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살아남은 스칸디나비아 지혜의 여신, 스노트라

2026. 3. 22. 10:08세계의 신들

북유럽 신화에서 스노트라(Snotra)는 지혜, 신중함, 예의 바른 행동과 연관된 아신주르(Asynjur, 에시르 신족 여성 신들) 중 하나였다. 그녀는 13세기 아이슬란드 학자 스노리 스툴루손이 쓴 <산문 에다>에만 등장하며 에시르 여신들 목록에서 열세 번째로 열거되었다. 그녀의 이름은 ‘현명한’ 또는 ‘신중한’이라는 뜻의 고대 노르드어 형용사 ‘스노트르(Snotr)’에서 유래했다. <산문 에다>의 ‘길파기닝(길피의 속임수)’ 부분에서 스노트라는 여신들의 목록에 포함되는데 결혼의 여신 프리그가 총애하는 수호신 흘린 다음에, 신마 호프바르프니르를 탄 전령의 신 그나 앞에 등장하지만 이 짧은 열거 외에는 그녀에 대한 독립적인 신화, 업적, 숭배에 관한 자료는 언급되어 있지 않다.

 

 

13세기 초 아이슬란드 학자인 스노리 스툴루손이 집필한 <산문 에다>는 북유럽 신화와 전설의 보고로 기독교 이전의 스칸디나비아 우주론과 신들을 기록하고 있다. 지혜의 여신 스노트라는 16명의 아신주르를 간략히 묘사한 이 <산문 에다>의 ‘길파기닝’ 부분에 등장한다. 이 목록에서 열세 번째로 등재된 스노트라는 ‘현명하고 예의바른’이라는 표현으로 묘사되며 지혜를 보여주는 신은 그녀의 이름을 따서 스노트라라고 불린다는 설명이 있다. <산문 에다>의 ‘스칼드스카파르말(시적 표현)’ 부분에서 스노트라는 추가적인 설명없이 27명의 아신주르 중 한 명으로 기록되어 있다.

 

13세기 말에 쓰여진 스칸디나비아의 전설적인 사가(Saga, 북유럽 중세 문학의 한 장르로 일종의 장편소설. 참고로 단편소설은 사트르, 시는 에다/스칼드)인 가우트렉스 사가에서 스노트라는 서고틀랜드의 외딴 숲에 사는 우둔하고 어리석은 농부 가정의 장녀였다. 그녀의 부모인 인색한 스킨플린트와 검소한 토트라 그리고 형제들은 극도의 절약한 생활을 하고 있었으며 특별한 일이 있을 때 길링의 절벽에서 뛰어내려 생을 마감하는 기이한 관습을 따르며 살고 있었다. 그러나 스노트라는 뛰어난 지능과 예의로 가족들과는 뚜렷이 대조되었으며 이는 그녀의 이름에 담겨 있었다.

 

관대하지만 영리한 서고틀랜드 왕 가우티가 사냥 중 길을 잃고 농장에 도착하자 가족은 공포와 적대감에 휩싸였지만 스노트라만이 침착하게 그들의 이상한 관습을 설명하고 왕과 대화를 나눴다. 그날 밤 가우티는 그녀를 임신시켜 아들 가우트렉을 낳았다. 이 사건으로 스노트라의 부모와 형제들 그리고 노예들은 절벽에서 몸을 던졌고 가족 중 스노트라만이 유일한 생존자가 되었다. 그녀는 이후 어린 가우트렉과 함께 가우티의 궁정으로 갔고 가우트렉은 가우티의 임종 이후 왕의 후계자로 인정받아 스노트라는 게아트족과 고트족 혈통의 조상이 되었다. 여기서 스노트라는 신성한 존재라기보다는 인간 여성이었으며 여신 스노트라와 언어적 뿌리를 공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