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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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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의 상징 헤라클레스는 왜 하필 여장을 즐겼을까 이윤기의 /2007년/웅진 지식하우스 "짐이 곧 국가"라는 말로 유명한 프랑스의 루이 14세는 '태양왕'이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자신의 별명에 걸맞게 베르사이유 궁전의 드넓은 뜰을 태양신 아폴론의 이름을 본떠 '아폴론의 뜰'이라고 이름지었단다. 뿐만 아니라 베르사이유 궁전의 수많은 방들에도 저마다의 고유한 이름을 지었는데 '아프로디테의 방', '아르테미스의 방', '아레스의 방', '헤르메스의 방' 등이 그것이다. 그 중에는 '헤라클레스의 방'도 있는데 이 방의 천장에는 프랑수아 르무안이 그린 '헤라클레스 예찬'이라는 제목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또 이 그림의 네 모서리에는 힘과 인내, 가치, 정의를 상징하는 그림이 배치되어 있다고 한다. 무엇이 18세기 군주로 하여금, 아득한 신화시대의 영웅 ..
책과 신화 속 로또, 화수분은 어떤 의미일까? 로또명당이 있단다. 하기야 한 번 일등 당첨자 내기도 힘든데 대여섯번씩이나 일등을 배출했다면 가히 명당이라 할 수도 있겠다. 심지어 로또명당이라 불리는 어느 곳은 관광코스가 됐다니 한 번 불붙은 로또열풍은 쉽사리 꺼질 것 같지 않다. 반면 관계당국은 로또의 사행성 때문에 2,000원 하던 게임당 지불되는 비용을 1,000원으로 줄이고 최고당첨금액도 대폭 내렸다.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정부가 허가를 내주고 한편으로는 도박의 일종이라며 규제하고, 마치 정부가 직접 담배장사를 하면서 폐암의 위험이 있다며 정부차원의 금연운동을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로또를 목숨걸고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얼마나 생활이 팍팍하면 안될줄 뻔히 알면서 그 속에 희망을 담아내는 것일까? 고상한 분들은 사행성 조작이니..
책 빌려달라 보채는 형님이 귀엽습니다 “가져왔어?” “죄송해요, 깜빡했어요” “조선을 사로잡은 꾼들, 다 읽었단 말이야. 언제 줄꺼야?” “내일은 꼭 갖다드릴께요” 요즘 출근하면 첫 대화가 이렇게 시작됩니다. 저보다 9살이나 많은 낼 모레면 하늘의 뜻도 안다는 지천명(知天命)을 바라보는 형님입니다. 책 빌려달라 보채는 형님의 얼굴이 무척이나 귀엽게(?) 느껴집니다. [조선을 사로잡은 꾼들]은 구입하고 나도 아직 읽어보지 못한 책인데 빌려준 지 며칠이나 됐다고 벌써 다 읽었나 봅니다. 집중력이 대단해 보입니다. 어쩌다 저와 형님의 출근인사가 이렇게 되었을까요? 저와 형님은 밤에 일을 하고 있습니다. 신이 창조했건 그 무엇으로부터 진화됐건 인간은 모름지기 낮에 일하고 밤에 자야 하거늘 밤낮이 바뀌다 보니 그 피로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
10월 책읽기, 과식했지만 알찬 한 달이었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10월이면 더 정확히 얘기하면 10월 마지막 날이면 어디서든 들을 수 있는 노래,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다. 헤어진 연인들의 가슴시린 심정을 노래한 이 노래가 30년 가까이 10월의 대표곡이 된 데는 가을을 떠나보내는 아쉬움이 겹치기 때문이 아닐까? 떨어지는 낙엽과 함께 저물어 가는 가을, 10월에 읽었던 책 중에 앞으로 살게 될 내 인생에서 이용의 [잊혀진 계절]만큼이나 잊혀지지 않을 책이 있을까? 애초에 4권을 목표로 했는데 정리해 보..
