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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3.09 미다스의 손보다 이아손의 모노산달로스 (42)

 

요즘 같아서는 블로그를 접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습니다.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왠지 모를 초조함이 온몸을 휘감고 늘 쫓기는 듯한 일상, 게다가 지난주 할머니께서 돌아가셔서 며칠 블로그를 쉬는 동안 책 읽는 시간도 부쩍 줄어들었습니다. 오늘은 마음도 다잡아 볼겸 맛집 한 곳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솔직히 얘기하면 오픈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으니 맛집은 아니고요, 미래 맛집을 기대하며 소개해 볼까 합니다.
 
제 블로그에도 가끔 등장했던 같이 일하던 형님이 이번에 새로이 식당을 오픈했습니다. 아마도 요즘 제가 삶의 무료함을 느끼는 것도 이 형님이 어느날 갑자기 식당을 오픈한다며 일을 그만 둬 말상대가 없어진 때문은 아닌지 생각하기도 합니다. 쉬는 시간마다 책 이야기도 하고, 살아가는 이야기도 하며 밤새우는 일을 그리 힘들지 않게 해 왔는데 말이죠. 전혀 모르고 있던 바는 아니었지만 무척이나 서운했습니다. 이번에 형님이 오픈한 식당은 충청 지역에서는 꽤 유명한 공주에 본점이 있는 [동아리 동태탕]으로 테크노벨리 한복판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흔하디 흔한 오픈 행사도 하지 않아 개업 삼일 만에 조그만 화분 하나 들고 찾았습니다.  


오픈을 준비하면서 이 형님 늘 이런 얘기를 하곤 했습니다. 한 그릇 더 파는 것보다 손님이 원하면 밥 한 그릇 더 퍼주는 그런 사람 냄새 나는 식당을 해보고 싶다고, 


그래서 준비해간 개업축하 화분에 다음과 같은 문구를 넣어 선물해 드렸습니다.

"미다스의 손보다 이아손의 모노산달로스"


아시다시피 미다스는 만지는 물건마다 황금으로 변하는 능력을 얻게 되었지요. 대박은 끝없는 욕심에서 오는 게 아닌가 봅니다. 미다스는 나중에 굶어 죽게 생겼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물을 마실래도, 밥을 먹을래도 손이 닿는 것마다 황금으로 변했기 때문이죠. 황금이 허기진 배를 채워줄 순 없었죠.

반면 이아손은 노파로 변장한 헤라 여신이 빠른 물살이 있는 강가에 서 있는 걸 보고는 등에 업고 강을 건네 줍니다. 강을 건너는 도중 신발 한짝을 잃어버리게 되죠. 모노산달로스(외짝신 사나이), 이아손은 이 친절 덕분에 숙부에게 빼앗겼던 왕의 자리도 찾게 되고 먼 훗날 황금모피를 찾아나선 아르고 원정대의 대장이 됩니다.


욕심보다는 손님에 대한 사소한 친절이 대박집, 맛집의 첩경이 아닐까 해서 이런 문구를 넣어 선물해 드렸습니다.


시작은 제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식당마다 변함없이 똑같은 맛을 주는 밑반찬, 식상하지 않았습니까? 되도록이면 직접 만든 밑반찬을 손님들에게 제공하겠답니다. 대부분이 고향인 서산 집에서 직접 공수해 온 반찬들과 나름 식신(?) 형수님이 직접 만든 반찬들입니다. 정형화된 반찬이 아닌 그때 그때 계절에 맞는 반찬을 손님상에 내놓고 싶답니다.


동아리가 무슨 뜻일까 궁금했습니다. 듣긴 했는데 사실 좀 가물가물합니다. 동태 알이 촘촘이 어울려 박혀있는 모습이 연상됩니다. 이런 뜻이 아닐까요.
 

