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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포스팅/따따부따

다 차려준 밥상에 숟가락도 못얹는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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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8 재보선이 한나라당 승리로 끝났다. 아니 민주당의 참패로 막을 내렸다. 정권을 심판하겠다던 민주당의 구호는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가 되었고 오히려 민주당이 국민들로부터 따끔한 심판을 받은 꼴이 됐다.

민주당에게 이번 7.28 재보선은 그야말로 잘 차려진 진수성찬이었다. 야권의 6.2 지방선거 승리 이후 불과 한달 남짓만에 실시된 선거였고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영포회'라는 사조직의 국정농단, 선거 직전 터진 강용석 의원의 성희롱 파문 등 한나라당으로서는 선거를 거의 포기할 수준이었다. 게다가 이번 재보선이 치러진 8곳 중 강원도 원주를 제외하곤 18대 총선에서 민주당 등 야권이 승리했던 곳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런 유리한 조건에서도 3:5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고 말았다. 차기 수권정당으로서의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면 민주당이 참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민의를 제대로 읽지 못했기 때문이다.


첫째, 지방선거 승리를 민주당의 승리로 착각했다  

6.2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은 승리에 도취해 있었다. 마치 자신들이 잘해서 이긴 것마냥 ...그러나 민주당을 찍었던 유권자 중 민주당의 수권능력을 믿고지지했던 이가 과연 몇이나 되었을까?

오로지 이명박 정권의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이었고 진보신당이 빠진 어설픈 야권연대의 결과물이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지방선거 승리의 축제를 독점했고 반쪽짜리 야권연대에 대한 진정성있는 반성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 진보에도 발을 담궜다가 보수에도 발을 담구는 어정쩡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진보정당들을 이용하기만 할뿐 자신들의 정책 선명성에는 어떤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있다. 이도저도 아닌 민주당이 바랄 수 있는 거라곤 요행뿐이다.

둘째, 지방선거 민의를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다  

6.2지방선거는 이명박 정권의 실정과 맞물려 중앙정치의 이슈가 지역현안을 압도했고 유권자들은 야권의 정권심판론에 힘을 실어 주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런 민의를 제대로 못하고 당 내부에서마저 우왕좌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고 있는 정부의 4대강 사업에는 민의를 결집시킬 수 있는 동력마저 상실하고 있다. 박준영 전남도지사가 당론과 달리 4대강 사업을 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민주당 지도부는 당론을 따르지 않고 있는 박준영 지사에게 어떤 제재 조치도 취하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이명박 정부의 허구적인 서민행보의 실체를 국민들에게 제대로 보여주지도 못하고 있다. 행보따로 정책따로의 정부의 위선에 서민들의 시름은 깊어만 가는데 이를 보듬어야 할 민주당은 신선놀음에 도끼 자루 썩는 줄 모르고 있다.

셋째, 접전 지역에 구시대적 인물을 공천한 오만함의 말로였다  

이번 재보선의 관심은 '왕의 남자' 이재오가 출마한 서울 은평을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만큼 은평을의 선거판세는 전체 재보선 선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흘러간 가요만 부르고 있었다.

아무리 현정부의 실정이 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지만 이재오 전의원은 현정권의 실세다. 지역선거에서 정권의 실세는 지역현안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구세주나 마찬가지다. 현정부의 실정과는 별개일 수도 있다. 또 관심이 집중된 지역에 내세운 인물은 전체 선거구의 이미지를 대표하게 된다.

그러나 이번에 민주당이 정권 실세 대항마로 내세운 인물은 고작 장상 전국무총리였다. 지지층의 개혁적 성향과는 정반대의 인물 공천이었다. 구시대적 냄새가 풀풀 풍기는 후보에게 야권 단일후보라는 명분은 때깔 좋은 허울에 지나지 않았다. 힙합을 즐기는지지자들에게 뽕짝만 줄기차게 틀어주는 꼴이 되고 말았다.

어찌됐건 탈 많았던 선거는 끝났고 새로운 일상이 시작되었다. 벌써부터 선거결과에 대해 제 논에 물대기하는 해석들이 분분한 모양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번 재보선 결과가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다른 시작의 승자는 누가 얼마만큼 국민들 속으로 진정성을 갖고 다가서는가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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