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5. 25. 07:00ㆍ신화와 전설
페르시아 신화(조로아스터교)의 이원론에서 앙그라 마이뉴(Angra Mainyu)는 악하고 파괴적인 신이었다. 신화의 초기 판본에 따르면 앙그라 마이뉴는 스펜타 마이뉴의 쌍둥이 형제로 둘은 조로아스터교의 최고신이자 지혜의 신인 아후라 마즈다(또는 오르미즈드, 오르마즈드)의 아들이었다. 앙그라 마이뉴의 본질은 그의 주된 별칭인 '드루즈(Druj)' 즉 '거짓'에 잘 드러나는데 이는 탐욕, 분노, 질투로 표현되었다. 빛의 신 스펜타 마이뉴를 공격하기 위해 앙그라 마이뉴는 질투와 그와 유사한 성질을 지닌 악마 무리를 창조했다. 그의 공격으로 세상은 혼란과 고통에 빠져들었는데 사람들은 결국에는 아후라 마즈다가 앙그라 마이뉴를 물리칠 것이라고 믿었다. 그들만의 영역에 갇힌 앙그라 마이뉴의 악마들은 서로를 잡아먹을 것이며 그의 존재 또한 소멸될 것이었다. 후대의 이원론에서는 창조신인 아후라 마즈다가 선의 힘 그 자체였으며 앙그라 마이뉴는 그의 악하고 파괴적인 대척점으로 둘 다 영겁부터 존재했다고 여겨졌다. 현대 인도의 조로아스터교도인 파르시족은 앙그라 마이뉴를 인간의 악한 성향에 대한 은유로 해석하고 있으며 그 중요성을 축소하는 경향이 있다. 이로써 아후라 마즈다는 전능한 존재로 복원되었다.

아리만(Ahriman. 아베스타어인 앙그라 마이뉴의 중세 페르시아 이름)이라고도 불리는 앙그라 마이뉴는 초기 페르시아(이란) 신화, 조로아스터교, 주르바니즘(조로아스터교의 종교 운동)에서 악령이자 어둠과 혼돈의 군주로 인간의 혼란, 실망, 갈등의 근원이었다. 그는 또한 선한 영을 상징하는 아후라 마즈다 또는 오르무즈드라고도 불리는 스펜타 마이뉴와 대립하는 존재였다. 초기 페르시아 다신교에서 아후라 마즈다는 신들의 왕이자 우주의 창조자였으며 앙그라 마이뉴는 악마 군단의 군주로서 아후라 마즈다의 적이었다. 조로아스터의 개혁 이후(기원전 1500년경~기원전 1000년경) 유일신교인 조로아스터교가 탄생하면서 아후라 마즈다는 유일신이 되었고 다른 모든 신들은 그의 권능의 발현이자 화신으로 여겨졌지만 앙그라 마이뉴는 여전히 악의 근원이자 화신으로 남았다. 앙그라 마이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조로아스터교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고대 페르시아에서 시작된 조로아스터교는 풍부한 역사와 독특한 핵심 개념들을 지니고 있었다. 조로아스터교는 고대 페르시아의 예언자 조로아스터(짜라투스트라)에게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학자들은 그가 기원전 18세기에서 6세기 사이에 살았다고 추정하지만 정확한 연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조로아스터의 가르침은 후대에 <아베스타>라는 경전으로 편찬되었고 이는 이 유일신 신앙의 토대가 되었다. 조로아스터교의 등장으로 종교 사상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났다. 조로아스터교는 지혜, 진리, 정의를 구현하는 유일신 아후라 마즈다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아후라 마즈다는 조로아스터교 숭배의 중심이 되었다. 이 종교는 아케메네스 제국 시대(기원전 550년~기원전 330년)에 큰 인기를 얻었고 이슬람교가 등장하기 전까지 페르시아 제국 전역에서 널리 숭배되었다.
