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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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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이 없다는 청와대, 과연 그럴까 박근혜 정부의 가장 큰 특징 하나는 좀처럼 사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도 그랬고, 유우성 간첩 증거 조작 사건도 그랬다.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다 국무총리나 장관이 대신 사과하거나 여론이 불리하다 싶으면 그 때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는 관행이 생긴 것이다. 그 과정에서 대통령은 해당 사고나 사건의 제3자 입장에서 정치권으로 모든 문제의 화살을 돌리기 일쑤다. 지금까지 역대 대통령들이 국가적 사고나 사건 때마다 머리 숙여 사과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이런 덕에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한 번 국민적 신뢰를 잃으면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빠질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할 것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도 마찬가지다. 총리만 사과했을 뿐 대통령은 '어린 학생들이 수학여..
귀태 발언의 저급성이 국회파행의 명분이어서는 안된다 조선시대 반역을 꾀한 죄인은 당사자 뿐만 아니라 친족, 외족, 처족 등 삼족이 화를 당해야만 했다. 이처럼 연좌제란 한 사람의 죄에 대하여 특정 범위의 사람들이 연대책임을 지고 처벌되는 제도를 말한다. 고대 중국에서는 구족까지 연대책임을 졌다고 하니 연좌제는 특정 개인의 기회 균등을 말살하는 가장 전근대적인 형벌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894년 갑오개혁 때 연좌제가 폐지되었으나 분단이라는 특수상황으로 인해 불과 30년 전까지만 해도 실재했던 것도 사실이다. 물론 최근까지도 법의 테두리 밖에서는 완전히 없어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근대국가 태생 당시 폐지되었지만 실질적으로 존치하고 있었던 우리나라에서의 연좌제는 1980년 헌법에 "모든 국민은 자기의 행위가 아닌 친족의 행위로 인하..
피로 지킨 NLL, 더이상 피를 흘리지 않는 게 해법 술을 많이 마시고 잔 어젯밤은/신동엽(1930~1969) 술을 많이 마시고 잔 어젯밤은 자다가 재미난 꿈을 꾸었지. 나비를 타고 하늘을 날아가다가 발 아래 아시아의 반도 삼면에 흰 물거품 철썩이는 아름다운 반도를 보았지. 그 반도의 허리, 개성에서 금강산 이르는 중심부엔 폭 십 리의 완충지대, 이른바 북쪽 권력도 남쪽 권력도 아니 미친다는 평화로운 논밭. 술을 많이 마시고 잔 어젯밤은 자다가 참 재미난 꿈을 꾸었어. 그 중립지대가 요술을 부리데. 너구리새끼 사람새끼 곰새끼 노루새끼들 발가벗고 뛰어노는 폭 십 리의 중립지대가 점점 팽창되는데 그 평화지대 양쪽에서 총부리 마주 겨누고 있던 탱크들이 일백팔십 도 뒤로 돌데. 하더니, 눈 깜박할 사이 물방개처럼 한 떼는 서귀포 밖 한 떼는 두만강 밖 거기서 제각..
정치 블로거가 말하는 좋은 대통령의 조건 놈놈놈/임병도/책으로여는세상/2012년 바람이 불었다. 울분의 눈물이 섞인 뜨거운 바람이었다. 그러나 눈물만 흘린 채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그저 억울한 눈물만 쏟아내기에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가 교과서 속 세계와는 너무도 다르다는 게 훤히 보였다. 사람들은 내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위해 그 바람에 노란 희망을 담았다. 그렇게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는 탄생했고 나도 오백 몇 번째의 회원이 되었다. 또 바람이 불었다. 광풍이었다. 그야말로 난도질이었다. 제 잘난 멋에 사는 진보는 진보대로, 제 뒤 구린줄 모르는 보수는 보수대로 주먹을 날리고 그 주먹에 쓰러지면 일어설 마지막 힘이 다 소진될 때까지 밟고 또 밟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우리네 뇌 속에 즐겨찾기된 빽도 줄도 그 흔한 학..
