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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4.07 거기 가 있다가 천년 뒤에나 오고싶으오 (3)

 

소원 -고 은-

제주도 삼년동 똥도야지가 똥 먹고 나서 보는 멍한 하늘을 보고 싶으오.
두어달 난
앞집 얼룩강아지 새끼의 빠끔한 눈으로
어쩌다 날 저문 초생달을 보고 싶으로.

지지난 가슬 끝자락 추운 밤 하나
다 샌 먼동 때
뒤늦어 가는 기러기의 누구로
저기네
저기네
내려다보는 저 아래 희뿜한 잠 못 잔 강물을 보고 싶으오.

그도 저도 아니고
칠산 바다 융융한 물속의 길찬 가자미 암컷 한두분
그 평생 감지 않은 눈으로
조기떼 다음
먹갈치떼 지나가는 것 물끄럼 말끄럼 보고 싶으오.

폭포나 위경련으로 깨달은 바

너무나 멀리 와버린
내 폭압의 눈 그만두고
삼가 이 세상 한결의 짐승네 맨눈으로
예로 예로 새로 보고 싶으오.

거기 가 있다가 천년 뒤에나 오고 싶으오.

 

**오늘은 포스팅을 쉽니다. 빈걸음 할까 보아서 고은 시인의 시 한 편을 담았습니다. 「창작과 비평」2012년 봄호에 실린 시입니다. 멋진 주말 보내십시오.**

Posted by 사용자 여강여호 트랙백 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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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2.04.07 09:58 신고

    감동에 머물다 갑니다.

  2.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jsapark.tistory.com BlogIcon 탐진강 2012.04.07 12:57 신고

    고은 시인의 시가 오늘날의 우리들 마음을 읽는 듯 합니다.

  3.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www.theuniuni.com/ BlogIcon cheap bras 2012.06.20 16:34

    Amazing write-up! This could aid plenty of people find out more about this particular issue. Are you keen to integrate video clips coupled with these? It would absolutely help out. Your conclusion was spot on and thanks to you; I probably won’t have to describe everything to my pals. I can simply direct them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