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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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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쿰미스, 신화속 부자간 권력투쟁이 상징하는 것 의 저자 사무엘 헨리 후크에 따르면 하나의 신화가 그 기원이 된 장소로부터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었음을 보여주는 실례로 설형문자로 새겨진 바빌론의 아다파 신화를 담은 토판이 이집트에서도 발견되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또 카드모스 전설이 페니키아 문자가 그리스로 전해져서 서양 알파벳의 원조가 되었다는 것도 신화 확산의 좋은 실례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특정지역의 신화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전혀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내용으로 전승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신화가 그 당시를 살았던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확산이나 분산의 개념 이전에 신화의 내용이 비슷한 줄거리를 보이는 이유도 될 것이다. 어쨌든 신화의 확산을 보여주는 예로 위에서 언급한 아다파 신화와 카드모스 전설 외..
아도니스 신화의 원형이 된 두무지와 인안나 신화 그리스 신화의 대표적인 미소년 꽃미남을 꼽자면 나르키소스와 아도니스를 들 수 있다. 이 두 꽃미남의 공통점을 들자면 하나는 여신의 사랑을 받았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죽어서 꽃이 되었다는 것이다. 알다시피 나르키소스는 숲의 요정 에코의 사랑을 거부한 채 그녀를 타인의 말만 따라하는 메아리로 만들어 버렸다. 한편 아도니스는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로마 신화의 비너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미인박명이라고 했던가! 꽃미남의 운명은 그리 길지 않았던 모양이다. 대신 신화 속에서는 영원한 꽃미남의 대명사로 남겨두었으니 비극 아닌 비극이지 싶기도 하다. 에코의 사랑을 거부했던 나르키소스는 연못 속에 비친 자신의 얼굴에 반해 끝내 연못 속에 빠져죽었고 훗날 그 자리에 수선화로 다시 태어났다고 한다. 아프로디테의 연인 아..
고대인들은 왜 충치가 생긴다고 생각했을까 이범선의 소설 에서는 주인공 철호의 고난을 치통으로 형상화한다. 치통을 끝내는 방법은 앓는 이를 빼면 되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은 철호 앞에 펼쳐진 고난의 연속을 상징한다. 철호는 아내의 죽음을 목격하고는 삶에 대한 의욕으로 발치를 결정한다. 그러나 출혈 때문에 양쪽 어금니를 동시에 빼서는 안 되는 것을 병원을 옮겨가며 양쪽 다 빼고 만다. 치통이 사라진 철호의 미래는 과연 밝은 세상의 그것이었을까. 소설은 철호가 과다출혈로 택시 안에서 죽어가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치통. 그것은 통증이라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고통을 동반한다. 뇌와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해서일까 한 번 충치로 이를 앓게 되면 통증도 통증이지만 온 신경이 바짝 긴장해서 세상이 다 노랗게 보인다. 차라리 아프기만 하다면야 어떻게든 참아..
그리스 최고의 예언자 테이레시아스는 최초의 양성인간이었다 그리스 신화를 읽다보면 중요한 순간마다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 그는 알쏭달쏭한 말로 신화 속 주인공들의 미래를 예언한다. 한편 해석하기에 따라 전혀 다른 미래가 되고 마는 그의 예언은 신화 읽기에 긴장감을 더해주는 역할을 한다. '자아도취'라는 의미로 흔히 사용되고 있는 나르시시즘(narcissism)의 어원이 된 나르키소스도 이 예언자의 말 한마디에 기구한 운명을 살게 되었단다. 이 예언자는 나르키소스가 태어나고 얼마 후 자기 자신을 보지 말라는 예언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살다보면 어떻게 자기 얼굴을 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느날 나르키소스는 옹달샘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는 미처 자신임을 깨닫지 못하고 물에 비친 얼굴을 잡으려다 빠져죽고 말았다. 나르키소스의 얼굴이 무척이나 매력적이었나보다. 하..
