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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를 읽다보면 중요한 순간마다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 그는 알쏭달쏭한 말로 신화 속 주인공들의 미래를 예언한다. 한편 해석하기에 따라 전혀 다른 미래가 되고 마는 그의 예언은 신화 읽기에 긴장감을 더해주는 역할을 한다. '자아도취'라는 의미로 흔히 사용되고 있는 나르시시즘(narcissism)의 어원이 된 나르키소스도 이 예언자의 말 한마디에 기구한 운명을 살게 되었단다.
이 예언자는 나르키소스가 태어나고 얼마 후 자기 자신을 보지 말라는 예언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살다보면 어떻게 자기 얼굴을 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느날 나르키소스는 옹달샘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는 미처 자신임을 깨닫지 못하고 물에 비친 얼굴을 잡으려다 빠져죽고 말았다. 나르키소스의 얼굴이 무척이나 매력적이었나보다. 하기야 숲의 요정 에코(메아리)도 나르키소스의 얼굴을 보고는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져버렸지만 자신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는 나르키소스 때문에 사랑앓이를 하다 형체는 사라지고 목소리만 남았다고 하니 가히 짐작이 간다.
이 예언자가 바로 테이레시아스다. 그러나 신은 공평하나보다. 이처럼 뛰어난 예지력을 지닌 테이레시아스가 시각 장애인이었다니 말이다. 육안(육체의 눈)을 잃어버린 대신 심안(마음의 눈)을 얻었으니 테이레시아스 자신은 늘 감사하며 살았다고 한다. 테이레시아스가 육안을 잃고 심안을 얻는 데는 두 가지 이야기가 전한다. 그런데 여기에 충격적인 가지 이야기도 같이 전한다. 바로 테이레시아스가 최초의 양성인간이었다는 것이다. '자웅동체'라는 전문 용어도 있는 걸 보면 실제 그런 인간이 있긴하나본데 본 적이 없으니....
테이레시아스가 뛰어난 예지력을 얻게 된 첫번째 이야기는 그가 양성인간이었다는 전설에서 비롯된다. 어느날 테이레시아스는 길을 가던 중 뱀 두 마리가 사랑을 나누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시샘이 났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테이레시아스는 사랑을 나누고 있는 뱀을 지팡이로 때려주었다. 이 때부터 남자인 테이레시아스는 여자가 되어 7년간이나 여성의 몸으로 살았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궁금하긴 하지만 더 자세한 내용은 전하지 않으니 어쩔 수 없다. 그렇게 여성으로 살아가던 테이레시아스는 어느날 7년전 그 뱀들이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다시 목격했다고 한다. 그 때와 똑같이 이 뱀들을 떼어놓기 위해 지팡이로 내리치는 순간 다시 남성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참 황당하지 않은가. 신화는 늘 그렇다. 이유를 따지자면 머리만 아파올 뿐이다.
다시 테이레시아스가 심안을 얻게 된 내력으로 들어가보자. 올림푸스의 주인인 제우스와 헤라 부부는 어느날 남녀의 사랑으로 어느 쪽이 더 쾌락을 얻게 될 것인가를 두고 내기를 했단다. 신들은 참 별 내기도 다 한다. 제우스는 당연히 여자가 더 쾌락을 얻게 된다 했을 것이고 헤라는 반대로 남자가 더 쾌락을 얻을 것이라고 옥신각신했을 것이다. 이 무의미한 논쟁의 심판관이 바로 테이레시아스였다. 남성과 여성의 삶을 다 살아봤으니 이 논쟁의 심판관으로 테이레시아스만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이 때만 해도 예지력이 없었던 테이레시아스는 속없이 제우스의 손을 들어주고 말았다. 별 것도 아닌 걸로 전쟁까지 불사하는 게 신들의 세계다. 화가 난 헤라는 테이레시아스를 장님으로 만들어 버렸단다. 이를 지켜보던 제우스는 얼마나 미안했겠는가. 제우스는 앞을 못보게 된 테이레시아스에게 미래를 보는 마음의 눈을 주는 것으로 미안한 마음을 대신했다고 한다.
그리스 사람들은 테이레시아스가 예언 능력을 얻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미리 말해 두는데 테이레시아스가 결코 관음증 환자는 아니었다는 것. 어느날 길을 가던 테이레시아스는 어떤 처녀가 숲 속 계곡에서 목욕을 하고 있는 것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혈기왕성한 청년이었던 테이레시아스는 목욕하고 있던 이 처녀의 알몸을 한동안 넋을 잃고 훔쳐보았다고 한다. 그런데 아! 이 무슨 운명의 장난? 이 처녀는 보통의 여자가 아닌 전쟁의 여신 아테나였다는 것이다. 하찮은 인간이 신의 세계를 엿본 것에 화가 난 아테나 여신은 테이레시아스의 눈을 쓰다듬었다. 순간 테이레시아스의 눈에 펼쳐진 세상은 온통 암흑뿐이었다. 여신의 알몸을 훔쳐본 댓가로는 너무 지나쳤다고 생각했는지 아테나 여신은 이번에는 테이레시아스의 가슴을 쓰다듬었다. 테이레시아스에게 마음의 눈을 준 것이다.
이때부터 테이레시아스는 인간의 세계는 물론 신들의 세계까지 넘나들며 특유의 예언능력을 선보였다고 한다.
