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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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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는 누가 사는가 이스라엘에는 누가 사는가/다나미 아오에 지음/송태욱 옮김/현암사 펴냄 이스라엘에서 또다시 팔레스타인에 대한 폭격이 격렬하였다. 그들은 왜 폭력의 순환을 이어가고 있는가? 도대체 이스라엘은 어떤 나라인가? 이 책은 시오니즘 비판을 넘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내재적 비판에 도전하는 문제적 르포다. 전 세계에서 ‘귀환’한 유대인들이 민주주의를 표방하면서 팔레스타인의 역사와 문화를 수탈, 흡수하여 발전해온 이스라엘. 모순과 기만으로 가득 찬 ‘점령 문화’의 실상을 그 사회에서 추방/불가시화된 존재들, 즉 ‘부재자’의 관점에서 논한다. 난민/이등시민으로 부재자가 된 이스라엘의 아랍인들, 이 ‘부재의/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인식은 감각과 정보만으로는 부족하다. 현지의 언어, 정확한 역사적 지식, 정..
당나귀와 아내 저녁에는 젊은 시절부터 줄곧 함께 지내온 늙은 당나귀 한마리를 때려죽였다네 이유인즉슨, 그 망할 녀석이 사사건건 내게 시비를 걸어왔기 때문이지 내 몸은 아직 청년처럼 힘이 넘쳐 십리를 더 갈라치면, 녀석은 나를 노인네 취급하며 바닥에 주저앉아 꼼짝도 하지 않았고 내가 새로운 돈벌이를 생각해내면, 나를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애 취급하며 콧방귀를 뀌지 않았겠나 나는 말일세 죽은 녀석의 몸을 보기 좋게 토막을 내어 부대자루에 옮겨담았다네 미운 정이 깊어 가슴이 짠하기도 했지만 속은 더할 나위 없이 후련했다네 그날 밤 나는 술을 진탕 마신 뒤 모처럼 홀가분한 마음으로 잠이 들었고, 꿈에서 친구들과 함께 소풍을 가서 먹고 마시고 떠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네 그리고 이튿날 잠에서 깨어 죽은 당나귀의 토막이 들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