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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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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가제,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나 책은 주로 인터넷 서점에서 구입한다. 예전에는 동네 서점에 들렀다 없는 책만 대형 서점이나 인터넷 서점을 통해 구입했는데 동네 서점들이 하나 둘 문을 닫으면서 현재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졌다. 게다가 도심에서 한참 떨어진 외곽에 살다보니 대형 서점에 들르는 것도 여간 수고롭지가 않다. 하루 종일 서점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책을 읽었던 기억은 벌써 가물가물한 추억이 된 지 오래다. 사실 인터넷 서점이 편리하긴 하지만 책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멋이나 여유는 없다. 그저 선택의 여지가 없을 뿐이다.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구입할 때도 그때 그때 구입하기 보다는 필요한 책들을 찜해 두었다가 한꺼번에 결제하는 편이다. 택배비도 아끼고 조금이라도 할인을 더 받을 요량으로. 어제는 장바구니에 넣어둔 책이 너무 많아..
구술문화와 문자문화 구술문화와 문자문화/월터 J/1995년 목소리로 된 말은 소리라는 물리적인 상태로 인간의 내부에서 생겨나서 의식을 가진 내면, 즉 인격을 인간 상호 간에 표명한다. 그러므로 목소리로 된 말은 사람들을 굳게 결속하는 집단을 형성한다. 한 사람의 화자가 청중에게 말을 할 때, 청중 사이에, 그리고 화자와 청중 사이에, 그리고 화자와 청중 사이에도 일체가 형성된다. 그런데 화자가 청중에게 자료를 건네주어 읽도록 하여 청중이 한 사람이 홀로 독서의 세계에 들어가면, 청중의 일체성은 무너지고 재차 구술하는 이야기가 시작할 때까지는 그 일체성은 회복되지 않는다. 쓰기와 인쇄는 분리한다. 독자를 나타내는 말에는 '청중'에 대응하는 집합명사나 집합적인 개념이 없다. 이 잡지에는 2백만의 독자집단이 있다고 말할 때, 집..
왜 불륜과 비극의 장소로 물레방아였을까 물레방아/나도향/1925년 바야흐로 프로야구의 계절이다. 올해는 창원을 연고로 한 제9구단 NC 다이노스까지 합세해 꿈의 양대 리그가 현실화되고 있으니 야구팬들에게는 희망 부푼 한 시즌이 될 것이다. 필자도 이런 부류 중 한명이다. 1982년 여섯 개 구단으로 출범한 한국 프로야구도 이제 어엿한 청년으로 성장했다. 한국 프로야구의 역사만큼이나 야구장을 찾는 관중들의 응원문화도 한층 성숙해졌다. 남성 일색이던 초창기와 달리 지금은 야구장을 찾는 여성들의 수도 만만찮게 늘어나고 있다. 야구장 여기저기서 벌어지던 추태는 거의 자취를 감췄고 직장인들은 회식장소로 야구장을 이용하기도 한다. 각자 응원하는 팀의 유니폼을 입고 희비가 엇갈릴 때마다 애교섞인 다툼을 하는 어느 커플은 모 야구장의 명물이 되었다. 한때 ..
책이 무서운 당신이 책과 친해지는 방법 책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김은섭/지식공간/2012년 2002 한일 월드컵이 시작되기 직전인 5월 어느 날에 대전으로 생활 터전을 옮겼으니 벌써 햇수로 11년이 되었다. 타향도 정들면 고향이라고 일 년에 몇 번 찾는 고향이 때로는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낯선 문화에 적응하기 위해 음식만한 게 있을까. 대전에 내려와 1년 가까이를 맛집 탐방에 열심이었던 이유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였다. 그 당시 가장 자주 찾았던 식당이 바로, 으느정이 거리가 끝나고 삼겹살 골목이 시작되는 지점 모퉁이에 자리잡은 춘천 닭갈비였다. 당시만 해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이라 대전이라는 낯선 이름과 친해지기에는 딱 알맞은 장소였던 것 같다. 지금도 그 자리에 있는지 익숙함은 때로는 게으름으로 표현되기도 하나보다. 타향의..
서평단 제도, 내 책읽기를 방해하는 독(毒)일까? 모 서평사이트에서 진행하는 서평단 모집에 당첨된 지 일주일이 넘었는데도 책이 도착하지 않아 며칠을 초조하게 기다렸다. 어젯밤에 동네 수퍼에 들렀다가 내 이름이 적힌 택배상자 하나를 발견했다. 기다리던 책이었다. 수퍼 사장님 말에 따르면 택배기사가 이틀을 방문했는데도 사람이 없길래 수퍼에 맡겼다고 한다. 택배상자를 다시 보니 주소가 잘못 기재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전화라도 하지...' 서평 마감이 며칠 남지 않아 택배기사에게 원망섞인 생각을 하고는 집으로 돌아와 서둘러 개봉하고는 읽기 시작했다. 나는 현재 한 곳의 서평단 활동을 하고 있다. 아니 좀 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이곳저곳 서평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읽고 싶은 책이 마침 올라와 있으면 참여신청을 하곤 한다. 그러나 고정적으로 활동하는 서평 사이트를 ..
햄릿은 정말 우유부단했을까? 세익스피어의 /1601년 '죽느냐 사느냐, 이것이 문제로다' 세익스피어의 을 읽어보지 않았어도, 을 주제로 한 영화나 연극을 본 적이 없어도 이 대사가 의 명대사임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고전 중의 고전 은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던 영국의 자존심, 세익스피어의 대표작 중의 하나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