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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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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가 남성지배사회라고? 남성도 착취당한다 소모되는 남자/로이 바우마이스터 지음/서은국, 신지은, 이화령 옮김/시네마북스 펴냄 현대사회에 있어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똑똑한 것도 아니고, 여성에 대한 사악한 음모자들도 아니다. 남녀의 차이는 기본적인 호불호와 관련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 남녀 차이는 남성이 다른 남성을 어떻게 대하는지, 이 남성들의 관계방식이 여성들간에 이루어지는 관계방식과 어떻게 다른지에 기인한 것이다. 또한 남녀 차이는 문화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관련된 것이다. 남성들이 갖게 된 우연적 요소로 인해 문화는 여성보다는 남성들의 관계모형을 근간으로 발전되었다. 이 책에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잘하는 일은 무엇이고, 문화가 왜 이러한 일들을 남성에게 맡기고 해당 일들에 있어서 남성들을 착취하는지에 대해 여러 근거를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내 딸과 딸의 딸들을 위한 가슴 이야기 내 딸과 딸의 딸들을 위한 가슴 이야기/플로렌스 윌리엄스 지음/강석기 옮김/MID 펴냄 지난해 초 필자는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는 논문을 한 편 읽었다(학술지 2013년 2월 14일자). 동아시아인에게 보이는 직모를 결정하는 유전자(EDAR)가 밝혀졌다는 내용으로, 동아시아인 대다수는 이 유전자의 변이체를 갖고 있다. EDAR 유전자는 엑토디스플라신 A 수용체 단백질을 만드는데 동아시아인의 경우 이 단백질의 370번째 아미노산이 발린(V)에서 알라닌(A)으로 바뀐 변이형(370A)이다. 이 수용체 단백질은 태아발생시 외배엽의 발달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경로에 있으면서 피부, 머리카락, 손톱, 이, 땀샘 등의 발달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아시아인 대다수가 지니고 있는 변이형은 신호에 더 민감..
양심적인 일본인이 쓴 위안부 이야기 일본군 위안부가 된 소녀들/이시카와 이쓰코 지음/손지연 옮김/삼천리 펴냄 지난 8월18일 방한중이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명동성당에서 열린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손을 잡았다. 김복동 할머니는 교황의 손을 잡고 “위안부 문제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는 말을 했고 교황은 고개를 끄덕였다. 김복동 할머니는 나비 모양의 배지를 교황에게 건넸다. 교황은 할머니에게서 받은 배지를 자신의 제의에 달았다. 일명 '희망 나비' 배지로 알려진 나비는 여성들이 차별과 폭력으로부터 해방되기를 염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종군 위안부라는 제목에서 ‘종군’은 자칫 피해자들이 자발적으로 군에 따라간 것처럼 생각되기 쉬우므로, 이번에 일본군 ‘..
남성과 여성, 누가 책을 더 많이 읽을까 독서에 관한 상식은 때로 전혀 예상 밖의 결과를 나타내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로 독서 홍보에 열을 올리지만 실제 한국인의 독서 행태 조사를 보면 무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에 책을 더 많이 읽은 것으로 조사되기도 한다. 또 전자책의 등장으로 종이책 시장이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 같이 예상됐지만 여전히 종이책 시장은 탄탄한 독서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자 또한 전자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종이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종이책의 활자가 주는 따뜻함 때문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한편 여성과 남성 중 누가 더 책을 많이 읽을까 궁금한 적이 적지 않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삶의 형식에 따라 독서 행태가 어떻게 달라질지 호기심을 갖고 있..
초경을 앞둔 소녀의 눈에 비친 여자의 일생 중국인 거리/오정희/1979년 나는 다시 손안의 물건들을 나무 밑에 묻고 흙을 덮었다. 손의 흙을 털고 나무 밑을 꼭꼭 밟아 다진 뒤 일정한 보폭을 유지하는데 신경을 쓰며 장군의 동상을 향해 걸었다. 예순 번을 세자 동상이었다.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분명히 두 계절 전 예순다섯 걸음의 거리였다. 앞으로 다시 두 계절이 지나면 쉰 걸음으로 닿을 수가 있을까. 다시 일 년이 지나면, 그리고 십 년이 지나면 단 한 걸음으로 날듯 닿을 수 있을까. - 중에서- 오정희의 소설 는 성장소설이다. 대부분의 성장소설에서는 남자 아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지만 는 열 두살 소녀가 화자이자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여성 작가의 여자 아이를 주인공으로 한 성장소설이라는 점에서 남자 아이의 성장소설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이야기..
아버지의 가부장적 폭력과 딸의 충격적 일탈 저녁의 게임/오정희/1979년 악보를 정리하는 일을 하고 있는 성재는 어릴 적 아버지로부터 폭행을 당해 귀가 멀어버린 여자다. 어느 날 트럭의 경적소리를 듣지 못한 채 앞서 가다가 트럭 운전수로부터 뺨을 맞고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폭력을 떠올리며 아버지에 대한 증오심을 갖게 된다. 술만 취하면 폭력을 행사하곤 했던 아버지 때문에 오빠와 어머니가 죽었지만 그녀는 아버지에 대한 증오만 있을 뿐 지금은 치매에 걸려있는 아버지를 떠나지 못한다. 제정신이 아닌 아버지이지만 자신의 건강에 욕망에는 무한한 집착을 보인다. 어느 날 탈주범이 그녀의 집을 침입하게 되고 그 충격으로 잊었던 과거를 생각해 내고는 잃어버렸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매일 저녁 습관처럼 반복되는 아버지와의 화투놀이, 그날 밤 그녀는 다시 시작된..
안드로마케,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에우리피데스의 /BC431~BC404년 사이에 초연됐을 것으로 추정 올해 노벨 평화상은 세 명의 여성이 공동수상했다. 민주화 운동의 공적으로 엘렌 존슨 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과 예멘의 인권운동가 타와클 카르만이 수상했고 또 한 명의 수상자인 라이베리아의 레이마 보위는 '여성 평화와 안전 네트워크 아프리카(Women Peace and Security Network Africa)'에서 이사직을 맡으며 여성의 사회참여를 위한 활동이 인정되었다고 한다. 특히 노벨위원회의 이들 세 여성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이유로 오늘날 여성은 전쟁과 갈등 속에서 폭력과 강간 등에 가장 고통받고 있는 존재로 최근 민주화 운동이 한창인 아랍의 봄 역시 이와 같은 주제로 시작되었으며 여성이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트로이의 여인들과 위안부 할머니들의 천번째 수요집회 에우리피데스의 /BC 415년 초연 오늘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1,000번째 수요집회가 있는 날이다. 1992년 1월8일 수요일에 시작되어 매주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오늘에 이른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현재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중 생존자는 겨우 63명뿐이라고 한다. 그러나 위안부 할머니들의 피맺힌 절규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게다가 정치적 논쟁거리로 전락하고 만 친일파 청산은 해방이 되고 6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오히려 현정부 들어 일제 강점기를 근대화의 시작이라고 주장하는 목소리까지 심심찮게 들리고 있으니 이런 상황을 지켜봐야만 하는 위안부 할머니들은 피를 토하는 심정일 것이다. 전진할 것만 같던 역사의 수레바퀴가 후진기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