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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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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의 고통이 투영된 신, 시우아테테오 시우아테테오Cihuateteo 또는 신성한 여인들은Divine Women 출산 중에 죽은 여성들의 정령이었다. 고대 아즈텍인들에게 출산은 전쟁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래서 출산 중에 죽은 여성들은 전장에서 죽은 전사들과 동일한 추앙을 받았다. 이런 이유로 아이를 낳다 죽은 여성들에 대해서는 특별한 장례 의식이 행해졌다. 산모는 전투에 참여하는 군인들만큼이나 용감하다고 여겨졌기 때문이었다. 또 죽은 산모의 시체가 전사들을 더욱 강건하게 만든다고 믿었다. 반면 출산 중 죽은 여성들의 영혼은 매우 공포스러운 시우아테테오(또는 시우아테오틀Cihuateotl)이라는 지하세계의 신이 되었다. 시우아테테오는 서쪽으로 지는 해를 이끄는 자연적인 힘이기도 했다. 시우아테테오는 육체적 형태를 취할 수 있었고 밤에 종종 교차..
세크메트는 이집트 여신들 중 가장 포악했다 이집트 신화에서 세크메트Sekhmet는 태양, 전쟁, 파괴, 전염병, 치료의 신이었다. 그는 가장 오래되고 강력한 신 중 하나로 멤파이트Memphite(멤피스 문화의 중심)의 일원이었다. 세크메트는 남편이자 창조와 지혜의 신인 프타Ptah, 아들이자 일출의 신인 네페르툼Nefertum과 함께 삼주신을 형성했다. 세크메트는 태양신 라Ra의 딸로 라의 눈[目]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을 때 태어났다. 세크메트는 때로 하늘의 신 누트Nut와 대지의 신 게브Geb의 딸이라는 설도 있다. 세크메트의 이름은 사크헤트Sakhet, 세크메트Sekmet, 사크메트Sachmet, 사크메트Sakhmet, 세크헤트Sekhet, 사크미스Sacmis 등으로도 표기되는데 고대 그리스어로 ‘강력한 자’라는 뜻이라고 한다. 세크메트는 종..
인안나, 현대 페미니즘의 우상이 되다 인안나(Inanna)는 아카드의 이슈타르(Ishtar)와 동일한 여신으로 아침이나 저녁 별과 관련이 있다. 인안나는 독립적이고 힘이 있는 관능적인 여신이기도 했지만 가부장적 지배를 받는 어린 소녀이기도 했다. 또 인안나는 남성적 특징과 여성적 특징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인안나는 원래 식물의 신으로 숭배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인안나는 메소포타미아인들의 가장 큰 사랑을 받는 ‘하늘의 여왕’이라는 지위로까지 격상되었다. 인안나 숭배는 기원전 4000년~기원전 3100년 경 이라크의 고대 도시 우룩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안나의 하강’과 같은 신화들은 인안나의 특징을 그녀를 기리는 의식으로 이어진다. 인안나와 두무지의 신성한 결혼식은 대지에 풍요를 가져다 주기 위해 추분에 거행되었다. 축..
평화를 위한 전쟁? 국가의 잔인한 변명일 뿐 전쟁/루이지 피란델로(Luigi Pirandello, 1867~1936, 이탈리아) 터키 휴양지 보드룸 해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시리아 난민 관련 뉴스는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게다가 그 난민이 세 살배기 아이였다는 사실은 전쟁의 참상을 그 무엇보다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또 한 명의 시리아 난민이 전세계인들을 향해 전쟁에 관한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호소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켈레티 역에서 독일행 기차를 기다리고 있던 열 세살의 시리아 난민 키난 마살메흐군은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난민 신세로 세르비아, 헝가리, 마케도니아, 그리스를 전전하며 받았던 차별을 언급하며 시리아 사람들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고 한다. 이어 키난 마살메흐군은 세계인들을 향해 “전쟁을 멈추게 해주세요.”라는 ..