이처럼 이해하기 힘든 신들의 세계에서도 늘 기브앤테이크의 미덕은 있었다. '공정한 사회'라는 허울뿐인 구호만 난무하는 현실에서 인간이 창조한 신들의 세계가 주는 교훈을 새삼 음미해 보는 아침이다.
이 예언자는 나르키소스가 태어나고 얼마 후 자기 자신을 보지 말라는 예언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살다보면 어떻게 자기 얼굴을 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느날 나르키소스는 옹달샘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는 미처 자신임을 깨닫지 못하고 물에 비친 얼굴을 잡으려다 빠져죽고 말았다. 나르키소스의 얼굴이 무척이나 매력적이었나보다. 하기야 숲의 요정 에코(메아리)도 나르키소스의 얼굴을 보고는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져버렸지만 자신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는 나르키소스 때문에 사랑앓이를 하다 형체는 사라지고 목소리만 남았다고 하니 가히 짐작이 간다.
이 예언자가 바로 테이레시아스다. 그러나 신은 공평하나보다. 이처럼 뛰어난 예지력을 지닌 테이레시아스가 시각 장애인이었다니 말이다. 육안(육체의 눈)을 잃어버린 대신 심안(마음의 눈)을 얻었으니 테이레시아스 자신은 늘 감사하며 살았다고 한다. 테이레시아스가 육안을 잃고 심안을 얻는 데는 두 가지 이야기가 전한다. 그런데 여기에 충격적인 가지 이야기도 같이 전한다. 바로 테이레시아스가 최초의 양성인간이었다는 것이다. '자웅동체'라는 전문 용어도 있는 걸 보면 실제 그런 인간이 있긴하나본데 본 적이 없으니....
테이레시아스가 뛰어난 예지력을 얻게 된 첫번째 이야기는 그가 양성인간이었다는 전설에서 비롯된다. 어느날 테이레시아스는 길을 가던 중 뱀 두 마리가 사랑을 나누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시샘이 났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테이레시아스는 사랑을 나누고 있는 뱀을 지팡이로 때려주었다. 이 때부터 남자인 테이레시아스는 여자가 되어 7년간이나 여성의 몸으로 살았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궁금하긴 하지만 더 자세한 내용은 전하지 않으니 어쩔 수 없다. 그렇게 여성으로 살아가던 테이레시아스는 어느날 7년전 그 뱀들이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다시 목격했다고 한다. 그 때와 똑같이 이 뱀들을 떼어놓기 위해 지팡이로 내리치는 순간 다시 남성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참 황당하지 않은가. 신화는 늘 그렇다. 이유를 따지자면 머리만 아파올 뿐이다.
다시 테이레시아스가 심안을 얻게 된 내력으로 들어가보자. 올림푸스의 주인인 제우스와 헤라 부부는 어느날 남녀의 사랑으로 어느 쪽이 더 쾌락을 얻게 될 것인가를 두고 내기를 했단다. 신들은 참 별 내기도 다 한다. 제우스는 당연히 여자가 더 쾌락을 얻게 된다 했을 것이고 헤라는 반대로 남자가 더 쾌락을 얻을 것이라고 옥신각신했을 것이다. 이 무의미한 논쟁의 심판관이 바로 테이레시아스였다. 남성과 여성의 삶을 다 살아봤으니 이 논쟁의 심판관으로 테이레시아스만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이 때만 해도 예지력이 없었던 테이레시아스는 속없이 제우스의 손을 들어주고 말았다. 별 것도 아닌 걸로 전쟁까지 불사하는 게 신들의 세계다. 화가 난 헤라는 테이레시아스를 장님으로 만들어 버렸단다. 이를 지켜보던 제우스는 얼마나 미안했겠는가. 제우스는 앞을 못보게 된 테이레시아스에게 미래를 보는 마음의 눈을 주는 것으로 미안한 마음을 대신했다고 한다.
그리스 사람들은 테이레시아스가 예언 능력을 얻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미리 말해 두는데 테이레시아스가 결코 관음증 환자는 아니었다는 것. 어느날 길을 가던 테이레시아스는 어떤 처녀가 숲 속 계곡에서 목욕을 하고 있는 것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혈기왕성한 청년이었던 테이레시아스는 목욕하고 있던 이 처녀의 알몸을 한동안 넋을 잃고 훔쳐보았다고 한다. 그런데 아! 이 무슨 운명의 장난? 이 처녀는 보통의 여자가 아닌 전쟁의 여신 아테나였다는 것이다. 하찮은 인간이 신의 세계를 엿본 것에 화가 난 아테나 여신은 테이레시아스의 눈을 쓰다듬었다. 순간 테이레시아스의 눈에 펼쳐진 세상은 온통 암흑뿐이었다. 여신의 알몸을 훔쳐본 댓가로는 너무 지나쳤다고 생각했는지 아테나 여신은 이번에는 테이레시아스의 가슴을 쓰다듬었다. 테이레시아스에게 마음의 눈을 준 것이다.
이때부터 테이레시아스는 인간의 세계는 물론 신들의 세계까지 넘나들며 특유의 예언능력을 선보였다고 한다.
이처럼 이해하기 힘든 신들의 세계에서도 늘 기브앤테이크의 미덕은 있었다. '공정한 사회'라는 허울뿐인 구호만 난무하는 현실에서 인간이 창조한 신들의 세계가 주는 교훈을 새삼 음미해 보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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