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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그리스

[파이돈]에 등장하는 신화 관련 내용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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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 헤라, 포세이돈, 테세우스, 아르테미스....그리스 신화에는 수많은 영웅들이 등장한다. 모두 천상을 대표하는 신들이지만 인간적인 결점까지 갖고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그리스 신화의 영웅들 중에는 신만 있는 건 아니다. [그리스 로마신화] 한 권으로 말단 은행원에서 일약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오른 토마스 불핀치도 그리스 신화의 영웅 중 한명이다. 아서왕 이야기로 유명한 [원탁의 기사]도 토마스 불핀치의 주요 작품 중 하나다.

그러나 [그리스 로마신화]는 불핀치의 창작물은 아니다. 그리스와 이탈리아에서 전해 내려오고 있는 설화와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아], 플라톤의 [향연]등에 등장하는 신화적 내용들을 체계적으로 종합해서 한 권의 책으로 출간한 것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샤를마뉴 전설], [원탁의 기사]와 함께 토마스 불핀치가 내놓은 신화에 대한 3부작으로도 유명하다.

그만큼 고대 희랍어로 씌여진 고전들은 어려운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수없이 등장하는 신화적 내용들로 인해 지루함을 잊을 수 있는 매력이 있다. 플라톤의 [파이돈]에도 적지 않은 신화적 내용들이 등장한다. 플라톤의 그 유명한 '이데아' 개념이 처음 등장하는 쉽지 않은 내용이지만 간간이 등장하는 신화 이야기들은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죽음의 신, 하데스
진정한 자유를 택한 많은 사람들은 분명 하데스로 가면 그들이 사랑하던 사람들, 아내나 자식을 만나게 되리라는 희망을 품고 죽기를 원했던 것이네. - 플라톤의 [파이돈] 중에서 -

하데스는 죽음과 지하세계를 관장하는 신이다. 올림푸스의 주인 제우스의 친형이지만 아버지 크로노스의 엽기적인 행위로 인해 제우스의 동생으로 뒤바뀐 기구한 운명을 가진 신이다.

하데스의 아버지인 크로노스는 그의 아버지인 우라노스처럼 자식들에 의해 쫓겨난다는 계시를 피하기 위해 자식들을 낳자마자 다시 집어삼키는 엽기적인 행각을 벌인다. 헤스티아, 데메테르, 헤라, 포세이돈 등이 모두 하데스와 남매지간이지만 같은 운명에 맞닥뜨리게 된다. 어머니 레아의 재치로 막내인 제우스만은 이런 운명을 피하게 되는데 훗날 제우스가 청년이 되어 형과 누나들을 크로노스의 뱃속에서 꺼내준다. 결국 막내가 맏이가 되어 그리스 신들을 관장하는 올림포스의 주인이 되는 반전이 이루어진다.

잠만 자는 미소년 양치기, 엔디미온
우리 잠자는 것을 예로 들어 생각해 보세. 만일 잠든 상태와 깨어 있는 상태가 서로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잠에 빠진다면 저 엔디미온의 이야기는 무의미한 것이 되고 말 것이네. - 플라톤의 [파이돈] 중에서 -

그리스 신화에서는 나르키소스만큼이나 매력적인 미소년으로 유명하다. 엔디미온이 평생 잠만 잤던 이유는 달의 여신 셀레네가 그의 아름다움을 혼자만 독차지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셀레네 여신은 매일밤 라트모스 언덕의 한 동굴에서 자고 있는 엔디미온을 찾아 사랑을 즐겼고 무려 50명의 자식들까지 낳았다고 한다.

또다른 전설에 의하면 미의 여신 아르테미스와 동일시 되는 로마의 신 디아나의 연인이었다고도 한다. 아무튼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는 엔디미온이 부러움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밤새 옷감을 짜고 다시 푸는 여인, 페넬로페
철학자의 영혼은 철학이 영혼을 해방시켜 주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영혼을 쾌락이나 고통의 사슬에 내맡김으로써 페넬로페가 옷감을 짜고 나서 다시 그 실을 푼 것처럼 육체가 풀어헤친 실을 다시 짜는 끝없는 일을 되풀이하지는 않을 걸세 - 플라톤의 [파이돈] 중에서 -

트로이 전쟁의 영웅을 꼽는다면 단연 아킬레스건의 유래가 된 지혜의 신 테티스의 아들 아킬레우스다. 호메로스는 트로이 전쟁과 관련된 두 편의 장편 서사시를 남겼다. [일리아드]와 [오딧세이아]가 그것이다.

[일리아드]의 주인공이 아킬레우스라면 [오딧세이아]는 트로이 전쟁의 또다른 영웅 오디세우스의 모험을 담은 서사시이다. 트로이 전쟁이 끝나고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는 오디세우스가 겪은 모험담으로 [일리아드]와 함께 서양문학의 원형으로 꼽힌다.

[오딧세이아]의 주인공 오디세우스의 아내가 바로 페넬로페다. 페넬로페도 범상치 않은 미인이었던지 오디세우스가 없는 동안 끊임없는 구혼을 받았다고 한다. 정절을 지키기 위해 페넬로페는 구혼자들에게 오디세우스의 아버지인 라이르테스의 수의를 다 짤때까지 기다려달라고 했다. 결국 페넬로페는 낮에는 수의를 짜고 밤에는 다시 푸는 행위를 반복하며 구혼자들의 청혼을 거절했다고 한다.

