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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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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1%의 유혹 사람의 거짓말 말의 거짓말/남재일 지음/천년의상상 펴냄 은 언론 및 대중문화 강의를 하며 틈틈이 글을 써온 남재일 교수가 인문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사회 일반을 날카롭게 분석한 산문집이다. 저자는 개인, 사회, 정치, 윤리, 언어를 아우르며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일어나는 여러 구체적 증상들을 진단하고, 명징한 문장과 적확한 표현으로 무심코 지나쳐왔던 일상의 문제들을 해부해나간다. 우리 삶은 어떤 거짓말과 관념들로 이루어졌는지, 개인들은 무엇에 복종하고 있는지, 지배 이데올로기를 어떻게 자발적으로 내면화하고 있는지 멈추어 곱씹고 되짚는다. 한 가지 상황을 바라볼 때 그것에 달라붙은 여러 기존 이미지와 거짓말을 파헤쳐 본질과 실체를 드러내는 것이다. 이 책에서 그는 자본주의사회, 곧 행복이 오직 자본의 증식으로..
교황과 추기경, 이래서 다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 방문을 마치고 바티칸 돌아가는 전세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세월호 추모 행동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세월호 유족의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었다." 이 대답에 앞서 교황은 이런 말도 했다. "세월호 추모 리본을 유족에게서 받아 달았는데 반나절쯤 지나자 어떤 사람이 와서 '중립을 지켜야 하니 그것을 떼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방한 기간 중 국민들이 교황에 열광한 이유는 바로 정치를 초월한 교황의 인간적인 면모 때문이었다.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이 내민 투박한 손을 기꺼이 잡아 주었다. '종교란 원래 이런 것이었구나!'하고 무신론자들까지도 교황의 일거수일투족에 감복하지 않을 수 없었고 경외심을..
나는 왜 바보상자가 되었을까요? 나를 시청하는 게 아이의 뇌 발달과 사람들과 소통하는 데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가 있다. 아이들이 언어가 발달하기 위해서는 쌍방향의 의사소통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나는 쌍방향 의사소통이 아니고 일방적인 의사소통이기 때문에 언어가 발달하지 않는다. 나에게만 의존하다 보면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식에서 서툴러질 수 있다. 게다가 나는 화면 전환이 너무 빠르다. 채널을 돌릴까봐 그렇게 만든 것이다. 이렇게 빠른 화면 전환은 아이들은 이해하지도 못하고, 어리둥절하게끔 하는 충격을 줌으로써 지능 발달에 좋은 영향을 주지 않는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내용을 무조건 학습하는 나쁜 점도 있다. 아이들은 자신이 본 것을 무조건 따라 하는 경향이 있다. 나는 아이들에게 안 좋은 장면을 마음껏 보여주기 때문에 위험하다. 게..
목적이 상실된 현대인의 초상 이상한 정열/기준영/2013년 세족식(洗足式, 카톨릭 교회 의식의 하나)이 열리고 있는 성당, 남자의 시선이 한 여성의 다리를 향하고 있다. 이 남자의 이름은 프란시스코이고 그가 그렇게 집중하고 있던 다리의 주인은 글로리아다. 그 날 이후 프란시스코는 병적일 만큼 글로리아에게 집착한다. 글로리아는 프란시스코의 친구와 결혼할 사이다. 프란시스코는 이 사실을 알고 있지만 글로리아에게 끊임없는 구혼을 하고 끝내 결혼에 성공한다. 그러나 이들의 결혼 생활은 순탄하게 흘러가지 못한다. 프란시스코의 의처증 때문이다. 결국 두 사람은 짧은 결혼 생활을 청산하고 프란시스코는 사제의 길을, 글로리아는 라울과 결혼해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과 함께 프란시스코가 있는 성당을 방문한다. 헤어진 아내를 몰래 훔쳐본 프란시스코는..
야마시꾼은 절대 못당할 참꾼의 염력, 현실에서도 그럴까 고수/이외수/1979년 노름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아마 '참꾼'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속임수를 전혀 쓰지 않는 사람을 일컬을 때 쓰는 말이다. 참꾼의 무기는 염력이다. 오직 마음의 힘만으로 승부를 가늠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속임수가 뛰어난 '야마시꾼'이라 해도 이 참꾼을 당할 재간은 없다고 들은 적이 있다. -이외수의 중에서- 이외수의 소설 는 참꾼과 야마시꾼이라는 노름판 주역(?)들 사이에 떠도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사기와 협작만 존재할 것 같은 노름판에도 거스를 수 없는 일종의 진리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속임수가 뛰어난 야마시꾼이라 해도 절대 참꾼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이다. '참꾼'이 정정당당하게 겨루는 노름꾼이라면 '야마시꾼'은 사기꾼 정도에 해당할 것이다. 문득 떠..
절망을 극복하는 방법 사막을 건너는 법/서영은/1975년 작열하는 태양이 그나마 남은 습기마저 온전히 빨아들이는 곳, 생명이란 태초의 기억 속에 갇혀버린 곳, 땅으로부터 상승하는 열기에 삶의 이유마저 흔들리는 곳, 신화 속 이야기의 재현인 양 살 한 점 붙어있지 않은 백골이 뿌려진 곳. 극한 도전의 단골메뉴이자 마지막 단계인 사막은 그렇게 절망이라는 이름으로 인간의 도전에 쓴 웃음을 연신 내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막 맞은 편에 희망이 있다면, 그래서 꼭 건너야만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사막 입구에서 그저 주저앉을 것인가, 무색 무취의 화염 속으로 뛰어들 것인가 선택을 강요받는다면 아니 삶에 대한 열정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당신은 저 절망의 사막을 건너야만 한다. 강요된 선택이건 자발적 선택이건 당신이 해야..
노동절에 다시 읽는 시 '노동의 새벽' 노동의 새벽/박노해/1984년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의 암울한 생활 속에서도 희망과 웃음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며 활동하는 노동형제들에게 조촐한 술 한상으로 바칩니다. 노동자 시인 박노해의 첫 시집 은 '1984년 타오르는 5월에' 이 땅의 노동형제들을 향한 저자의 애틋한 사랑과 연대의 말로 시작된다. 어쩌면 저자는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 쓰러져간 수많은 노동자들에 대한 애도를 '조촐한 술 한상'을 바치는 심정으로 시를 썼는지도 모르겠다. 벌써 횟수로 삽십 년이다. 이 노동자의 삶을 그린 어떤 소설이나 시보다도 감동과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저자가 이 땅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온몸으로 부대낀 노동자였기 때문일 것이다. 피끓는 대학 시절 읽었던 을 다시 꺼내 든 노동절 아침, 세 번씩이나 변신을 거듭했던 강..
열여덟 살 소년 제화공의 죽음과 천하무적의 길 천하무적/김남일/1991년 19대 대통령 선거일이 5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투표시간 연장이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각 후보 진영간 정치공학적 이해타산으로 시작됐지만 사실은 훨씬 이전부터 국민들이 요구해온 주장이기도 하다. 현행 투표시간은 민주주의의 원칙 중 하나인 국민 참정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투표시간 연장을 두고 각 후보 진영은 극명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는 모양이다. 통합민주당 문재인 후보측과 무소속 안철수 후보측은 투표시간 연장에 찬성하는 반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측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30일 박근혜 후보는 '100만 정보방송통신인과 함께 하는 박근혜 후보 초청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투표일을 공휴일로 지정한 데가 우리나라밖에 없으며 투표시간을 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