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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포스팅/북 리뷰

88만원 세대와 IMF 세대, 10년 터울 친구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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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뷰 책분야 1위의 파워블로거, 따뜻한 카리스마님이 자신이 출간할 책의 제목에 대한 블로거들의 의견을 묻고 있었다. 대략 '심리학이 20대에게 묻다'와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로 고민하고 있는 듯 했다. 내 선택은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였다. 블로그를 하면서 처음으로 나는 왜 '20대에게' 대신 '청춘에게'를 선택했을까?
따뜻한 카리스마님이 밝힌 대략적인 책 내용이 비단 20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하나는 비록 40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20대'라는 한정적인 단어보다는 '청춘'이라는 보다 포괄적인 개념을 통해 새로 출간될 책에 동참하고 싶었다.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가 제목으로 결정되었고 비록 나 혼자만의 의견으로 결정된 건 아니지만 블로그를 하면서 처음으로 맺은 친구 블로거와의 간접적인 만남에 작은 희열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결국 서둘러 예약주문까지 하게 되었다.
 
심리학이청춘에게묻다나를잃어버린20대를위한심리학교실
카테고리 자기계발 > 성공/처세 > 인생처세술
지은이 정철상 (라이온북스,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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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하기만 했던 기다림의 시간을 보낸 후 예약주문한 책을 받자마자 읽어 내려간 책 속에서 어쩌면 지금의 20대가 나와 닮았을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아니 '88만원 세대'라 불리는 요즘의 20대가 소위 'IMF 세대'인 30대 후반의 더 악화된 재연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의 세월이 흘렀건만 그때와 지금 똑같이 겪고 있는 청년 실업의 해결책에는 변화가 없다는 사실에 자괴감마저 들었다. 그때도 그랬듯이 지금도 지도자의 입에서는 '눈높이를 낮추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정부 정책 부재의 원인을 실업난을 겪고 있는 당사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탁상공론으로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는 이들이 실업현장의 심각성을 알고나 있을까? 눈높이 때문에 먹고 사는 문제를 포기한 배부른 청춘들이 얼마나 될까? 일자리 정책은 없으면서 국민들이 반대하는 사업에는 수십조원을 낭비하고 있는 위정자들의 목소리만 소음이 되어 왁자지껄한 세상이다.

그렇다고 기댈 곳을 잃어버린 20대를 포함한 청춘들이 자포자기한 채 허황된 꿈만 쫓아가기에는 너무도 젊고 희망이 사라진 사회는 20대의 에너지를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의 저자 정철상은 자기계발 전문가다. 자기계발 전문가답게 그가 현장에서 겪은 혼돈하는 20대의 실상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부제가 ['나'를 잃어버린 20대를 위한 심리학 교실]이지만 저자는 굳이 20대에 한정짓지 않는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수많은 '어른 아이'인 30,40대에게도 유용한 삶의 지침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이 책의 출발은 작은 호기심, '왜 나는 나이 마흔이 넘도록 나 자신을 못 차고 있나'하는 나 자신의 푸념에서 시작되었다. 엄밀히 말하면 그것은 호기심이 아닌 절박함이었을 것이다." -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프롤로그 중에서 -

사실 저자가 20대에게 제시하는 삶의 방향은 새로울 게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바로 여기에 함정이 있다.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모르고 방향을 잃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알고 있지만 아는대로 삶을 이끌어갈 수 없는 이유는 기존에 알고 있던 상식들이 자신의 몸에 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는 소위 말하는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늘 그렇듯이 나와는 상관없는 얘기가 아닌 마치 내 얘기같은 절절함을 느끼게 해 준다.

무엇보다도 전문가의 위압적인 충고가 아닌 저자 자신의 체험을 통해서 20대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돋보이고 기성세대로서의 혼돈하는 20대에 대한 미안함도 엿보인다. 또 20대가 관심있는 분야에 대해 허투루 보지 않고 전문가로서의 체면도 과감히 내던지는 모습에서 일체감과 공감을 동시에 느껴진다.


"아, 나도 20대 청춘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욕망이 들었다. 모르는 남녀가 살을 맞대고 춤을 출 수 있다니! 다음에 같이 가자고 농을 걸었더니 절대 안 된다고 한다. 학부모라고 말하고 잠깐 들어가면 몰라도 내 나이에 클럽 출입은 안 된다는 것이다." -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부비부비, 몸으로 말하는 클럽문화> 중에서 -

자기계발 전문가로서 저자는 방황하는 20대에게 '나'를 찾을 수 있는 해법들을 어렵지 않게 조언해 주고 있다. 도식적인 얘기들이 아닌 주변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해 준다.

● 과거를 돌아보며 자전적 이야기를 기록해본다.
● 지나온 경험에서 성과를 냈던 일을 찾아본다.
●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 다른 사람들을 통해 자기를 살펴본다.
●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강점을 찾을 수 있는 5가지 방법> 중에서

부록으로 제시된 <16가지 성격유형별 자기계발 방안>도 꼼꼼히 읽어봄직 하다.

저자는 말한다. 청춘의 젊음은 단순한 방황이 아니라 성장의 시작이라고, 육체와 달리 마음의 성장은 스스로 다짐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다고....20대에게 아니 우리 청춘에게 필요한 것은 모순덩어리 사회를 한탄만 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불만도 표출하고 동시에 자기계발에도 힘껏 매진해야 한다. 더불어 경쟁만을 부추기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타인과의 어울림에도 소홀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는 무리가 아닌 사회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 '88만원 세대'와 10년 터울 친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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