이 집에서 야심작으로 준비하고 있는 사이드 메뉴입니다. 서산에서 직접 공수한 신선한 꽃게로 만든 간장 게장을 준비하고 있답니다. 개인적으로 기대되는 메뉴입니다. 게껍딱에 비벼먹는 밥, 생각만 해도 군침이 줄줄 새어나옵니다.
 

또 하나 야심작으로 준비하고 있는 메뉴가 있는데,.....나중에 소개할까 합니다. 이 형님 서산에서 산양산삼 농사도 짓고 있습니다. 이 산양산삼을 넣은 '황제○○○'....궁금하시죠?...ㅎㅎ..

아무튼 1년 후, 2년 후에는 대전을 대표하는 맛집으로 많은 블로거들의 글에서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참, 같이 일하는 동안 제가 늘 책을 빌려드리곤 했는데, 마지막으로 이 형님이 제게 빌려준 책이 하나 있습니다. 세계적인 석학 버트란드 러셀의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라는 책인데요, 어렵기도 하고 종교적으로 민감하기도 해서 읽다말고 읽다말고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조만간에 이 책의 서평도 올려야겠습니다. 

***찾아가시는 분들을 위해***
대전 테크노벨리 다사랑 사거리에서 동화중학교 방향으로 두 블럭 가서 오른쪽으로 돌아서면 보입니다.
Posted by 사용자 여강여호 트랙백 0 : 댓글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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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addr | edit/del | reply 산골소년 2011.03.10 09:50

    소주한잔 기울일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함 가봐야겠네요.. ^__^
    화이팅!!!

  3.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easygoing39.tistory.com BlogIcon 카타리나^^ 2011.03.10 10:49 신고

    저하고는 거리가 너무 먼 곳이군요 ㅜㅜ

  4.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9oarahan.tistory.com BlogIcon 아하라한 2011.03.10 10:58 신고

    아따 어제 한잔 했더니만...뗑기는데요....
    정말 멋지게 문구를 적어 주셨구만요 ^^ 센스쟁이 입니다. 하하...

  5.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blog.daum.net/moga2641 BlogIcon 모과 2011.03.10 11:31

    할머니께서 돌아 가셔서 심정적으로 우울해져서 그렇습니다. 한 이틀쉬면서 잠을 푹자면
    몸의 컴디션도 좋아 지고 다 나아집니다. 대전맛집으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저는 동태로 만든 것은 다 좋아 합니다.^^

  6.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pianoblog.tistory.com BlogIcon 피아노블로그 2011.03.10 13:08 신고

    좋은 마인드를 가진 형님이시네요! 번창하시길바랍니다.

  7.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meina0515.tistory.com BlogIcon 장화신은 메이나 2011.03.10 13:44 신고

    여강여호님 힘든 마음 조금이나마 내려놓으시고 즐기면서 계속 남아계셔 주셨으면 좋겠네요~
    이렇게 항상 글보러 오는 사람도 많답니다^^
    형님분의 식당도 번창하시길 바라겠습니다.

  8.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nhicblog.tistory.com BlogIcon 건강천사 2011.03.10 14:16

    꿈을 가지신 분들의 출발, 축하드립니다. ㅎ
    마이다스~라고 자주 말하고 들은 기억에 미다스가 익숙지 않았는데 친절한 설명 덕분에 ㅎㅎㅎ
    화분글귀를 이해하게 됐습니다. 신화도 읽었건만 이건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이름들입니다
    ㅎㅎ 주인분의 바램처럼 무궁발전 기원합니다 :)

  9.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ending.co.kr BlogIcon LMS10 2011.03.10 15:15 신고

    대전 테크노벨리 지날때 한번 찾아가야 겠습니다.

    '조그만 화분' 하나 덩그러니 있는 동태집!