왜 사랑의 미로라고 했을까 너무 뻔한 답이 아니냐고? 그렇다. 어느 가수의 노래처럼 그토록 다짐을 했다가도 알 수 없는 게 사랑이니 사랑은 미로가 맞겠지 싶을 것이다. 그러나 사랑이 꼭 미로로만 여겨진다면 우리네 삶이 너무 힘겹지는 않을까? 신들은 미로(labyrinth)를 만들었지만 미로를 탈출하는 해법 또한 가르쳐주고 있다. 미로가 처음 만들어진 사연을 얘기하다 보면 제우스의 바람끼가 빠지지 않는다. 미로를 만든 장본인이 바로 제우스가 바람을 피워 낳은 크레타의 미노스왕이기 때문이다. 미노스왕의 어머니는 오늘날 유럽(Europe)의 어원으로 알려진 신화 속 여인 에우로페였다. 제우스는 황소로 변신해서 에우로페를 납치한 후 지금의 유럽땅을 돌아다니다 그리스의 크레타 섬에 정착해 사랑을 나누고 미노스를 낳았다. 아버지의 황소로 둔..
옥수수 알갱이가 형형색색인 이유 여름 휴가철 국도변 단골손님이라면 옥수수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늘을 찾아 앉아만 있어도 송글송글한 땀방울이 등을 타고 흐르는 한여름이지만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찐옥수수의 유혹은 쉬 떨쳐버릴 수가 없다. 알알이 박혀있는 알갱이를 하나 둘 떼어먹는 재미가 간식거리로 넘쳐나는 요즘에도 옥수수에 손이 가는 이유는 아닐까 싶다. 게다가 요즘은 간단한 아침식사 대용은 물론 옥수수 수염이 다이어트에 좋다며 각종 음료로도 출시되고 옥수수를 추억의 먹거리로 치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한편 옥수수는 생명의 곡물이기도 하다. 쌀, 밀과 함께 세계 3대 곡물인 옥수수는 사용범위가 광범위해 국제곡물시세를 주도하기도 한다. 가축사료는 물론 요즘에는 에탄올이라는 천연연료의 재료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옥수수는 기..
그림 속 비너스는 왜 조개 위에 서 있을까? 그리스 신화에서 아프로디테는 헤라, 아테나와 함께 3대 미인으로 꼽힌다. 유명한 트로이 전쟁도 그리스 신화 속 3대 미인이 미스 그리스를 겨루는 과정에서 일어났다는 것은 신화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는 미의 여신이라면 아프로디테를 꼽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아무래도 로마 신화 속 비너스의 이미지 때문이다. 비너스는 그리스 신화 속 아프로디테와 동일시되는 여신이다. 미의 여신으로 대표되는 아프로디테의 탄생을 두고는 두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올림포스의 주인 제우스와 디오네 여신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설이고, 다른 하나는 하늘의 신 우라노스의 딸이라는 설이 그것이다. 아프로디테의 탄생 신화는 이후 사랑에 관한 논쟁의 주제가 되기도 했는데 사랑의 신 에로스가 ..
멕시코의 술 뿔케와 데킬라는 파괴와 창조의 부산물이었다 최근 한식 세계화의 붐을 타고 가장 큰 변신을 하고 있는 먹거리 중 하나가 막걸리다. 예로부터 농업사회였던 이 땅에서 막걸리는 농민들의 고단함을 덜어주는 유일한 친구였다. 박정희 정권이 쌀부족을 명분으로 한때 곡주 제조가 금지되면서 그 명맥이 끊기는가 했지만 여전히 막걸리는 서민들이 맛볼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한류 드라마로 붐을 일으키기 시작한 막걸리는 이제 그 종류도 다양하고 고급술의 반열에까지 이름을 올려놓게 되었다. 우리나라에 막걸리가 있다면 멕시코에는 뿔케(Pulque)가 있다. 용설란 수액으로 만든 술로 고대 아즈텍 시대부터 의례주로 사용되곤 했던 멕시코의 서민주가 바로 뿔케다. 용설란에 들어있는 단맛을 이용한 술로 우리에게 이 용설란은 '백년의 꽃'으로도 알려져 있다. 실제로 100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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