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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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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70주년에 읽는 詩 '화산도' '4.3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 여러분, 제주도민 여러분. 돌담 하나, 떨어진 동백꽃 한 송이, 통곡의 세월을 간직한 제주에서 "이 땅에 봄은 있느냐?" 여러분은 70년 동안 물었습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께 제주의 봄을 알리고 싶습니다. 비극은 길었고, 바람만 불어도 눈물이 날만큼 아픔은 깊었지만 유채꽃처럼 만발하게 제주의 봄은 피어날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추념사' 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제 70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한 말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현직 대통령으로는 두 번째로 4.3 추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이념의 이름으로 희생당한' 이들에 대한 복권을 선언했다. 아픈 역사, 굴곡된 역사를 끊는데 70년. 사람이 나서 죽을 시간만큼의 세월 동안 아픈 역사를 치유해 ..
'물 한 모금'의 인심도 모르는 사람들 물 한 모금/황순원(1915~2000)/1943년 그 광경을 보고 있자니 참담했다. 약육강식의 동물 세계를 빗대어 잔인하다는 표현을 쓰는 인간은 그야말로 오만함 그 자체였다. 스스로를 동물과 구분하기 위해 만든 이성은 인간의 잔인함을 구현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되고 말았다. 슬픔을 나눠도 모자랄 판에 울고 있는 이들을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조롱하는 인간들과 같은 공기로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에 모든 것을 토해내고 싶은 심정이었다. 표현의 자유가 버러지 같은 인간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현실에 더 참담했다. 물리적 폭력만이 잔인함의 전부가 아님을 목도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지난 6일 광화문 광장에서는 일베(이하 일간베스트 저장소) 회원과 보수 대학생 단체 회원 100여 명이 이른바 '폭식 행사'를 열었다...
그래도 개천에서 용나던 시절이 좋았다 김이석의 /1954년 타박 타박 타박네야 너 어드메 울고 가니/ 우리 엄마 무덤가에 젖 먹으러 찾아간다/ 산이 높아서 못 간단다 산 높으면 기어가지 (후렴)명태 줄라 명태 싫다 가지 줄라 가지 싫다/ 우리 엄마 젖을 다구 우리 엄마 젖을 다구 우리 엄마 무덤가에 기어 기어 와서 보니/ 빛깔 좋고 탐스러운 개똥참외 열렸길래/ 두 손으로 따서 쥐고 정신없이 먹어보니/ 우리 엄마 살아 생전 내게 주던 젖 맛일세 1970년대 대중가요로 더 알려져 있는 함경도 민요 '타박네야'는 죽은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화려한 미사어구 없이도 극한의 슬픔으로 이끌어준다. 김이석의 소설 을 다 읽을 즈음이면 이 '타박네야' 노랫가락이 귓가를 배회하는 듯 애틋한 슬픔이 느껴진다. 한편 주인공 도화의 '타박네야'는 살아생전 아버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