아르고 원정대, 신화여행의 돛을 올리다 한 중년의 남자가 미국에 있는 고급 중국 레스토랑을 찾는다. 동양인답지 않게 키가 크고 골격이 시원시원한 웨이터가 이 중년의 남자에게로 가서 주문을 받는다. 웨이터의 명찰을 힐끔 쳐다본 이 중년 남자가 반가운 얼굴로 말을 시작한다. "제이슨? 자네 이름이 제이슨인가?" "자네는 자네 이름이 고대 그리스 영웅의 이름에서 왔다는 것을 아는가? 물론 고대 그리스에서는 제이슨이라고 하지 않고 이아손이라고 했지. 이아손이 황금 양털가죽을 찾아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어둡고 위험한 바다로 나간 아주 위대한 영웅의 이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는가?" 보통은 식당에 가더라도 주문을 하는 것 빼고는 웨이터와 말을 섞는 경우가 흔치 않은데, 이 오지랖 넓은 중년의 남자는 난감해 하는 웨이터를 붙잡고 열심히 신화 얘기를 해댄다..
신들은 어떻게 꽃이 됐을까? '국민 어머니'라 불리는 탤런트 김혜자는 유엔난민홍보대사로도 많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녀가 쓴 책 중에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라는 제목의 글이 있다. 왜 하필 꽃일까? 누구나 동의하듯 꽃은 사랑이다. 가장 맑고 순수한 사랑의 표현이 꽃이다. 연인에게 프로포즈할 때도 꽃을 빼놓는 법은 없다. 아무리 격한 감정에 휩싸여 있더라도 꽃을 보고 얼굴을 찡그리는 사람은 없다. 꽃이 주는 마력이자 상징이다. 기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아이들에 대한 그녀의 사랑을 대변해 주는 제목이기도 하다. 신화가 전해주는 꽃의 유래도 슬프기는 하지만 그 주제는 사랑이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꽃으로 환생시켜 변치않는 사랑의 약속을 지키고자 한다. 신화를 믿건 안믿건 우리가 사랑을 꽃으로 대신하는 것도 이런 신화의 상징을 믿기..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3 바닷가 햇빛 바른 바위 위에 습한 간(肝)을 펴서 말리우자. 코카서스 산중(山中)에서 도망해 온 토끼처럼 둘러리를 빙빙 돌며 간을 지키자. 내가 오래 기르는 여윈 독수리야! 와서 뜯어 먹어라, 시름없이 너는 살찌고 나는 여위어야지, 그러나 거북이야 다시는 용궁(龍宮)의 유혹에 안 떨어진다. 프로메테우스 불쌍한 프로메테우스 불 도적한 죄로 목에 맷돌을 달고 끝없이 침전(沈殿)하는 프로메테우스. - 윤동주의 [간] - 저항시인 윤동주와 목에 맷돌을 달고 있는 프로메테우스가 오버랩되는 시다. 프로메테우스는 압제에 저항하는 의지의 상징이다. 그리스 신화를 읽어본 독자라면 윤동주가 그의 시에 프로메테우스를 끌어들인 절박한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프로메테우스는 어떻게 저항의 상징이 되었을까?. 그리고 프로..
이 가을, 긴 여운이 남는 책은 어떨까? 법정스님의 말을 빌자면 '양서란 읽다가 자꾸 덮이는 책'이라고 했다. 이해하기 힘들어일 수도 있고 다시 읽고 싶어서일 수도 있다. 책을 과감히 덮을 수 있는 결단력은 독자들에게 꼭 필요한 용기라고 생각한다. 책읽기가 심적 부담이 되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면 책꽂이 위의 책을 펴보는 것도 수월해지기 마련이다. 또 독서를 하다보면 두고두고 읽고 싶은 책이 생기게 마련이다. 읽을 때마다 새로운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책,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제공해주는 책, 업무나 학습을 위해 꼭 필요한 책 등이 바로 그것이다. 목적은 다르지만 긴 여운이 남는 책들이다. 다시 법정스님의 말을 빌자면 책읽기를 즐기는 독자들 누구나 '늘 가까이 두고 읽는 책'이 있을 것이다. 독서의 깊이가 별볼일 없는 나에게도 자주 읽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