이 여자 이 남자가 옛사랑을 만났을 때 철 늦은 국화(만국, 晩菊)/하야시 후미코(林芙美子, 1903~1951)/1948년 한 여자가 있다. 옛사랑으로부터 일 년 만에 전화를 받은 여자는 서둘러 목욕을 한다. 탕 속에 들어가고 나오기를 되풀이한다. 냉장고 얼음을 잘게 깨서 가제에 싼 뒤 거울 앞에서 서서 골고루 마사지를 한다. 피부에 감각이 없을 정도로 얼굴이 빨갛게 된다. 정종을 다섯 잔 정도 단숨에 마신다. 희미하게 취기가 오르면 눈 밑이 붉게 물들고 커다란 눈이 촉촉해지기 때문이다. 그런 후에 양치질을 해서 술 냄새를 없앤다. 푸른빛이 도는 화장을 하고 글리세린으로 갠 크림을 바른다. 립스틱만은 고급스러운 것으로 골라 짙게 바른다. 로션을 손등에 바르고 향수는 달콤한 향이 나는 것으로 어깨와 두 팔뚝에 바른다. 여전히 한 남자의 여자이고..
진정한 평화란 무엇인가 저항하는 평화/전쟁없는 세상 엮음/오월의 봄 펴냄 는 군대와 군사주의를 거부하는 평화운동가들과, 냉철한 시선으로 권력을 해체하는 각계 지성들의 대담을 엮은 책이다. 대담에 참여한 엄기호, 김종대, 강인철, 정희진, 서경식, 조영선, 하승우, 최현정은 각각 ‘청년’ ‘징병제’ ‘종교’ ‘젠더’ ‘국민국가’ ‘교육’ ‘비폭력운동’ ‘트라우마’라는 주제 안에서, 대한민국 곳곳에 뿌리박힌 폭력과 우리의 저항에 대해 이야기한다. 치열한 사유와 대화의 결과물을 읽어가는 동안, 스펙트럼이 넓은 주제들이 하나로 모아지면서 지금 우리 사회를 포위하고 있는 폭력의 실체 그리고 그것에 맞설 ‘진짜 평화’라는 과제와 대면하게 될 것이다. 흔히 ‘평화’라고 하면 말 그대로 ‘평화로운’ 상태를 떠올린다. 서로 간에 아무 갈등이나..
황순원 곡예단 피에로들을 소개합니다 곡예사/황순원/1952년 왁자지껄 도때기 시장같던 분위기가 일순간 숙연해진다. '오늘도 아슬아슬 재주 넘지만 곰곰히 생각하니 내가 곰이네. 난장이 광대의 외줄타기는 아름답다, 슬프도다, 나비로구나'. 그리고는 억눌렸던 감정이라도 폭발시키 듯 숨가쁘게 전개되는 가사와 경쾌한 몸짓이 무대를 장악한다. 그 짧은 난장은 이내 다시 가슴을 후벼파 듯 느리게 느리게 감성을 자극한다. '커다란 무대 위에 막이 내리면 따스한 별빛이 나를 감사네. 자주빛 저 하늘은 무얼 말할까. 고요한 달 그림자 나를 부르네'. 끝맺음은 흥청망청 춤을 추다 숨쉴 틈도 주지않고 '헤이'라는 감탄사와 함께 짧은 공연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단절되고 알 듯 모를 듯한 여운만 길게 남는다. 참 많이도 불렀다. 아니 그렇게라도 폭발하고 싶었다. I..
청춘의 방황, 이유있다 한말숙(1931년~)의 /1957년 대표적인 전후작가 중 한 명인 손창섭은 그의 소설 에서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이 가져다 준 허무주의와 자조와 냉소, 인간의 무력한 삶을 객관적이고 처절하게 묘사한다. 그의 또 다른 소설인 과 등에 등장한 주인공들 또한 철저하게 비상식적인 전형들로 삶에 대한 뚜렷한 이유가 없는 인간들이다. 그의 소설에서 주인공들이 대부분 비정상인으로 설정된 것도 결코 정상적일 수 없는 전쟁에 대한 저항의 표시일 것이다. 반면 같은 전후작가인 한말숙의 소설 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손창섭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로 전쟁의 참상을 고발해 준다. 한말숙, 작년 박완서 작가가 타계했을 당시 언론 보도에서 얼핏 들었던 것 빼고는 전혀 생소한 이름이다. 검색을 해보니 아니나 다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