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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신화 일반

페르시아 여왕의 보석, 채송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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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 채송화도 봉숭아도 한창입니다...."
어릴적 누구나 불러보았을 동요, <꽃밭에서>....회색빌딩숲에 갇혀 사는 우리로서는 영원히 돌아가고픈 추억의 한 장면이 되었다. 아빠하고 같이 꽃밭을 만들 수 있는 단 한 평의 흙이 그리운 시대를 살고 있다. 동요가 현실이 되는 꿈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며칠 전 오랫만에 꽃다지에 들렀는데 더위도 쉬고 갈만큼 예쁜 꽃이 눈에 들어왔다. 휴대폰을 꺼내 사진으로 몇 장 남기고 사장님께 무슨 꽃이냐고 물었더니 채송화란다. 이게 동요에서 듣던 그 채송화? 왠지 모를 친근함과 호기심이 발동했다.


집에 와서 채송화를 검색해 보니 꽃말이 가련과 순진이란다. 하기야 바람에 하늘하늘 스러지는 모습이 딱 어울리는 꽃말이다. 영어 이름(rose moss)처럼 장미가 이끼처럼 화분을 가득 메우고 있는 모습이 황홀지경이다.

그런데 채송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검색해 보면 가련과 순진이라는 꽃말에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페르시아에 보석을 목숨만큼이나 좋아하는 여왕이 살고 있었다고 한다. 여왕의 보석사랑은 백성들에게는 고통 그 자체였단다. 세금을 보석으로 내야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날 한 노인이 보석이 가득 담긴 상자를 들고 여왕을 찾아왔다. 보석에 눈이 휘둥그레해진 여왕은 그 보석을 모두 차지하고 싶었다. 여왕은 노인이 원하는 것은 뭐든 해 줄 수 있으니 보석을 모두 달라고 했다.

그러나 노인이 갖고 있던 보석은 페르시아 백성의 목숨이었다. 여왕이 보석을 하나하나 자신의 손에 넣을 때마다 백성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여왕의 보석 욕심은 끝이 없었다. 백성들의 목숨은 아랑곳하지 않고 보석을 차지하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었다.

급기야 노인이 가지고 있던 상자에는 보석이 하나만 남게 되었다. 더불어 페르시아에는 모든 백성이 사라지고 여왕 혼자만이 남게 되었다. 여기서 멈춘다면 이야기의 재미는 반감될 게 틀림없다.


보석 중독자인 여왕은 나머지 하나마저 집어들고 말았다. 예상했던 대로 여왕이 마지막 보석을 집어들자마자 여왕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보석상자도 터져 안에 들어있던 보석들은 산산이 흩어지고 말았다.

보석들이 흩어진 자리에 꽃이 피기 시작했는데 이 꽃이 채송화란다.

채송화의 꽃말 '가련', '순진'은 여왕의 보석 욕심에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 살아가야 했던 급기야 보석과 함께 사라져 버린 페르시아 백성들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또 지나친 보석 욕심에 목숨까지 버려야 했던 여왕에 대한 안스러움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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