조로아스터교는 몇 가지 핵심 개념을 중심으로 신앙 체계를 형성했다. 조로아스터교의 중심에는 선과 악의 영원한 투쟁을 의미하는 이원론이 있었다. 이 우주적인 싸움은 선과 빛을 상징하는 아후라 마즈다와 악과 어둠을 구현하는 앙그라 마이뉴 사이에서 벌어졌다. 불은 조로아스터교에서 매우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영원한 불꽃은 아후라 마즈다의 신성을 상징했으며 순수와 깨달음의 신성한 원천이었다. 조로아스터교는 개인이 선과 악 사이에서 선택할 책임 즉 자유 의지를 강조했다. 즉 모든 사람은 자신의 생각, 말, 행동을 아후라 마즈다 또는 앙그라 마이뉴 중 하나에 맞출 자유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조로아스터교는 모든 개인의 행위가 평가되는 최후의 심판을 강조했다. 의로운 삶을 산 사람은 사후 세계에서 보상을 받고 악을 행한 사람은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믿었다. 조로아스터교는 환경을 보호하고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지와 그 안의 자원을 보존하는 것은 신성한 의무였다. 이러한 원칙들은 오늘날까지도 조로아스터교 신앙을 형성하고 신도들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앞서 언급한 대로 조로아스터교는 이전의 신앙 체계를 대체했고 아케메네스 제국에 의해 채택되었다. 제국 말기에 이르러 전지전능하고 선한 신이 창조한 세상에 어떻게 앙그라 마이뉴 즉 악이 존재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주르바니즘에서 찾을 수 있는데 주르바니즘은 초기 페르시아 종교에서 시간의 신으로 여겨졌던 주르반을 최고신이자 무한한 시간의 주인으로 숭배했다. 주르반은 아후라 마즈다와 앙그라 마이뉴를 낳았으며 아후라 마즈다는 악의 근원이 아니었으며 악은 앙그라 마이뉴가 궁극적인 선의 반대를 추구하기로 선택한 결과였다. 신성한 선의 적대자이자 분쟁의 선동자인 앙그라 마이뉴의 모습은 유대교의 사탄, 기독교의 악마, 이슬람교의 이블리스와 같은 후대 종교의 유사한 초자연적 존재들을 탄생시키는 데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초기 이란(페르시아) 종교는 기원전 3천년경 아리아인(‘고귀한’ 또는 ‘자유로운’이라는 뜻)으로 알려진 이주 민족의 한 분파가 ‘아리아인의 땅’인 이란에 정착하면서 대이란 지역(캅카스, 중앙아시아, 남아시아, 서아시아)에서 발전했다. 그들의 종교는 다신교였으며 이야기, 의식, 전통을 통해 구전으로 세대에서 세대로 전승되었다. 이러한 신앙 체계는 예언자 조로아스터에 의해 개혁되었는데 그는 기존 신들을 재해석하여 유일신교인 조로아스터교를 창시했다. 이 신앙 역시 구전 전통을 유지하다가 사산 왕조 시대(224년~651년)에 이르러서야 문자로 기록되기 시작했다. 초기 이란 종교에 대한 대부분의 정보는 아베스타, 분다히슨, 덴카르드, 벤디다드와 같은 조로아스터교 경전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이 경전들은 현재 페르시아 신화로 알려진 기존 신들과 이야기들을 언급하고 있다. 페르시아 신화는 세계, 인간, 신들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와 여러 전설과 신화를 모아놓은 샤나메(왕들의 서)를 비롯한 여러 문헌을 포함한다.
앙그라 마이뉴(아리만)는 조로아스터교 경전에 아무런 소개 없이 등장했는데 마치 독자들이 이미 그를 알고 있는 것처럼 묘사되었다. 이는 초기 구전 전통에서 계승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앙그라 마이뉴는 기원이나 성장 과정에 대한 설명 없이 처음부터 완성된 모습으로 등장했다. 앙그라 마이뉴는 악마 중의 악마였으며 악마들의 전통적인 거주지인 북쪽의 끝없는 어둠의 심연에 살고 있었다. 무지, 해악 그리고 무질서는 앙그라 마이뉴만의 특징이었다. 그는 모습을 바꾸어 도마뱀, 뱀 또는 젊은이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그의 목표는 언제나 아후라 마즈다의 창조물을 파괴하는 것이었으며 이를 위해 창조신의 작품을 뒤쫓아 망치려 했다. 아후라 마즈다가 생명을 창조했듯이 앙그라 마이뉴는 죽음을 차조했다. 앙그라 마이뉴는 건강에 대적하기 위해 질병을, 아름다움을 망치기 위해 추함을 창조했다. 인간의 모든 고통은 전적으로 앙그라 마이뉴 때문이었다.
