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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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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 처음 만난 아버지가 불편했던 이유 봉숭아 꽃물/김민숙/1987년 어릴 적 이맘때쯤이면 고향집 마당 한 켠에는 마치 노래에서처럼 담장에 바짝 기대어 봉숭아꽃이 붉게 물들었다. 붉게 물든 것은 봉숭아꽃만이 아니었다. 연신 손부채질을 하고 계신 어머니의 손톱도, 어머니 무릎을 베개 삼아 꿀맛같은 단잠을 자고 있는 여동생의 손톱도 붉게 물들어 있었다. 여동생의 손톱이 부러웠는지, 봉숭아 꽃물이 잘 물들도록 어머니 무릎을 베고 자고있는 동생을 시샘해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도 어머니를 졸라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 하나에만 봉숭아 꽃잎 이긴 것을 올려놓고 이파리로 감싼 뒤 실로 칭칭 동여맸다. 동생처럼 어머니 무릎에 머리를 베고 손에는 번지지 않고 손톱에만 예쁘게 물들기를 기도하며 잠이 들곤 했다. 그러나 이것도 글자를 모를 때의 일이었지, 국..
육체에 대한 배타적 권리로써의 사랑을 거부하다 이상의 /1936년 본웅은 친구이자 청년시인인 이상을 위해 사랑을 포기할만큼 헌신적이다. 본웅은 만성결핵을 앓고 있는 이상을 위해 요양처를 마련해 준다. 그러나 이상은 그곳에서 금홍이라는 기생에 빠져 난잡한 생활을 한다. 어느날 이상은 시 '오감도'를 두고 문학적 위기를 맞으며 금홍과 다투고 헤어지게 된다. 본웅은 금홍과의 이별 이후 점점 황폐해지는 친구 이상을 위해 금홍을 찾아가지만 거절당하고 만다. 결국 이상은 죽었고 본웅은 죽을 때까지 금홍을 잊지 못했던 이상의 유품을 들고 다시 금홍을 찾는다. 1995년 개봉된 영화 는 이상의 소설 를 영화적으로 각색했지만 소설 속 인물들이 그대로 등장한다. 주인공 이상과 금홍 그리고 본웅(소설에서는 K군). 또 이들은 실존인물이기도 하다. 이상의 소설을 특징짓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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