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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는 거인족 기간테스와 올림포스 신들간의 끊임없는 전쟁인 기간토마키아였다. 이 전쟁으로 거인들은 올림피아 신들을 거의 무너뜨릴 뻔한 강력한 적임자임을 증명했다. 그들의 지도자 중에는 대지를 뒤흔든 강력한 거인 엔켈라도스(Encheladus)도 있었다. 결국 엔켈라도스는 시칠리아의 에트나 산 아래 갇혀 있었고 그의 움직임은 여전히 화산과 지진을 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오늘날 현대 그리스에서 대지진이 발생할 때마다 뉴스 채널에서는 ‘엔켈라도스가 깨어났다’거나 현지인들이 ‘엔켈라도스의 분노’를 느꼈다고 보도한다. 한편 엔켈라도스는 토성의 위성 중 하나로도 알려져 있다.

 

아테나와 엔켈라도스.

 

"엔켈라도스여, 번개에 맞은 그의 몸
모든 것 아래 감옥에 누워 이야기를 이어간다
거대한 아에트나가 불을 뿜는다. 균열과 이음새에서

그리고 그가 빠르게 돌면 지친 그의 모습을 바꾸기 위해

트리나크리아의 섬은 떨리고 신음하며 짙은 연기가 하늘을 덮는다.”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 중에서-

엔켈라도스는 가장 강력한 기간테스 중 한 명이었다. 그는 타르타로스 또는 우라노스와 가이아의 아들이자 올림포스 신들과 대립하는 끔찍한 불멸의 존재로 우주를 지배하기 위한 신과 거인 간의 위대한 전쟁인 기간토마키아 시대의 신성한 질서에 심각한 위협을 가했다. 하지만 엔켈라도스는 상대를 극복하지 못했다. 신들은 그를 시칠리아의 에트나 산 아래에 가두었고 그가 움직일 때마다 대지는 지진과 화산 폭발이 일어났다.

 

"복수를 꿈꾸는 군대가 당신의 어머니를 방어한다. 여기 바다와 산, 내 몸의 팔다리가 있지만 그것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그것들을 무기로 사용하라. 나는 요베(유피테르 또는 제우스)를 파괴하는 무기가 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나가서 정복하고, 하늘을 혼란에 빠뜨리고, 하늘의 탑을 허물어 버려라. 티포이오스(백 개의 뱀 머리를 가지고 빛나는 눈과 무서운 목소리를 가진 괴물)가 천둥과 번개를 잡고, 엔켈라도스가 바다를 지배하고, 태양을 대신해 다른 것이 새벽의 구애자들의 고삐를 이끌게 하라. 포르피리온(머리는 인간, 몸은 뱀 모습을 한 거인), 델피의 월계수로 멀리를 둘러싸고 키라를 그들의 성역으로 삼아라.” -클라우디우스의 <기간토마키아> 중에서-

 

많은 독자들이 기간토마키아와 티타노마키아를 혼동하지만 그리스 신화에서 이 두 사건은 별개로 발생했다. 티타노마키아는 올림포스 티탄 신족 사이의 전쟁으로 제우스의 지휘 아래 승리한 올림포스 신들과 타르타로스 깊은 곳에 갇힌 티탄 신족으로 끝이 났다. 티탄 신족의 어머니 가이아는 대지의 가장 어두운 구덩이 안에 갇힌 자녀들을 보는 슬픔을 견디지 못하고 복수를 노렸다. 그 결과 그녀는 극도로 폭력적인 불멸의 강력한 종족인 거인족 기간테스를 낳았다. 거인족이 등장하자마자 그들은 신들의 권위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이는 곧 전쟁으로 이어졌다. 그것이 바로 기간토마키아이다. 신탁에 따르면 신들은 인간의 도움을 받아야만 거인족을 이길 수 있었다. 가이아는 특정 식물로 자녀를 보호하려고 했지만 제우스가 태양과 달의 빛을 멈추게 하고 혼자서 모든 식물을 수확했기 때문에 찾을 수 없었다. 이렇게 해서 가이아의 초기 계획은 실패했고 제우스는 전설적인 영웅 헤라클레스를 소환했다.

 

엔켈라도스가 갇혀 있다는 시칠리아 섬의 에트나 화산.

 

헤라클레스의 참전으로 올림포스 신들은 이제 가장 강력한 인간을 그들의 편으로 만들었다. 헤라클레스는 거인족을 물리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예언대로 제우스는 번개를 내리쳤고 헤라클레스는 화살을 날렸다. 거인족 중에서도 엔켈라도스가 헤라클레스의 화살에 맞아 죽으로 것으로 알려졌다. 엔켈라도스는 가장 강력한 기간테스 중 하나였다. 고대 작가들 사이에서 기간테스의 왕이 누구였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4세기경 고대 로마의 작가 클라우디우스는 엔켈라도스를 ‘가이아가 낳은 기간테스의 왕’으로 묘사했다. 그러나 클라우디우스는 또 다른 글에서 기간테스가 승리하면 티포이오스가 올림포스에서 제우스를 대신하고 엔켈라도스가 바다에서 포세이돈을 대신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어쨌든 엔켈라도스는 그의 종족 중 가장 중요한 일원 중 하나였으며 올림포스 신들의 통치에 심각한 위협으로 여겨졌다는 것은 분명하다.

