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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4.27 김태희와 '미인도' 여인 중 누가 더 아름다울까? (23)

 

이소영의 <옛 그림 속 우리 얼굴>/2009년/낮은산 펴냄

얼짱이 대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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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을 쫓는 사람들로 성형외과는 문전성시다. TV 속 그네들은 평범한 내 이웃을 연기하지만 정작 일상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사람들이다.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 손발이 오그라들어도, 노래하는 내내 입만 뻥긋하고 있더라도 얼만 예쁘고 잘생기면 하루 아침에 저 하늘 별이 되는 세상이다. 자신은 가수가 아니라 춤꾼이라고 했던 어느 가수의 당당한 고백이 신선한 충격이면서 더 가수다운 면모를 느끼게 했다. 최근 '나는 가수다'라는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이 관심을 끄는 이유도 그동안 비주얼 속에 숨어버렸던 노래의 참맛을 새삼 느껴서일게다.

한때 어느 미모의 여대생이 방송에 출연해 키가 180cm도 안된 남자를 일컬어 ‘루저’라고 해서 개떼처럼 달려들어 온갖 비난과 욕설을 퍼부어 댔지만 이제는 일상 용어가 되었다. 어느 여자 운동선수가 세계 정상을 차지했다는 기사에도 ‘역도선수니’, ‘레슬링선수니’하면서 빼어난 실력보다는 외모를 아쉬워한다. 뛰어난 입담에도 불구하고 개그맨은 영화배우나 가수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온갖 몹쓸 개인기를 뽐낸다. 외과 의사들은 부족해서 수입해야 할 지경이지만 성형외과는 관광상품이 되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풍경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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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가 얼짱에 열광하면서 간과하고 있는 게 있다. TV에 나오는 스타들이 모두 얼굴 짱이고 몸매 짱인 것만은 아니다. 많은 실패를 딛고 오로지 실력으로 성공한 스타들도 많다. 자세히 살펴보면 그들도 외모와 상관없이 얼짱이라 부른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보면 TV에서는 스타라는 말과 얼짱이라는 말을 혼용해서 사용한다. 그래서 얼굴이 그렇게 잘 생기지는 않은 것 같은데 스타라 부르고 얼짱이라 부른다. 우리는 그 숨어있는 1인치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이소영의 <옛그림 속 우리 얼굴>은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옛그림들을 꺼내어 아이들에게 얼굴의 소중함을 깨우쳐주고 아름다운 마음이 진정한 얼짱임을 보여주고자 한다. 얼굴은 마음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관상으로 사람의 과거와 미래를 예지하는 것도 다양한 심리상태가 얼굴로 나타나서일 것이다. 마음이 불편하면 아무리 웃으려고 애를 써도 슬픈 빛을 감출 순 없다. 반대로 유쾌한 상상을 하고 있는 사람이 아무리 눈물을 흘려도 그 슬픔이 상대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얼굴의 이런 특성 때문에 명품연기라는 말이 있지않나싶다. 

그렇다면 왜 옛 사람들은 얼굴 그림 즉 초상화를 많이 그렸을까? 죽음을 붙잡고 싶은 인간의 본성이다. 죽었지만 그 혼만은 그림을 통해 영원히 살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옛 사람들의 초상화에서는 겉모습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정신까지 담아내려는 노력이 깃들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개화기 화가인 채용신이 그린 '황현상'(책 표지 얼굴) 보면 안경 너머로 사시인 눈과 눈가의 주름까지 그대로 보인다. 요즘 말로 포샵이라도 하면 좋았을텐데, 왜 이렇게 그렸을까? 독립운동가였던 황현을 그림으로 역사에 남기고자 했던 채용신은 그의 외모보다 강직했던 그의 본모습을 더 중요시했기 때문이다. 굳게 다문 입술에서 그의 절개가 느껴지지 않는가


외모는 유행일 뿐이다

아래 두 미인을 유심히 관찰해 보자.

 

 


요즘 최고 아름다운 연예인을 꼽으라면 김태희를 꼽곤 하는데 갸름한 V자형 얼굴에 부리부리한 눈, 짙은 쌍꺼풀, 오똑한 코. 김태희 뿐만아니라 대부분의 여자 연예인들이 이런 특징을 가지고 있다. 얼핏 보면 서로 헛갈리기도 한다
.