초기 페르시아 종교에서 아후라 마즈다가 세상을 일곱 단계 즉 하늘, 물, 땅, 식물, 동물, 인간, 불을 차례로 창조했다고 한다. 하늘은 아후라 마즈다가 물을 부은 구체였고 그 후 물과 땅을 나누고 땅 위에 식물을 뿌렸다. 그 후 아후라 마즈다는 태초의 황소 가바에보드타를 창조했지만 가바에보드타가 너무 아름다워 앙그라 마이뉴가 죽였다고 한다. 앙그라 마이뉴가 가바에보드타를 죽인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없었다. 이 사건은 이후 앙그라 마이뉴의 모든 행동과 이에 맞선 아후라 마즈다의 반응을 특징지었다. 아후라 마즈다는 가바에보드타의 시체를 달로 가져가 정화했고 정화된 씨앗에서 모든 동물이 창조되었다. 이로써 아후라 마즈다는 앙그라 마이뉴의 악행을 긍정적인 결과로 이끌었다.
아후라 마즈다는 그 후 최초의 인간 가요마르탄(또는 가요마르드, 키유마르스)을 창조했는데 그 역시 아름다워 앙그라 마이뉴에게 살해 당했다. 태양은 가요마르탄의 씨앗을 정화했고 40년 후 그 씨앗에서 자란 장군풀이 최초의 부부인 마샤와 마샤나그를 낳았다. 그들은 앙그라 마이뉴가 나타나 그들에게 거짓말을 속삭일 때까지 땅과 동물 그리고 창조주와 함께 조화롭게 살았다. 앙그라 마이뉴는 자신이 창조주이며 아후라 마즈다는 협잡꾼이자 그들의 적이라고 말했다.

최초의 부부는 이 거짓말을 믿었고 그들의 의심을 통해 죄가 세상에 들어왔다. 동물들과의 조화도 깨졌다. 그들은 타락 후 오랫동안 아이를 갖지 못했고 마침내 마샤나그가 아이를 낳았을 때 이성을 완전히 잃어버렸고 아이들을 잡아먹었다. 결국 그들은 쌍둥이를 낳았고 이 쌍둥이는 대지를 가득 채우게 되었지만 앙그라 마이뉴의 거짓말은 이전의 낙원을 더럽혔고 이제 인간은 동물들과 서로 갈등하며 살아가게 되었다. 가요마르탄의 창조 이후 아후라 마즈다는 마지막 창조물로 불을 만들었지만 앙그라 마이뉴의 간섭과 타락한 인간 본성으로 인해 이제 신들은 삶을 통해 아후라 마즈다의 길과 앙그라 마이뉴의 길을 따라는 것 중에 선택해야만 했다. 이 선택은 각각의 인간들의 생전과 사후의 삶을 정의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선택과 인간의 자유의지를 강조하는 것이 초기 이란 종교의 일부였는지는 알 수 없다. 후기 조로아스터교 경전의 특정 구절들을 해석하는 방식 때문에 그렇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조로아스터가 기존 종교를 완전히 개혁했기 때문에 자유의지의 중요성은 후대에 추가된 것일 가능성도 있다. 조로아스터는 고대 종교의 사제였는데 신의 메시지가 오해되고 잘못 해석되고 있다는 계시를 받았다고 한다. 그는 아후라 마즈다가 유일한 신이며 기존의 종교적 믿음은 개혁되어야 한다는 계시를 받았다. 조로아스터는 새로운 신앙을 전파하는 과정에서 강한 저항에 부딪혔지만 결국 페르시아 신화에 등장하는 전설적인 카야니아 왕조의 샤(페르시아어로 ‘왕’이라는 뜻) 비슈타스파를 개종시키는 데 성공했고 왕의 백성들도 개종하면서 조로아스터교가 확립되었다.
앙그라 마이뉴(아리만)는 아후라 마즈다의 적수로 남았고 다른 신들은 악마로 재해석되거나 아후라 마즈다의 신성한 존재의 다양한 측면에서 발현된 것으로 여겨졌다. 새로운 신앙은 다섯 가지 원칙에 기반을 두고 있었는데 아후라 마즈다는 최고신이자 유일신이며 아후라 마즈다는 지극히 선하며 앙그라 마이뉴는 지극히 악하며 선은 선한 생각, 선한 말, 선한 행동을 통해 나타나며 모든 사람들은 선과 악을 선택할 자유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새로운 신앙은 기존 신앙 체계의 모든 측면을 유일신적 관점에서 다루었지만 여전히 기존의 약점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지극히 선한 아후라 마즈다가 세상을 창조했다면 악은 어디에서 왔는가 하는 문제였다. 앙그라 마이뉴의 기원이나 그가 지휘하는 악마 군단인 다에바의 존재를 설명하는 창조 신화는 없었기에 앙그라 마이뉴는 아후라 마즈다에게서 나온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궁극적인 선에서 악이 나올 수는 없었기 때문에 이는 불가능했다.