 

기간토마키아에 대한 신화의 출처가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또한 고대 작가들 사이에서도 기간토마키아에 대한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 결과 엔켈라도스를 물리쳤다고 알려진 신들도 여럿이다. 과연 엔켈라도스는 어떤 올림포스 신에 의해 최후를 맞이했을까?

 

바쿠스는 몸을 일으켜 적들의 머리 위로 횃불을 들어 올리고 제우스가 던진 번개의 큰 화염이 거인들을 태웠다. 불은 엔켈라도스의 머리 전체에 굴러다니며 공기를 뜨겁게 만들었지만 엔켈라도스는 제우스의 번개를 맞을 준비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결코 무릎을 굽히지 않았다. -논노스의 <디오니시아카> 중에서-

 

베르사이유 정원에 있는 엔켈라도스 분수대.

 

4~5세기경 <디오니시아카>를 쓴 이집트 출신의 고대 그리스 시인인 논노스는 엔켈라도스에게 불을 던진 바쿠스(디오니소스)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제우스는 천둥과 번개로 엔켈라도스의 공격을 극복했다. 이 시에서는 디오니소스의 불과 제우스의 번개의 합작으로 엔켈라도스를 침묵시킨다. 논노스의 주장에는 아무도 동의하지 않지만 다른 많은 고대 작가들은 제우스가 단독으로 엔켈라도스를 물리쳤다는 데에 동의한다. 베르길리우스는 <아이네이스>에서 엔켈라도스의 몸은 제우스의 신성한 무기인 번개에 맞아 불에 탔다고 묘사한다.

 

고대 그리스의 비극 작가 에우리피데스의 <키클롭스>에서는 디오니소스의 추종자이자 양아버지인 실레누스가 엔켈라도스를 물리쳤다. 이것은 에우리피데스가 고전 신화를 풍자적으로 해석한 것임에 틀림없다. 술에 취한 와인의 신 실레누스가 가장 강력한 거인 중 한 명을 죽이는 것은 터무니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에우리피데스의 또 다른 작품인 <이온>에서 시인은 아테나가 엔켈라도스에게 창을 휘두르는 모습을 묘사한다.

 

엔켈라도스 신화의 보다 표준적인 판본은 아테나와 거인족 간의 싸움을 묘사한 꽃병 그림일 것이다. 아테나와 엔켈라도스의 라이벌 관계는 신화의 모든 판본에서 발견된다. 디오니소스와 제우스가 힘을 합친 논노스 작품에서도 엔켈라도스는 아테나를 아내로 맞이하기 위해 싸움을 벌인다. 하지만 아테나는 처녀들의 수호신이었기 때문에 결혼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즉 엔켈라도스가 그녀를 신부로 삼고 싶었다는 것은 그가 그녀를 추행하겠다는 선언과도 같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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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리스 신화학자 아폴로도로스는 헤라클레스의 화살과 제우스의 천둥소리에 다른 거인들이 죽은 후 엔켈라도스가 도망쳤다고 기록했다. 그 순간 아테나는 시칠리아 섬을 일으켜 그 아래에 엔켈라도스를 묻었다. 기원전 2세기 그리스 여행 작가 파우사니아스는 아테나가 자신의 전차를 엔켈라도스를 향해 몬 신화에 대한 또 다른 해석을 기록했다.

 

거인족들은 모두 다른 목적으로 만났지만 엔켈라도스는 그 중에서도 가장 창의적이면서도 동시에 가장 끔찍한 존재 중 하나였다. 엔켈라도스 신화의 거의 모든 판본에서 그는 대지 아래에 묻히게 된다. 아폴로도로스는 시칠리아 섬 아래에 묻혔다고 했고 베르기릴우스와 클라우디우스는 시칠리아 에트나 산 아래에 묻혔다고 했다. 불멸의 존재였던 엔켈라도스는 에트나 산 아래에서 고통받으며 살아 남았다. 그의 움직임과 분노로 인해 에트나는 폭발하여 주변 지역에 불과 파괴를 가져온다. 수세기에 걸쳐 엔켈라도스는 계속해서 포효하고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오늘날에도 그리스 거인의 움직음으로 인한 화산 활동은 이 지역 주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엔켈라도스가 화산이나 지진과 관련된 것은 그의 이런 신화 때문이었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대지가 바다 위에 떠 있다고 믿었다. 기간토마키아에서 거인족이 승리하면 엔켈라도스는 포세이돈의 왕국을 약속 받았다. 이 왕국은 다름 아닌 바다였다. 게다가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는 대지를 흔들리는 현상 즉 지진을 포세이돈의 탓으로 돌렸다. 비록 그의 권위는 엔켈라도스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컸지만 포세이돈은 모든 지진의 배후에 있는 신으로 여겨졌으며 이는 지중해 동부에서 매우 흔한 현상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엔켈라도스가 섬 아래에 갇혀 있기 때문에 그가 일으킨다는 지진과 바다 사이에는 분명한 연관성이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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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여강여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