그러나 1960년대 영화를 보면 지금과는 조금 다른 느낌의 스타들을 볼 수 있다. 동그란 얼굴에 그렇게 크지 않는 눈, 아담한 외모. 더 나아가 조선시대 아름다움의 기준은 지금과는 너무도 달랐다. 신윤복의 <미인도>를 보면 쌍꺼풀이 없는 가는 눈에 콧날이 오똑해 보이고 눈꼬리는 약간 올라가 있다. 요즘은 일부러 속눈썹을 만들어 붙이기도 하지만 조선시대 그림에는 속눈썹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외모라는 것은 유행일 뿐이다.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름다움의 기준이다. 지금은 개그 소재가 되는 얼굴들이 100년 후에는 새로운 미의 기준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옛날이고 지금이고 또 미래에도 변할 수 없는 것은 얼굴에 나타난 그 사람의 마음이다. 

얼굴은 마음의 표현이다

아무리 예쁘고 잘생긴 얼굴이라도 울상을 짓고 있으면 그 사람을 예쁘다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사람에게 호감이 가는 법이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 옛그림에는 우는 모습이 드물다고 한다. 우리의 아름다움을 표현할 때 ‘한’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데 이 말도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이 한국을 비하하기 위해 만든 용어라는 것이다.(언어학적 근거가 있는 말인지는 모르지만) 

이제 김홍도의 '서당'과 김득신의 '투전'에서 보이는 인물들의 표정에 주목해 보자.

 

김홍도의 <서당>과 김득신의 <투전>을 보면 등장인물의 표정 하나하나에 그 사람의 심리상태가 잘 표현되어 있다. 무슨 잘못이 있는지 한 아이를 꾸짖고 내심 안쓰러워하는 훈장의 얼굴, 우는 친구를 보고 통쾌하다는 듯이 깔깔거리는 아이들, 훈장님의 훈계가 무서웠던지 잔뜩 긴장하고 있는 아이까지 너무도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또 패를 잡고 왠지 자신감이 없어 보이는 사람, 아무래도 패가 좋은지 살포시 미소를 짓는 사람 그러면서도 오랫동안 투전을 했나 피곤해 보이는 표정까지...얼굴은 마음을 표현하는 거울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얼굴과 다양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살고 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다양한 얼굴 중에 얼짱의 기준은 보는 사람마다, 시대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사람의 됨됨이를 평가하는 맘짱의 기준은 사람마다 시대마다 그렇게 차이가 없다.

우리는 김태희의 아름다운 얼굴에 열광하지만 정작 그녀가 스타가 되기 위해 흘렸던 땀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어쩌면 그녀의 사진을 새털만큼 벗어난 숨어있는 1인치에 그녀의 성공비법이 담겨있는지도 모른다.

우리 아이를 거울 앞에 서게 해 보자. 그리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그리게 해 보자남보다 예쁜 부분을 찾게 해 보고 찡그린 얼굴이 예쁜지, 웃는 얼굴이 예쁜지 스스로 보고 그리게 해 보자. 맘짱인 자신의 얼굴에서 스스로 얼짱임을 깨닫게 해 보자. 책 뒷 부분에 아이들이 직접 자신의 얼굴을 그려넣을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해 준 것은 이 책의 또다른 친절한 매력이다. 

*맘짱 아이 얼짱으로 키우기*

옛그림 속 우리 얼굴
Posted by 사용자 여강여호 트랙백 0 : 댓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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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blog.daum.net/parismadame BlogIcon 파리아줌마 2011.04.27 18:11

    나타나지 않은듯하지만 사람의 속사람의 모습은
    얼굴에 다 드러나게 되어있지요.
    자신감있고, 당당한 사람은 생김새를 떠나
    매력을 풍기고 있더라고요.
    그게 더욱 중요시되어야할텐데 말이지요~~
    또한 속사람을 보는 눈을 가지는것도 중요하겠고요^^

  3.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pjsjjanglove.tistory.com BlogIcon 영심이~* 2011.04.27 20:27 신고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내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력은 전혀 모르더라구요. 물론 저도 불만인 구석이 많아서 고치고싶은 마음도 있지만 선뜻 ㅎㅎㅎ 암튼 너도나도 유행에 맞게 뜯어고치는 요즘과 비교하니 씁쓸하네요^^;

