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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윤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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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질 친일파가 한국 대표 여성 시인으로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vs 지원병(志願兵)에게/모윤숙(1910~1990) -나는 광주 산골을 헤매다가 문득 혼자 죽어 넘어진 국군을 만난다- 산 옆 외따른 골짜기에/혼자 누워 있는 국군을 본다/아무말, 아무 움직임 없이/하늘을 향해 눈을 감은 국군을 본다. 누런 유니폼, 햇빛에 반짝이는 어깨의표지/그대는 자랑스런 대한민국 소위였고나/가숨에선 아직도 더운 피가 뿜어 나온다. 장미 냄새보다 더 깊은 피의 향기여!/엎드려 그 젊은 주검을 통곡하며/나는 듣노라! 그대가 주고간 마지막 말을. 나는 죽었노라, 스물 다섯 젊은 나이에/대한민국의 아들로 나는 숨을 마치였노라./질식하는 구름과 바람이 미처 날뛰는 조국의/산맥을 지키다가/드디어 드디어 나는 숨지었노라. -중략- 이 원수의 운명을 파괴하라, 내 친구여!/그..
모란은 정말 향기가 없을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꽃을 보며 성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랑하는 이에게 바치는 꽃 한송이는 세상 그 어떤 선물보다 진한 감동을 준다. 꽃이 발하는 빛은 눈을 즐겁게 하고 그 꽃이 풍기는 향기는 심신을 평안하게 해준다. 그런데 향기없는 꽃이 있단다. 그야말로 '앙꼬없는 찐빵' 신세란 말인데, 바로 모란이 그렇단다. 동양에서는 예로부터 모란을 꽃 중의 왕으로 여겼다. 서양에서 장미를 꽃의 여왕으로 부르는 것처럼 말이다. 신라시대 설총이 신문왕의 무료함을 달래주기 위해 지었다는 [화왕계]를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할미꽃은 꽃들의 왕 모란에게 아첨하는 장미를 경계하라고 간했으나 듣지 않았다. 그러자 할미꽃은 '요염한 꽃을 가까이 하면 충신을 소원하게 여긴다'며 떠나려하자 왕이 크게 깨닫고 사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