사실 유일신적 패러다임에서 악의 문제는 해결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아후라 마즈다는 우주 만물의 근원인 최초이자 창조되지 않은 존재이기 때문이었다. 만약 그렇다면 악은 존재해서는 안 되지만 인간의 경험은 이를 부정했다. 따라서 아후라 마즈다는 악이 존재하는 세상을 창조할 수 없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른바 주르바니즘이 등장했다. 주르바니즘은 초기 이란 종교에서 시간의 신으로 여겨지던 주르반을 최고 존재이자 무한한 시간의 신으로 선포했다. 우주의 창조 원리인 주르반은 자식을 갖고 싶어 스스로에게 자손을 달라고 기도했다. 기도 도중 자신의 욕망이 선한 것인지 의심하는 순간이 찾아왔고 그 순간 앙그라 마이뉴가 태어났으며 그 의심이 지나간 후 아후라 마즈다가 탄생했다는 것이다.
앙그라 마이뉴는 태초의 자궁에서 태어나기도 전에 스스로 길을 나섰다. 맏이가 세상을 지배하게 될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주르반은 앙그라 마이뉴의 통치 기간을 9,000년으로 제한했고 그 후에는 아후라 마즈다가 그를 물리치고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아후라 마즈다는 여전히 세상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창조했지만 악은 주르반이 자신의 창조 본능에 의심을 품었던 그 순간부터 생겨났다.
이처럼 주르바니즘은 악의 문제를 해결했고 아후라 마즈다는 여전히 전능하고 선한 창조주로 남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해결책은 조로아스터교의 핵심 전제인 인간 자유 의지의 중요성과 모순되었다. 만약 시간이 전능한 제1원리라면 인간의 선택은 무의미해진다. 시간은 모든 것을 창조하고, 움직이고, 파괴하며 인간은 그 어떤 것도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떤 선택을 하든 결국 시간의 지배를 받게 되는 것이다. 시간이 우주의 궁극적인 힘이고 아후라 마즈다가 창조된 존재라는 점에서 조로아스터교에서처럼 아후라 마즈다에게 간청하는 것은 더 이상 최종적인 효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이제 아후라 마즈다보다 더 위대한 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앙그라 마이뉴의 존재에 대한 설명과 악의 문제가 해결된 것은 서기 19세기에 이르러서였다. 독일의 동양학자 마르틴 하우그(1827년~1876년)는 앙그라 마이뉴가 실제로는 신이 아니라 아후라 마즈다의 창조 행위에서 방출된 파괴적인 부정적 에너지의 발현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마치 사람이 운동 중에 일정량의 에너지를 방출한 후 그 에너지가 지각 능력을 갖게 된 것과 유사하다. 하우그의 관점에서 앙그라 마이뉴는 타고난 악이 아니라 조로아스터교의 다른 신들과 마찬가지로 아후라 마즈다의 또 다른 발현일 뿐이며 다만 다른 신들과 달리 악을 행하기를 선택했을 뿐이다. 그러므로 악은 아후라 마즈다의 창조 행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앙그라 마이뉴의 자유 의지 행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이러한 주장은 인도의 조로아스터교 파르시인들 즉 서기 651년 아랍 무슬림의 페르시아 침략으로부터 경전을 지켜내어 해외로 반출한 신도들에게 받아들여졌으며 경전에 나오는 앙그라 마이뉴에 관한 이야기들이 이를 뒷받침했다. 벨기에의 동양학자인 자크 뒤셰인 기예맹(1910년~2012년)에 따르면 앙그라 마이뉴는 스스로 악을 선택했다. 앙그라 마이뉴는 그가 선을 창조할 수 없어서가 아니라 단지 창조하지 않으려는 것뿐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자크 뒤셰인은 앙그라 마이뉴가 이를 증명하기 위해 그는 공작을 창조했다고 주장했다.
앙그라 마이뉴가 아후라 마즈다가 추구한 모든 선을 파괴하는 데 몰두한 것은 어떤 수단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이었다. 선을 파괴하고 모든 질서를 무너뜨리는 것이 그의 유일한 관심사였다. 언제든 그는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사람들을 파멸시키는 대신 그들을 고양시킬 수도 있었지만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 이는 훗날 왕이 된 자하크 왕자의 이야기에서 잘 드러난다. 자하크는 위대한 왕 잠시드가 세상을 다스리던 신화 시대에 자비롭고 정의로운 왕 메르다스의 아들이었다. 자하크는 잘생기고 매력적이었지만 아버지에게 응석받이로 자라 의지가 약하고 게으르며 나쁜 친구들에게 쉽게 유혹당하는 성격이었다. 어느 날 그는 자신만큼이나 매력적이고 잘생긴 젊은이(앙그라 마이뉴)를 만나게 되고 둘은 절친이 되었다. 앙그라 마이뉴는 서서히 자하크에게 아버지를 죽이고 왕이 되는 것이 얼마나 쉬운 일인지 부추기기 시작했고 결국 자하크는 친구의 조언을 따르고 말았다.
