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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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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색없는 여신, 아베구우 아직까지 새벽이면 닭살이 돋을 정도로 새벽 공기가 차갑지만 낮에는 아침에 입은 옷들이 거추장스러울만큼 덥다. 게다가 일하는 현장에는 벌써부터 모기가 득실댄다. 특히 야간 현장이라 앞으로 펼쳐질 모기와의 전쟁을 생각하면 고개가 절로 흔들어진다. 공단을 관통하는 개천을 끼고 있으니 여름이면 일보다는 모기를 쫓다 지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마도 갈대가 우거진 개천에는 모기의 애벌레인 장구벌레가 그득할 것이다. 그래서 요즘같은 밤이면 일하다 말고 비가 좀 왔으면 하고 간절한 바람을 되뇌어본다. 다른 지역은 비가 너무 와서 문제라는데 대전에는 좀처럼 비다운 비가 내리질 않는다. 현장 앞 개천을 휩쓸 정도의 비가 한번만 와줘도 올 여름 모기 걱정은 안해도 될텐데. 화장실 들어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른 게 사람 마..
오리온, 오줌에서 태어나 별이 된 거인 밤 하늘을 바라볼 때마다 실망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어릴 적 보았던 밤 하늘이 아니어서다.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밤 하늘을 가득 채운 별들은 어릴 적 꿈의 대명사였다. 황사니 미세먼지니 해서 요즘 밤 하늘은 달만 덩그러니 떠 있고 별은 좀체 보이질 않는다. 도시의 밤 하늘은 더더욱 그렇다. 인류가 가장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온 자연의 대상이 바로 밤 하늘의 별이다. 별을 바라보며 운명을 점쳤고 먼 바다의 여행자에게는 별이 길라잡이 역할을 했다. 또 별을 보며 변치 않을 우정을, 사랑을 약속한다. 수만 년의 인류 역사에서 수많은 변화가 있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별만큼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나마 겨울은 별을 많이 볼 수 있는 계절이다. 밤이 길어서이기도 하겠지만 겨울이 차고 건조한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