  4.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transartist.tistory.com BlogIcon 정선비 2011.04.27 20:51 신고

    미인의 기준은 변하는 거겠죠?
    제 얼굴이 미남이 될 그날을 기대해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5.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1.04.27 22:08 신고

    어떤 영환지 잊었습니다만 구 소련에서 미스소련인가를 뽑는 행사가 있더군요.
    그 미인은 일을 잘하는 건강하고 튼튼한 여성이더군요.
    자본주의 미인처럼 우유에 목욕하고 일도하지 않고 몸만 가꾸는 사람이 아닌....
    외모지상주의 그것은 성의 상품화와 무관하지 않지요 .
    자본주의는 모든 악의 근원이라는생각이 듭니다

  6.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mijuhosi.tistory.com BlogIcon 쿤다다다 2011.04.28 00:54 신고

    타고난 미인은 아니지만...마음을 가다듬어서 매력적인 미인이 되고 싶은 다다다입니다. 헤헤

  7.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doctorcall.tistory.com BlogIcon 닥터콜 2011.04.28 01:10 신고

    도톰한 볼과 슬픈 눈빛이 눈에 들어옵니다.

  8.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meina0515.tistory.com BlogIcon 장화신은 메이나 2011.04.28 10:53 신고

    옛 그림 속 우리 얼굴 제목도 참 좋네요.
    그림을 하나하나 보며 내 얼굴도 관찰해볼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내면의 미가 드러나는 얼굴이 되도록 노력해야겠어요^^ㅎ

  9.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blog.daum.net/saenooree BlogIcon 耽讀 2011.04.28 11:07

    맞습니다. 맞고요. 미인은 유행이면서 내 눈에 안경이지요.

  10.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gimpoman.tistory.com BlogIcon 지후니74 2011.04.28 12:37 신고

    말씀대로 얼굴은 마음의 표현인데 이 마음을 고치고 하는 일이 요즘은 너무 많습습니다. 외모가 그 사람의 전부는 아닐텐데 얼짱, 몸짱 신드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요즘 세태가 좀 안타깝기도 합니다.~~ 제가 거기에 해당되지 못해서 그런건 절대 아닙니다.~~ ^^

  11.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moana.tistory.com BlogIcon 쪼매맹 2011.04.28 17:16 신고

    진짜 얼굴은 유행일뿐이면..제얼굴도 유행이 올까요..오호호.
    좀 심한 조크.. 즐거운하루되세요~

  12.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flypo.tistory.com BlogIcon 날아라뽀 2011.04.28 17:36 신고

    외모가 아니라 마음이 매력적인 미인이 되어야겠어요^^

  13.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newron1972.tistory.com BlogIcon newron1972 2011.04.28 18:43 신고

    좋은책을 많이 리뷰 하시네염 잘보고 가염.

  14.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blogenjoy.com BlogIcon 블로그엔조이 2011.04.29 01:36 신고

    얼굴은 마음의표현이다! 딱 맞는 표현이네요.^^
    잘보고가요 행복하고 건강한 하루되세요

  15.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feedthemoments.tistory.com BlogIcon 클라라YB 2011.04.29 06:03 신고

    굉장히 즐겁게 읽고 갑니다.
    멀리있어 한국책 읽기가 참 힘든데, 보물같은 블로그를 알게되네요~
    감사합니다^^

  16.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pinksanho.tistory.com BlogIcon pinksanho 2011.04.30 17:39 신고

    정말 마음에 유행이 없다는 이 말을 많이들 새겼으면 좋겠어요.
    요즘은 심각해도 너무 심각한거 같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심해질지..줄어들지는 모르겠지만요.
    외모때문에 취업에 문제가 있고 하던것을 그만두어야 하는 사태가
    벌어지는건 정말 슬픈거 같아요..

  17.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olnebane.com BlogIcon 조용형 2012.01.06 10:48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18.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olnebane.com BlogIcon 고명진 2012.01.07 05:22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19.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regimedissocie.wordpress.com/ BlogIcon regime dissocie 2012.02.13 17:25

    사실 나는 후회 일반적 .

  20.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orange-juice.webhop.org BlogIcon 스텔라 2012.04.18 04:39

    변호사에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21.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alex1983.dyndns.org BlogIcon 하프 연주자 2012.04.20 01:26

    좋습니다, 그것을 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