  10.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earthw.tistory.com BlogIcon 지구벌레 2011.03.10 15:30 신고

    대구에도 어디 이런 곳 없을까요..ㅎㅎ

  11.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segama.tistory.com BlogIcon 맥컬리™ 2011.03.10 17:52 신고

    쉬엄쉬엄 잠깐의 휴식을 가지시면서 기분전환 되는 일들을 찾으셨음 합니다.
    포스팅 시작부분 읽을 땐 왠지 무거운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두 동태탕 메뉴판 이미지를 보니깐 모든 감정들이 쌱~ 달아나 버렸다지요.
    여강여호님~ 힘내세요... ⌒⌒;

  12.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goodwell.tistory.com BlogIcon goodwell 2011.03.10 20:16 신고

    시작한지 얼마안되었지만, 저도 초초함을 느낍니다
    원고 마감시간 다가오듯 느껴지는 불안감이 가끔 엄습할 때가 있네요..
    매일매일 포스팅하는것이 쉽지는 않네요 ㅠ.ㅠ

  13. addr | edit/del | reply 민트향기 2011.03.10 22:58

    제목을 보구선 책 리뷰일줄 알았는데 반전이 있군요.

    언제나 깊이 있는 글을 올려 주시는 여강여호님!!
    저도 제 머릿속에 초시계가 들어 있는 것 처럼 시간에 쫓기고
    포스팅이 버거웠던 적이 있던 터라 힘내시라고 몇자 적고 갑니다.
    언제나 화이팅입니다. ^^

  14.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belgebwit.tistory.com BlogIcon 벨제뷰트홀릭 2011.03.11 00:03 신고

    여강여호님이 요즘 마음이 편찮으시군요;;;;
    저도 어릴 적 할머니 밑에 자라서 마음이 짠합니다;;;;;;;;
    觀照的으로 현상을 바라보시는 편안한 시간 되시기를 바라봅니다.

    또한 화분의 문구만큼 형님분도 즐겁게 운영하시면 좋겠습니다.

  15.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ilovemytree.tistory.com BlogIcon 걸어서 하늘까지 2011.03.11 02:07 신고

    서론의 몇몇 구절은 못본것으로 하겠어요~~ 형님분의 식당 경영철학(?) 이 참 멋지네요.
    이런 식당들이 많이 늘어나면 좋겠습니다. 형님 식당 크게 번영하시기를 기원합니다.

  16.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sjy8593.tistory.com BlogIcon ecology 2011.03.11 06:54 신고

    마이다스에 상반되는 좋은 구절
    오늘 처음 유익하게 알고 갑니다.
    좋은 하루 시작 하세요

  17.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slds2.tistory.com BlogIcon ★입질의 추억★ 2011.03.11 12:43 신고

    여강여호님의 맛집 리뷰는 첨 보지만 맛집글에서도 왠지 학술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듯 합니다 ~^^ 선물해주셨던 구절의 의미가 의미심장하구요~
    왠지 이 집 느낌이 좋습니다.

  18.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www.venuswannabe.com BlogIcon 비너스매니저 2011.03.11 14:16

    동태탕 참 맛나보여용! 여강여호님 제가 동태탕 좋아하는 건 어찌 아셨는지^^;
    꼭 한번 찾아 가봐야겠어요~!
    힘내시길 바라구요..! 뭔가 재충전 할 시간을 가져보시는건 어떨까 싶어요~
    좋은 하루 되세요^^*

  19.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coffeemix.tistory.com BlogIcon 깊은 하늘 2011.03.11 17:37 신고

    이아손의 이야기가 정말 감동적이네요.
    식당을 운영하는 철학이 정말 멋있어요. 사람냄새나는 식당,, 제 주위에도 그런 식당 있으면 좋겠어요.^^

  20.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youami.tistory.com BlogIcon 유아미 2011.08.09 18:53 신고

    화환의 글귀가 맘에 드는군요~이아손이야기 잘 보고가요! 저도 가고 싶은데 너무 머네요.
    맘 속으로라도 가게 번창하길...얍얍!!

  21.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www.thecoursework.co.uk/ BlogIcon A Level Coursework 2011.11.11 14:47

    이 정말 멋있어요. 사람냄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