죽음을 앞둔 백조의 노래
백조는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게 되면 그들의 주인인 신의 품으로 돌아가게 됨을 기뻐한 나머지 평소보다 더욱 아름답게 노래를 하는데 말일세. 인간들이 백조의 마지막 노래를 죽음에 대한 슬픔의 표현으로 여기는 것은 큰 잘못이네 - 플라톤의 [파이돈] 중에서 -

아폴론에게는 퀴크노스라는 아들이 있었다. 그리스 신화에서 늘 그렇듯이 미소년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사랑의 대상이 되곤 했다. 퀴크노스도 무척이나 아름다운 소년이었는지 여느 미소년처럼 만인의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세상에 수많은 사랑이 있지만 그래도 이루어질 수 없는 이루어져서는 안될 사랑이 있다. 아폴론은 아들 퀴크노스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말았다고 한다. 이를 눈치챈 아들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결국 퀴크노스는 호수에 몸을 던져 자살을 선택하는 것으로 아버지의 사랑을 거부했다고 한다.

이를 슬퍼한 아폴론은 죽은 아들 퀴크노스를 백조로 환생시켰다고 한다. 백조가 죽음을 앞두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는 것으로 보아 퀴크노스도 아버지 아폴론에 대해 특별한 감정이 있었던 것 같다. 다만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최후의 선택이 자살이 아니었을까?

헤라클레스의 조카 이올라오스
"그러나 헤라클레스도 한꺼번에 두 사람을 상대하여 이기지는 못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해가 지기 전에 나를 자네의 이올라오스를 청하여 도와 달라고 당부하는 것이 좋을 듯싶군" - 플라톤의 [파이돈] 중에서 -

헤라클레스는 제우스의 아들이다. 그러나 어머니는 제우스의 아내인 헤라가 아니었다. 알크메네가 어머니로 헤라의 미움을 받았다고 한다.

어느날 헤라클레스가 다두의 뱀 히드라와 싸우고 있을 때 헤라는 큰 게로 변신해 히드라와 함께 헤라클레스를 공격했다고 한다. 이 때 헤라클레스를 도와 히드라를 처치한 이가 바로 헤라클레스의 조카 이올라오스다. 이올라오스는 이 때뿐만 아니라 종종 헤라클레스를 도왔다고 한다.


카드모스의 아내, 하르모니아
그렇다면 이제 테바이의 왕비 하르모니아에 대해서는 이쯤에서 끝내기로 하세. 그렇지만 케베스, 카드모스에겐 어떻게 말해야 하지? 오떤 논리로 그를 진정시킬 수 있겠나? - 플라톤의 [파이돈] 중에서 -

카드모스는 고대 테바이의 왕으로 페니키아의 알파벳을 처음으로 그리스에 도입된 인물로도 유명하다. 그 테바이의 아내가 하르모니아이다. 소크라테스는 하르모니아가 조화란 말과 동음이므로 이런 말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르모니아는 아레스와 아프로디테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카드모스와 하르모니아의 결혼식에는 많은 신들이 참석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헤파이스토스가 하르모니아에게 목걸이를 하나 만들어주었는데 그 목걸이는 나중에 그 목걸이의 주인들에게 큰 재앙을 안겨주는 원인이 되었다고 한다.

지옥으로 흐르는 4대강
"그 중에서 가장 먼 곳까지 뻗친 것이 오케아노스라는 강일세. 이 강은 땅을 빙빙 돌면서 흐르고 있네"
"이것과 반대 방향으로 흐르는 강은 아케론으로 여러 사막 지대를 거쳐서 땅 밑으로 흐르다가 아케루시아스호로 흘러등고 있다네. 수많은 사람들의 영혼이 죽은 후에 이 호수로 가게 마련인데 이곳에서 각 영혼들은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을 보내고 나서 다시 이 세상에 짐승으로 태어난다네."

"세 번째 강은 이 두 강의 중간 지점에서 솟아올라 그 분출구 주변에서 불길이 맹렬하게 타오르는 광막한 지역으로 흘러 들어가 우리 바다보다도 더 큰 진흙탕의 호수를 이룬다네. 이것이 바로 피리플레게톤이라는 강으로  그 강은 용암을 분출시켜 땅 위에 화산을 만든다네."
"이 강에 맞서서 네 번째 강이 흐르고 있는데, 사람들의 이야기처럼 온통 검푸른 빛깔을 띠고 있는 무섭고 황막한 지역으로 흐르고 있다네. 그 강의 이름은 스티기오스로, 많은 시인들은 이 강을 가리켜 코키토스(탄식의 강)라고 부른다네." - 플라톤의 [파이돈] 중에서 -

소크라테스의 자세한 설명으로 소개된 4대강은 소크라테스가 철학자는 삶을 허투루 살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언급한 신화적 내용이다.

제우스의 벼락에 맞아 죽은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
"오, 크리톤,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내가 닭 한 마리를 빚졌네. 기억해 두었다가 갚아주게" - 플라톤의 [파이돈] 중에서 -

까마귀의 깃털의 색이 처음에는 흰색이었다고 한다. 아폴론에게는 코로니스라는 연인이 있었는데 까마귀의 농간으로 연인 코로니스를 죽이고 말았는데 나중에 진실을 알게 된 아폴론은 그 때까지 흰색이었던 까마귀의 깃털을 검정색으로 바꾸어 버렸다고 한다. 그리고 재빨리 코로니스의 뱃속에서 아이를 꺼냈는데 이 아이가 바로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라고 한다. 반인반마의 현자 케이론이 아스클레피오스의 스승이다.

아스클레피오스의 의술이 얼마나 뛰어났던지 죽은 사람까지도 살려내는 재주가 있었다고 한다. 당연히 저승의 신 하데스의 미움을 받게 되고 하데스의 요청을 받은 제우스는 벼락을 내려 아스클레피오스를 죽였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병이 나으면 감사의 뜻에서 이 신에게 닭을 바치는 습관이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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