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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그리스

황금을 지키는 괴물, 그리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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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 하늘을 나는 꿈을 꾸어 보았을 것이다. 영화 '트랜스포머 Ⅲ'의 특수부대원들처럼 말이다. 영화에서 특수부대원들은 윙수트(WingSuite)를 입고 전투기와 나란히 비행을 한다. 물론 현실에서는 불가능하지만. 영화에서처럼은 아니지만 스포츠와 레저로 윙수트를 입고 '인간새'를 꿈꾸는 많은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윙수트가 이제는 군사용으로도 제작되고 있다. 기존의 낙하산을 대체할 날도 머지 않아 보인다. 육지와 하늘을 오가는 강력한 군사시스템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일까 독일의 한 벤처기업이 군사용으로 만든 윙수트 이름이 '그리폰'이라고 한다. 

그리폰(Griffon)은 그리핀(Griffin), 그리피오스(Gryphios), 그리페스(Grypes), 그라이프(Greif) 등 비슷하지만 지역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신화 속 괴물을 말한다. 지중해 연안에서 중앙 아시아까지 여러 민족의 신화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상상 속 괴물로 사자의 몸통에 독수리의 부리와 날개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쯤에서 군사용 윙수트 이름이 '그리폰'인 이유를 눈치챘을 것이다. 그야말로 하늘과 육지의 제왕이 하나로 뭉친 괴물이 그리핀인 것이다.   

게임을 그리 즐기는 편이 아니라 몰랐는데 위 그림에서처럼 '드래곤스 도그마'라는 게임에도 그리핀이 등장한다고 한다. 그리핀은 육지와 하늘의 제왕이 뭉친 만큼 신이나 제왕의 권력을 상징한다. 그래서 신들의 보물이나 황금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로 등장하는 괴물이 그리핀이다. 때로는 태양신 아폴론을 상징하는 괴물로 등장하기도 하고 또 다른 자료에 의하면 술의 신 디오니소스가 기르는 동물로 보물이나 황금이 아닌 술항아리를 지키는 파수꾼이었다고 한다. 또 그리핀은 신들의 전차를 끌기고 하는데 복수의 여신 네메시스(Nemesis)의 전차를 끌 때는 온몸이 검은색으로 표현된다고 한다.  

한편 구약성경에 나오는 케루빔(Cherubim)도 그리핀의 영향으로 탄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천사'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사실은 아담과 이브가 떠난 아담동산을 지키는 무시무시한 괴물이다. 그리핀은 독일의 그림 형제(Jacob Ludwig Carl Grimm, 1785-1863/Wilhelm Carl Grimm, 1786-1859) 동화집에도 등장한다. '그라이프 새'라는 제목으로 세 걔의 황금 머리카락을 가진 악마 새가 바로 그리핀, 독일어로 그라이프이다.

일반적으로 괴물 새 그리핀은 인도에서 기원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소아시아를 거쳐 그리스로 전해진 것으로 보이는데 그리스의 시인 아리스테아스(Aristeas, BC 7세기?)가 쓴 <아리마스테아>라는 서사시에서 처음 언급되었다. 중앙 아시아 스키티아 북부에 사는 여러 부족들의 전설을 모은 서사시로 외눈족 아리마스포이 사람들이 사는 리파이오스 산의 황금을 지키는 괴물을 그리핀으로 언급했다.

그리핀은 영화 '해리포터'와 '워크래프트', '나니아 연대기'에도 등장하는데 모두 그리스 신화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나니아 연대기'에서 그리핀은 아슬란 군대의 정찰기이자 폭격기로 그 활약이 대단했다. 동일한 괴수 이야기가 인도와 중앙 아시아, 그리스 등에서 이름만 바뀐 채 전승되고 있는 점을 볼 때 신화는 수천년 전 인류의 교류와 문화 전승을 설명해 줄 수 있는 가장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이 아닐 수 없다. ◈사진>게임 '드래곤스 도그마'에 등장하는 그리핀, 아리마스포이 전사와 그리핀. 출처: 구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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