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2. 23. 07:00ㆍ세계의 신들
그리스 신화에서 헤르세(Herse)는 아테네의 공주로 케크롭스와 아글라우로스의 딸이었다. 헤르세는 어머니와 동명의 아글라우로스와 판드로소스의 자매였다. 아테네의 케팔로스는 헤르메스와 헤르세의 아들로 새벽의 여신 에오스와 결혼하여 티토노스를 낳았다. 1~2세기에 활동한 그리스 시인 시데의 마르켈로스에 따르면 그리스 비문에 기록된 것처럼 그녀는 헤르메스와 결혼해 케릭스를 낳았다. 케릭스도 아버지처럼 전령이었다.

아폴로도로스의 <비블리오테카>에 따르면 헤파이스토스가 아테나를 강간하려다 실패하고 정액을 아테나의 다리에 흘렸다. 아테나는 헤파이스토스의 정액을 닦은 양털을 땅에 던졌고 대지의 여신 가이아를 임신시켰다. 이렇게 태어난 에리크토니오스를 불멸의 존재로 만들기 위해 아테나는 버드나무 바구니에 담아 세 자매 헤르세, 아글라우로스, 판드로소스에게 주면서 절대 바구니를 열지 말라고 경고했다. 아글라우로스와 헤르세는 그녀의 말을 어기고 바구니을 열어 보았고 바구니 안에는 갓난아기이자 미래의 왕인 에리크토니오스가 뱀과 뒤엉켜 있었다. 이 광경을 본 헤르세와 아글라우로스는 광기에 사로잡혔고 아크로폴리스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 아크로폴리스에는 헤르세와 아글라우로스를 위한 신전이 세워졌다.
또 다른 신화에서는 아테나가 아크로폴리스에 사용하기 위해 팔레네 반도의 석회암 산을 가지러 간 사이에 헤르세와 아글라우로스가 갓난아기 에리크토니오스가 담긴 상자를 열었다. 까마귀 한 마리가 상자가 열리는 것을 보고 날아가 아테나에게 고자질했고 아테나는 격노하여 산(지금의 리카베토스 산)을 떨어뜨렸다. 이 이야기에서도 헤르세와 아글라우로스는 광기에 사로잡혀 아크로폴리스 절벽에서 뛰어내렸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아테네의 고대 의식인 ‘이슬을 나르는 자들의 축제’ 즉 아레포리아에 영감을 주었다고 한다.
<변신 이야기>와 <사랑의 기술>의 저자 오비디우스와 같은 일부 작가들은 헤르세와 아글라우로스에 대해 앞서 언급한 이야기와 다른 결말을 기록했다. 오비디우스에 따르면 에리크토니오스는 어머니 없이 태어났다고 한다. 미네르바(아테나의 로마 이름)는 그를 버드나무 바구니에 넣고 자매들에게 열어보지 말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세 자매 중 아글라우로스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바구니를 열어 보았고 아이가 큰 뱀 옆에 누워 있는 것을 보았다. 까마귀 코로네가 이 사실을 미네르바에게 말했고 화가 난 미네르바는 코로네의 깃털을 흰색에서 검은색으로 바꾸었다.
나중에 메르쿠리우스(헤르메스의 로마 이름)는 아테나 축제를 보러 왔다가 헤르세와 사랑에 빠졌다. 메르쿠리우스는 헤르세를 보기 위해 케크롭스 왕의 궁전으로 숨어 들었다가 아글라우로스에게 들키고 말았다. 메르쿠리우스는 아글라우로스에게 헤르세와의 사랑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고 아클라우로스는 그 대가로 황금을 요구하면서 메르쿠리우스를 궁전에서 내쫓았다. 이를 지켜보던 미네르바는 아글라우로스가 둘의 사랑을 질투하게 만들었다. 둘을 사랑을 방해한 아글라우로스는 메르쿠리우스에 의해 돌로 변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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