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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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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비에도 꽃다지에는 봄이 찾아왔습니다 어제는 방사능비다 황사비다 해서 기분좋게 내리는 비에도 지나가는 사람마다 우산을 받쳐드는 모습이 못내 아쉽게 느껴지는 하루였습니다. 늘 그리던 봄비처럼 소리없이 보드라운 감촉이 느껴질법한데도 우산을 받치지 않으면 왠지 뻘줄할 것 같았죠. 자연의 선물을 거부해야만 하는 아쉬움을 달랠겸 해서 출근길에 꽃다지를 들렀습니다. 띄엄띄엄 달라붙은 초록이 겨울을 버티지 못할 것 같더니만 어느새 싱그런 빛으로 새단장을 했더군요. 끝날줄 모르는 불경기로 졸업 입학 시즌에도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고 하시던데 오랫만에 찾은 어제는 주문받은 꽃바구니를 만드느라 눈코 뜰새없이 바쁜 사장님을 보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때가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봄처럼 우리네 팍팍한 삶도 봄빛으로 충만하길 기대해 봅니다.
돌이라고 막대하지 마라!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더니....돌도 예외는 아니나보다. 언젠가 무료해서 화분 장식용으로 쓰려고 준비해 두었던 자갈에 철사와 조화 및 소품을 이용해 소박한 장식을 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방문한 손님이 팔 수 없겠냐고 해서 지금은 돌잔치 장식용으로 만들고 있다네요. 처음부터 계획된 작품이 아니라서 장비라곤 펜치와 손뿐이네요. 펜치를 이용해 철사를 유선형으로 감아주는 작업이 쉬워보이지는 않습니다. 연성이 좋은 철사인지 마치 기계로 만든 것처럼 정교해 보입니다. 사실 처음엔 이런 모양의 철사가 기성품으로 나오는 줄 알았거든요. 비록 조화지만 돌위에 잔디도 심고 꽃도 피우고 무당벌레도 붙여놓으니 자연의 향기가 물씬 풍기네요. 돌에 붙은 이끼 위에 핀 꽃 한송이가 무당벌레를 유혹하나 봅니다. 세상에 쓸모없이 사라지는..
페르시아 여왕의 보석, 채송화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 채송화도 봉숭아도 한창입니다...." 어릴적 누구나 불러보았을 동요, ....회색빌딩숲에 갇혀 사는 우리로서는 영원히 돌아가고픈 추억의 한 장면이 되었다. 아빠하고 같이 꽃밭을 만들 수 있는 단 한 평의 흙이 그리운 시대를 살고 있다. 동요가 현실이 되는 꿈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며칠 전 오랫만에 꽃다지에 들렀는데 더위도 쉬고 갈만큼 예쁜 꽃이 눈에 들어왔다. 휴대폰을 꺼내 사진으로 몇 장 남기고 사장님께 무슨 꽃이냐고 물었더니 채송화란다. 이게 동요에서 듣던 그 채송화? 왠지 모를 친근함과 호기심이 발동했다. 집에 와서 채송화를 검색해 보니 꽃말이 가련과 순진이란다. 하기야 바람에 하늘하늘 스러지는 모습이 딱 어울리는 꽃말이다. 영어 이름(rose moss)처럼 장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