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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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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 낭만주의 소설을 어떻게 볼 것인가 안수길(1911~1977)의 /「춘추」27호(1943.4) 인간은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이 말은 인간이 자연과 떨어져서 살 수 없다는 필연의 법칙이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도시화의 급속한 진행으로 콘크리트가 흙을 대신할수록 자연과 고향에 대한 회귀본능이 강렬해지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결국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는 말의 진짜 의미는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은 결코 인간의 지배대상이 될 수 없다는 말일 것이다. 끊임없이 자연을 정복해가는 인간이지만 결국 재앙이라는 이름으로 가해지는 자연의 복수를 답습하며 살아가는 게 또한 인간이다. 안수길의 소설 에는 자연과의 교감에 실패한 인간이 어느 정도까지 피폐해지는지를 잘 보여준다. 농촌소설이면서 개척소설인 는 일제 강점기 만주를 배경..
소설 '농군'이 친일논란에 휩싸인 이유 [20세기 한국소설] 중 이태준의 『농군』/「문장」임시증간 창작32인집(1939.7)/창비사 펴냄 창권이네 가족은 할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이들과는 동떨어져 보이게 창백한 아내 이렇게 넷뿐이다. 그들은 고향 강원도를 등지고 장춘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현재 이 가족에게는 밭 판 돈 삼백이십 원이 전부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만주의 쟝쟈워푸라는 곳이다. 창권이가 다니던 보통학교 교사였던 황채심의 권유로 이곳 이역만리 만주땅에 한 가닥 희망을 일구려 하고 있다. 쟝쟈워푸는 조선 땅과 달리 산도 없고 소 등어리만한 언덕도 없는 그야말로 황무지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한 조선 사람들이 지금은 근 삼십 호의 조그만 마을을 형성하고 있다. 아무리 중국 정부로부터 개간권을 부여 받았다지만 이곳..
왜 하필 교과서에는 김동인의 [붉은 산]이 실렸을까? 김동인의 /1932년 "1932년 《삼천리》에 발표한 김동인의 단편소설이다. 민족의식을 자연주의적 경향으로 쓴 것으로, 일제 침략기에 수난받는 민족과 조국에 대한 작가의 애정이 잘 나타난 역작이다." 다음백과사전에는 김동인의 『붉은 산』이 이렇게 소개되어 있다. 덧붙여 "내용은 만주에 이민해 가 있는 동포들의 촌락을 중심으로 '삵'이라는 주인공이 희생을 무릅쓰고 동포를 위해 투쟁한 영웅적인 행동을 그렸다."고 되어 있다. 문학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작성된 사전이니 굳이 부정할 이유도 없거니와 부정할 만한 문학적 지식도 갖추고 있지 않다. 누구나 실제로 읽어본 그대로의 감상일 것이다. 한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김동인 스스로 말년에 『붉은 산』의 가치를 폄하해 버리고 말았다는 점이다. 물론 그가 친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