상징하는 동물이 부엉이(올빼미)라고 했는데 또 다른 신화에서는 전혀 상반된 이미지로 등장한다. 그리스 신화 속 저승의 신 중 하나인 아스칼라포스(Ascalaphus)가 변해서 된 새가 올빼미라고 한다. 아스칼라포스의 출생에 대해서는 그리 알려진 바가 없다. 저승을 흐르는 강인 스틱스(Styx) 강의 요정과 아케론(Acheron) 강의 하신 사이에서 태어났다고만 전한다. 아스칼라포스가 올빼미로 변한 데는 다음과 같은 사연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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