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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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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70주년에 읽는 詩 '화산도' '4.3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 여러분, 제주도민 여러분. 돌담 하나, 떨어진 동백꽃 한 송이, 통곡의 세월을 간직한 제주에서 "이 땅에 봄은 있느냐?" 여러분은 70년 동안 물었습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께 제주의 봄을 알리고 싶습니다. 비극은 길었고, 바람만 불어도 눈물이 날만큼 아픔은 깊었지만 유채꽃처럼 만발하게 제주의 봄은 피어날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추념사' 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제 70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한 말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현직 대통령으로는 두 번째로 4.3 추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이념의 이름으로 희생당한' 이들에 대한 복권을 선언했다. 아픈 역사, 굴곡된 역사를 끊는데 70년. 사람이 나서 죽을 시간만큼의 세월 동안 아픈 역사를 치유해 ..
구뜰한 맛, 이곳이 진짜 맛집 맛을 표현하는 우리말 ▲ 변변하지 않은 국이나 찌개의 맛이 구수할 때 '구뜰하다'라고 한다. 사진>서울신문 그리고 뭣에 떠다 밀렸는지 나의 어깨를 짚은 채 그대로 픽 쓰러진다. 그 바람에 나의 몸뚱이도 겹쳐서 쓰러지며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 -김유정의 소설 중에서- 불온한 상상은 하지 마시라! 결정적인 장면에서 스크린을 온통 달빛 가득한 밤 하늘로 채우는 19금 영화가 아니니까. 김유정의 소설 의 마지막 장면은 열일곱 살 시골 소년과 소녀의 소박하기 그지없는 애정행각(?)으로 그간의 갈등이 해소된다. 그 장소는 다름아닌 노란 꽃이 흐드러지게 핀 동백나무(생강나무의 강원도 방언) 아래다. ..
김유정의 <동백꽃>에서 알싸한 그 냄새의 정체 그리고 뭣에 떠다밀렸는지 나의 어깨를 짚은 채 그대로 픽 쓰러진다. 그 바람에 나의 몸뚱이도 겹쳐서 쓰러지며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 "너 말 마라." "그래!" 조금 있더니 요 아래서 "점순아! 점순아! 이년이 바누질을 하다 말구 어딜 갔어!" 하고 어딜 갔다 온 듯싶은 그 어머니가 역정이 대단히 났다. 내려간 다음 나는 바위를 끼고 엉금엉금 기어서 산 위로 치빼지 않을 수 없었다. -김유정의 소설 중에서- 1936년 『조광』 5월호에 발표된 김유정의 소설 은 산골을 배경으로 열일곱 살의 주인공 '나'와 점순이의 순박한 애정행각을 해학적으로 그려냄으로써 삶의 기반을 잃고 떠도는 가난한 사..
비올레타의 동백꽃이 참죽나무가 된 사연 프랑스 파리 사교계의 미모의 무희 비올레타와 프로방스 출신의 순정적인 청년 알프레도와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오페라 '라트라비아타'가 생경한 독자도 파바로티의 목소리로 유명한 '축배의 노래, Libiamo ne’ lieti calici' 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에서 비올레타와 알프레도가 첫 눈에 반한 장면에서 둘이 부른 노래가 바로 '축배의 노래, Libiamo ne’ lieti calici'다. 베르디(Giuseppe Verdi. 1813∼1901)가 작곡한 '라트라비아타'는 1853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처음으로 공연됐고, 우리나라에서는 1948년 1월 명동 시공관에서 '춘희'라는 제목으로 첫선을 보였다. 오페라 '춘희'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공연될 당시 좌우 대립이 극렬했던 정치..
상상 자유, '봄봄'의 뒷이야기 만들기 [20세기 한국소설] 중 김유정의 『봄봄』/「조광」2호(1935.12)/창비사 펴냄 김유정표 해학과 익살을 대표하는 작품을 꼽으라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봄봄』을 꼽겠다. 맛깔스럽다. 이보다 더 적절한 단어가 있었으면 좋겠다. 김유정이 당시 농민들이 사용하던 비속어와 강원도 사투리 등을 섞어가며 생생한 현장감을 더해주고 있는 소설이 『봄봄』이다. 소설 속 인물들간 갈등이 깊어갈수록 독자들의 입가에는 굵은 미소가 번져간다. 특히 머리 속에 그려지는 장면들까지 더해지면 그야말로 배꼽이 달아나도 모를 지경이 된다. 지나치게 웃다 보면 눈물이 난다. 어느덧 그 웃음은 즐거워서가 아니라 슬픔의 눈물로 변하여 간다. 김유정이 만들어내는 웃음이 위대한 까닭이다. 오늘은 그냥 웃어볼까 한다. 그 동안의 딱딱했던 교..
순수한 열일곱, 그들의 사랑이 슬픈 이유 [20세기 한국소설] 중 김유정의 『동백꽃』/「조광」7호(1936.5)/창비사 펴냄 김유정은 도스토예프스키, 체호프, 고골, 루쉰 등의 작품을 즐겨 읽었다고 한다. 짧은 생을 살다간 김유정이 왜 그토록 기층민중의 삶을 묘사하는 데 집착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김유정이 그려내는 소설들은 농민소설이라기보다 농촌소설에 가깝다. 김유정의 시선이 향하고 있는 곳은 농촌현실에 대한 냉혹한 비판보다는 그 농촌을 배경으로 살아가고 있는 민중들의 순박한 삶이기 때문이다. 한편 유쾌한 해학이 곁들여진 김유정의 농촌에는 슬픔이 있다. 김유정의 소설은 잔잔한 미소, 때로는 박장대소 하고 읽다 보면 알 듯 모를 듯 식민지 농촌현실이 영화필름처럼 머리 속을 채우기 시작한다. 김유정표 해학이 주는 매력이다. 소설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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