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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휘날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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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왜 자국민, 민간인을 죽였는가 가면권력/한상훈 지음/후마니타스 펴냄 한국전쟁을 다룬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2003, 강제규 감독)에는 주인공 진태(장동건)의 여자 친구 영신(이은주)이 죽창을 든 한 무리의 청년들에게 끌려가 즉결 처형 직전까지 내몰리는 장면이 나온다. 청년들에게 끌려가면서 영신은 절규한다. 쌀을 준다고 해서 가입했을 뿐 무슨 단체인지도 몰랐고 어떤 활동도 하지 않았다고. 여기서 영신이 말한 단체가 바로 국민보도연맹이다. 국민보도연맹은 1949년 좌익 관련자들의 사상 전향을 목적으로 만든 관변 단체로 회원이 30만명에 달했다. 문제는 각 지역별로 할당된 회원 수가 있었기 때문에 전혀 좌익 관련 혐의가 없는 사람들까지 국민보도연맹원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30여만명에 달했던 국민보도연맹원은 '..
고부 갈등으로 되돌아본 보도연맹사건의 진실 김원일의 /1982년 어머니와 할머니의 싸움은 늘 일방적이었다. 어머니 쪽에서 먼저 발작적으로 할머니의 마땅치 못한 행동거지를 두고 험구했고 할머니는 조개가 아가리를 다물 듯 침묵으로 며느리의 그 따가운 수모를 목묵히 견뎌냈다. 어머니의 일방적인 공격이 잠잠해지면 할머니는 담배를 한 대 물고는 이렇게 어머니 듣게 혼잣말을 했다. "그래, 그래. 니 말이사 다 맞지러. 등신같은 이 늙어빠진 시에미가 잘한 기 머 있노. 자슥을 잘 낳았나. 낳은 자슥을 잘 키웠나. 아무것도 잘한 기 읎지러. 하늘 보기 부끄러버 거리귀신 돼서 객사하든가, 약 묵고 죽든가 해야지러." - 중에서- 범같은 체격의 어머니는 왜 그렇게 장작개비처럼 깡 마른 할머니를 구박했을까. 시어머니의 며느리에 대한 구박이라는 상식을 파괴한 이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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