김어준의 '문재인 대망론'은 실현될 수 있을까 김어준의 /2011년/푸른숲 “어느 누구도 박근혜의 풍모에서 품어져 나오는 아우라를 이길 수 없다. 딱 한 사람 문재인뿐이다.” 2011년 1월17일 한겨레 신문에 인용된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이하 김어준)의 말이다. 실시간으로 정보들이 쏟아지는 현실 속에서 결코 흥행하지 못할 것 같던 팟캐스트 붐을 일으키고 있는 김어준은 2011년 신년특집으로 하니TV의 팟캐스트 '김어준의 뉴욕타임스'에서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거침없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역임했던 문재인을 지목했다. 그는 이어 문재인에 대해 약속을 지킬 것 같고, 예측 가능하며, 측근에게 사사롭게 이익을 나눠주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며 현재 그 위치를 독점하고 있는 정치인은 박근혜밖에 없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
고부 갈등으로 되돌아본 보도연맹사건의 진실 김원일의 /1982년 어머니와 할머니의 싸움은 늘 일방적이었다. 어머니 쪽에서 먼저 발작적으로 할머니의 마땅치 못한 행동거지를 두고 험구했고 할머니는 조개가 아가리를 다물 듯 침묵으로 며느리의 그 따가운 수모를 목묵히 견뎌냈다. 어머니의 일방적인 공격이 잠잠해지면 할머니는 담배를 한 대 물고는 이렇게 어머니 듣게 혼잣말을 했다. "그래, 그래. 니 말이사 다 맞지러. 등신같은 이 늙어빠진 시에미가 잘한 기 머 있노. 자슥을 잘 낳았나. 낳은 자슥을 잘 키웠나. 아무것도 잘한 기 읎지러. 하늘 보기 부끄러버 거리귀신 돼서 객사하든가, 약 묵고 죽든가 해야지러." - 중에서- 범같은 체격의 어머니는 왜 그렇게 장작개비처럼 깡 마른 할머니를 구박했을까. 시어머니의 며느리에 대한 구박이라는 상식을 파괴한 이 집..
노무현은 부산으로 갔지만 유시민은 김해로 갔다 유시민·진중권·홍세화 외 /2009/책보세 펴냄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이 있다. 이번 4.27 재보선을 보면서 이런 믿음은 더욱 확고해졌다. 야권 후보가 출마한 지역 중 가장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됐던 김해에서 패배의 쓴잣을 마신 것이다. 한편 야권단일후보가 결정되는 과정을 들여다보면 야당의 패배는 예상된 수순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많은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지나친 자신감의 발로였는지 아니면 무한한 정치적 야망이었는지 그 논란의 중심에는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가 있었다. 그는 야권단일화 과정에서는 승부사적 기질이 빛을 발했지만 정작 본선에서는 그의 승부사적 기질이 허망하게도 무너지고 말았다. 얼핏 보면 노무현 대통령이 떠올려지기도 하지만 두 사람의 승부사적 기질..
우리시대 영웅, 멋진 남자, 노무현을 알려주마! "난 그 사람을 남자로 좋아했다. 두번 인터뷰했는데 가장 씩씩한 남자라고 생각했어. 남자다운 게 뭔가. 비겁하지 않은 거, 약점이 없는 게 아니고 잘못하면 잘못했다고 인정하고 꼼수 쓰지 않고 손해 봐도 그냥 간다. 나보다 남자다운 남자는 처음 만났다. 멋졌다. 그 남자.” 김어준 총수의 말이다. 이뿐이던가! 작년 모 시사주간지에서 전문가 집단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우리시대 영웅'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누르고 '우리시대 영웅'으로 등극했다. 나는 왜 노무현을 좋아했을까? '노빠'라는 주위의 비아냥거림에도 불구하고 왜 노무현 팬클럽을 탈퇴하지 않았을까? 노무현 대통령 재임기간 동안 지지하는 정책보다 반대하는 정책이 더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왜 여전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