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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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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데파기아(폭식)와 데메테르(풍요)는 같은 신이었을까? 그리스 신화에서 아데파기아Adephagia는 폭식과 과식, 포만감 등의 개념이 의인화된 여신이었다. 이탈리아 반도 남쪽에 있는 지중해 최대의 섬 시칠리아에 그녀의 신전이 있었다. 그곳에는 곡물(특히 옥수수)의 여신 데메테르 시토스의 동상이 있었다. 이것은 ‘과식’이라는 뜻의 아데파기아가 실제로는 과식이나 폭식보다는 풍성한 수확의 여신으로 간주되었음을 암시해 준다. 다른 그리스 여신들과 달리 역사적으로 아데파기아에 관한 기록이나 이야기는 거의 남아있지 않다. 아데파기아 여신에 관해 최초로 언급은 예수의 탄생에 대해 쓴 폴레몬 일리엔시스(Polemon Iliensis, BC 202년~BC 181년)의 논평이었다. 그는 아데파기아 신전을 언급하는 ‘페리에게시세스(Periegesises, ‘여행’이라는 뜻)’이..
황금을 의인화한 신, 크리소스 크리소스Chrysus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황금(또는 부, 풍요)의 신으로 특히 상류층 사람들의 전폭적인 숭배를 받았다. 그는 제우스의 자식으로 알려졌으며 어떤 해충이나 곰팡이도 그를 집어삼킬 수 없었다. 단 인간의 욕망만이 크리소스 또는 이 최고의 소유물을 집어삼킬 수 있었다. 금은 지구상에서 가장 귀중한 금속 중 하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금은 부의 상징으로 인식되었다. 이런 현실이 비교적 덜 알려진 신인 크리소스를 당신의 삶에 금전적 부를 가져다 주는 매우 강력한 신으로 만들고 있다. 크리소스에 대한 기록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단 고대 그리스의 서정시인인 핀다로스(Pindar, BC 518~BC 438)만이 그의 작품에서 크리소스를 언급했는데 현재 그에 관한 이야기들은 모두 여기에서 인..
만선의 꿈, 아티 핀란드 신화에서 아티(Ahti)는 바다표범 또는 물개의 첫 번째 조상이었다. 아티는 바다와 호수와 강을 관장하는 신이었고, 낚시꾼과 물개 사냥꾼의 신이기도 했다. 다른 신들처럼 아티도 다양한 역할을 가지고 있었다. 고대 핀란드 사람들은 아티와 함께 숲의 여신 미엘리키(Mielikki)에게 기도를 할 때 치유 주문을 낭송했다고 한다. 숲 속 샘물에서 나오는 물은 아티의 치유력을 가지고 있었으며 다양한 질병의 치료제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아티는 수염이 덮수룩한 남성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는 바다표범이나 바다코끼리를 닮았다고 한다. 그는 또 물고기들의 아버지였다. 즉 아티는 그의 의지에 따라 물고기들을 그물로 몰아넣거나 멀어지게 할 수 있었다. 어부와 사냥꾼들이 아티를 숭배한 이유였다. 아티와 그의 아내 ..
가나스키디가 꼽추의 모습으로 등장하는 이유 가나스키디(Ganaskidi)는 나바호 인디언들의 신으로 추수와 풍요와 안개의 신으로 알려졌다. 가나스키디를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꼽추’라는 뜻이다. 그림문자나 상형문자처럼 보이는 가나스키디의 이미지는 등이 굽고 피리를 부는 사람과 닮아있다. 꼽추나 가나스키디의 공통점은 강수나 사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전승에 따르면 가나스키디는 야생 양이 신격화된 존재라고 한다. 사실 가나스키디의 굽은 등은 안개와 무지개를 짊어진 구름 주머니이다. 또 옥수수 생산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구름 주머니는 매우 무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나스키디는 꿋꿋이 버텨야만 한다. 가나스키디는 고대 나바호 주변의 협곡 암면조각에 많이 등장하고 현대에도 성스러운 존재로써 카페트 디자인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가나스키..
북유럽 최고의 사랑꾼, 프레이르 고대의 신들은 인간처럼 선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악마의 모습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북유럽의 신 프레이르(Freyr)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가장 사랑 받는 신을 꼽으라면 많은 사람들은 주저하지 않고 프레이르를 꼽을 것이다. 프레이르가 이렇듯 최고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프레이르는 바니르(Vanir) 신족 출신이다. 북유럽 신화에는 2개의 신족이 등장하는데 바로 프레이르가 속한 바니르 신족과 에시르(Aesir) 신족이다. 바니르 신족이 풍요의 신들이라면 에시르 신족은 전쟁의 신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이유로 프레이르가 풍요와 평화를 상징하는 신이 된 것은 당연하다. 프레이르는 또한 태양과 깊은 관련이 있는데 수많은 문명과 문화를 거치면서 태양 신은 각각의 판테온에서 최고신이거나 최고신에 준하..
프리아포스, 비뇨기과에 놀러간 신神 남성들에게 비뇨기과는 아주 특별한 추억이 교차하는 곳이다. 창피해서 고개를 떨구기도 했고, 막연한 자신감에 어깨를 으쓱거리기도 했던 곳이 비뇨기과였다. 포경수술 때문이었다. 어쩔 수 없이 오리마냥 뒤뚱뒤뚱 걷는 꼴이 무던히도 창피했고, 진짜(?) 남자가 됐다는 증거로 받아들이며 자신감을 넘어 자만심까지 충만하기도 했다. 확인되지 않은 지식과 잘못된 믿음이 어우러진 우리나라만의 특이한 풍경이었다. 통과의례처럼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누구나 거쳐갔던 비뇨기과였지만 최근에는 인권과 위생 논란이 제기되면서 포경수술 비율이 예전처럼 높지 않다고 하니 격세지감이다. 포경수술이 아니고도 비뇨기과는 여전히 여느 병원처럼 대놓고 다니기 민망한 곳이기도하다. 지나치게 성性과 관련된 병원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비뇨기과는 신장,..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경제력과 행복지수는 비례할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통계청이 발간한 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명목 GDP는 IMF 집계치 기준 9,291억 달러로 세계 15위에 올랐다고 한다. 반면 영국 신경제재단이 전세계 143개국을 대상으로 발표한 행복지수(HPI)는 68위를 차지했다. 이 행복지수의 평가항목은 경제적 요인, 자립, 형평성, 건강, 사회적 연대, 환경, 주관적 생활만족도 등 7개 부문으로 30개 OECD 회원국 중에서도 25위를 차지했다. 이뿐 아니다. 가끔 언론을 통해 세계 각국의 국민들에게 '자신은 행복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설문조사를 볼 때면 의외의 결과를 보게 된다. 우리는 '가난하게 사는 나라'로만 인식하고 있던 방글라데시나 부탄 등의 국민들이 미국이나 영국 등 '잘 사는 나라' 국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