자하크가 왕이 된 후 그의 친구는 사라졌고 마침 그때 궁궐에 새로운 요리사(앙그라 마이뉴)가 고용되었다. 이 요리사는 세상의 어떤 음식이든 만들 수 있었고 만들 때마다 더욱 훌륭한 맛을 자랑했다. 자하크는 그에게 보답하고 싶어 무엇을 원하는지 물었지만 요리사는 보물이나 명예를 모두 거절하고 자하크의 어깨에 입맞춤만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요리사의 요청이 받아들여지자 요리사가 입맞춤한 곳에서 갑자기 뱀들이 솟아나왔고 요리사 자신은 사라져 버렸다. 자하크는 뱀들을 없애려고 했지만 뱀들을 잘라낼 때마다 다시 솟아났다. 다행히도 뛰어난 의술을 가진 새로운 의사(앙그라 마이뉴)가 궁궐에 부임했고 그는 해결책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 해결책은 뱀들에게 매일 사람의 뇌를 먹이는 것이었고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뱀들이 자하크의 뇌를 먹어치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때 잠시드는 300년 동안 평화롭고 조화롭게 세상을 다스리고 있었다. 그러나 앙그라 마이뉴가 그를 찾아와 귓속말을 속삭였다. 마치 오래전 최초의 왕이자 현명한 최초의 인간 이마에게 그랬던 것처럼 앙그라 마이뉴는 잠시드에게 신들이 필요 없다고 설득하고 그를 지나치게 자만하게 만들었다. 잠시드의 통치는 타락했고 백성들은 고통받았다. 그래서 자하크가 그를 공격했을 때 모든 백성은 자하크를 지지했다. 자하크는 잠시드를 몰아내고 그의 몸을 반으로 갈라 죽인 후 세상의 왕좌를 차지했다. 백성들은 기뻐했지만 자하크가 잠시드보다 훨씬 더 악랄한 폭군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기쁨은 곧 사라졌다. 게다가 매일 친구와 친척들이 궁궐로 끌려가 자하크의 어깨에 있는 뱀들에게 먹일 뇌수를 얻기 위해 살해당했다. 자하크의 공포 정치는 대장장이 카베가 자하크의 뱀에게 아들 18명을 잃은 후 반란을 일으키고 영웅 페레이둔의 도움을 받아 백성을 이끌 때까지 계속되었다. 자하크는 몰락했고 포로로 잡혀 피를 흘리며 남겨졌고 페레이둔은 땅에 질서와 평화를 되찾았다.
이 이야기에서 그리고 다른 모든 앙그라 마이뉴 이야기에서 메르다스의 죽음, 자하크와 잠시드의 타락 그리고 수많은 젊은이들이 뱀에게 잡아 먹히는 것을 통해 앙그라 마이뉴가 얻을 것은 선함을 파괴하고 아후라 마즈다의 질서정연한 세상을 혼돈과 혼란에 빠뜨리는 데서 느끼는 자신의 환희뿐이었다. 앙그라 마이뉴는 삶의 예상치 못한, 불쾌하고 종종 혼란스러운 시련들을 의인화한 존재였다. 이러한 시련들은 아무런 이유 없이 닥쳐와 질서정연한 삶과 하루, 한 주, 미래에 대한 계획을 파괴했다.
플루타르코스(46년~120년.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는 그의 저서<이시스와 오시리스>에서 자연은 선의 근원과 기원을 품고 있는 것처럼 악의 근원과 기원 또한 그 안에 품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후라 마즈다와 앙그라 마이뉴(아리만)는 인간이 인식하는 존재의 이중적 본질 즉 선하고 질서 있는 것과 악하고 혼돈스러운 것을 상징했다. 자연 또는 생명이 실제로 이러한 이중성을 내포하고 있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그 존재는 인간의 해석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앙그라 마이뉴의 기원은 미스터리가 아니다. 아후라 마즈다나 다른 어떤 신과 마찬가지로 그는 희망적인 기대를 보상하는 만큼이나 혼돈에서 의미를 찾으려 애쓰는 인간의 창조물로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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