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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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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부산과 2011년 대한민국의 끝의 끝 닮은꼴 손창섭의 /1953년 그렇다면 그들은 모두 어디로 가는 것일까. 어찌하여 그들은 출찰구를 빠져나오자 마자 그렇게 쓱쓱 찾아갈 곳이 있단 말인가. 어찌하여 그들은 한 순간에 동지에서 벗어나 그렇게 용감하게 자유를 행동할 수 있단 말인가. 그들은 이 부산의 끝의 끝, 막다른 끝이란 것을 모른단 말인가. 이 끝의 끝, 막다른 끝에서 한 발자국이라도 옮기면 바다에 빠지거나 허무의 공간으로 떨어진다는 것을 잊었단 말인가. 그렇지도 않다면 정녕 이 끝의 끝, 막다른 끝까지 온 사람은 중구 자신 뿐이란 말인가. 김동리는 그의 소설 (1955년)에서 한국전쟁 당시 최후의 피난처 부산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끝의 끝. 김동리는 전쟁의 상흔이 남긴 극한의 절망적 상황을 '끝의 끝'이라는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단어로 ..
새까맣게 탄 예수만 있을 뿐 기적은 없었다 송상옥(1938~2010)의 /「현대문학」128호(1965.8) 작가 송상옥이 궁금했다. 라는 파격적인 제목만큼이나 분열된 현대인의 심리묘사가 충격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송상옥', '흑색 그리스도'를 몇번이고 조합해서 검색창에 입력해 봤지만 언론인 출신에 재미작가라는 이력 외엔 눈에 띌만한 작가 소개글을 찾기가 어려웠다. 작가 송상옥은 195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로 입선한 후 이 사상계의 추천을 받으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1969년 현대문학 신인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송상옥은 , , 등 단편소설과 , , 등의 장편소설을 집필했는데 그 중에서도 는 작가 송상옥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는 종교색 짙은 제목과 달리 주제는 자신을 잃고 방황하는 현대인의 심리를 묘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산업..
성탄절 짜장면에 얽힌 자매의 사연 [20세기 한국소설] 중 박태원의 『성탄제』/「여성」21호(1937.12)/창비사 펴냄 소위 아이돌 그룹이 노래하는 사랑이란 남녀간의 사랑이 거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랑을 대하는 태도 또한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 빠른 리듬에 춤까지 곁들여져 즉흥적이고 감각적인 오늘의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이런 세태 속에 짜장면을 매개로 남녀간의 사랑이 아닌 어머니의 사랑을 애잔하게 노래해 새삼 신선하게 다가온 아이돌 그룹이 있었다. 이제는 추억의 아이돌 그룹으로 밀려났지만 그룹 God의 ‘어머니께’는 지금 들어도 눈물이 와락 쏟아질 만큼 우리네 어머니만의 독특한 사랑 표현이 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가난 때문에 라면만 먹던 어린 시절, 어머니를 졸라 짜장면을 먹던 나는 더 이상의 행복은 없었다. 그러나 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