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의 판(Pan)은 목자, 염소지기 그리고 그들의 동물과 목초지를 관장하는 그리스 신이었다. 그 자신도 반인반수였으며 종종 염소의 뿔, 뒷다리, 꼬리를 가진 것으로 상상되었다. 원래 아르카디아(그리스 펠로폰네소스 반도 중부의 산악 지대)의 신이었던 판은 이미 기원전 5세기 초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그리스와 로마 세계 전역으로 전파되어 숭배되었다. 문학과 예술에서 판은 보통 낮잠을 방해받지 않는 한 평온하고 느긋한 신으로 묘사되었다. 그는 사냥, 춤, 피리 연주를 하며 하루를 보냈다. 무엇보다도 판은 끝없는 욕망과 숲과 산 곳곳에서 아름다운 님페를 쫓는 것으로 유명했지만 욕망 또는 구애의 대상이 그를 피하거나 모습을 바꾸는 등 좌절감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오늘날 ‘판’이라는 이름은 일반적으로 ‘목자’ 또는 ‘목동’을 의미하는 초기 그리스어에서 온 것으로 보이며 이는 ‘목동’을 의미하는 라틴어 단어 ‘파스토르(Pastor)’, ‘방목하다’라는 뜻의 라틴어 단어 ‘파스코르(Pascor)’와 같은 인도-유럽어 어근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고대에는 판의 이름을 설명하는 데 사용된 다양한 민속 어원론이 있었다. 이 어원들은 보통 ‘모두’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파스(Pas)’에서 잘못 유래했다. 한 출처에 따르면 판의 재미있는 외모가 올림포스 신들 ‘모두’를 기쁘게 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되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일부 철학자들은 판이 ‘만물’의 신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판의 숭배 칭호와 별칭은 그가 선호하는 취미를 가리키는 경향이 있었다. 이러한 칭호나 별칭 중에는 아그레우스(Agreus. ‘사냥하는 자’라는 뜻), 노미오스(Nomios. ‘방목하는 자’라는 뜻), 아그레테스(Agretes. ‘들판에 있는 자’라는 뜻) 등이 있었다. 판은 로마 신화의 파우누스(Faunus)와 동일시되었다.
판은 원래 펠로폰네소스 북부의 목축 지역인 아르카디아에서 숭배된 자연 신이었다. 판 숭배는 곧 그리스와 로마 세계 전역으로 확산되었다. 판은 무엇보다도 염소지기와 양치기, 가축과 목초지의 신이었다. 그러나 그는 양봉, 사냥, 낚시 등 목축 분야의 다른 측면과도 연관되어 있었으며 더 나아가 다산의 신으로도 숭배되었다. 드물기는 하지만 판은 신탁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도 여겨졌는데 한 전통에서는 아폴론에게 예언의 기술을 가르친 이가 바로 판이었다. 판은 염소의 특징을 가진 남성 신이었다. 그는 일반적으로 염소의 뒷다리, 꼬리, 뿔, 귀 그리고 듬성듬성한 수염과 주둥이를 가진 부분적으로 염소를 닮은 얼굴로 묘사되었다. 물론 이 이미지에는 다양한 변형이 있었다. 판과 어울린 동료들로는 다른 자연 신들 특히 님페, 사티로스 그리고 디오니소스가 있었다.
판의 속성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활동과 일치했다. 이러한 속성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의심할 여지없이 판 자신이 발명했다고 알려진 다양한 길이의 갈대로 만든 악기인 시링크스였다. 판은 정오의 시에스타(낮잠)를 즐기는 것으로 유명했으며 그의 휴식을 방해하는 자들은 그의 끔찍한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실제로 분노에 휩싸인 판은 갑자기 전체 사람들에게 닥칠 수 있는 비이성적이고 근거 없는 공포인 패닉을 일으킬 수 있었다. 판은 기원전 490년 페르시아가 그리스를 침공했을 때와 기원전 279년 갈라티아인들이 델포이를 공격했을 때 이 공황을 일으켰다고 한다. 판은 또한 개인을 사로잡아 잔혹한 폭력 행위를 강요할 수 있었다. 고대인들은 이 끔찍한 능력을 파놀렙시(Panolepsy)라고 불렀다.
판은 때때로 그리스인들이 ‘염소 뿔’이라는 뜻의 아에고케로스(Aegocerus)로 알고 있었던 염소자리 별자리와 연결되기도 했다. 그는 적어도 한 전통에서 신들이 괴물 티포에우스(또는 티폰)의 공격을 받았을 때 그의 조언이 신들을 구했기 때문에 이 영예를 안았다. 판은 자신도 염소로 모습을 바꾸면서 신들에게 동물로 변신해서 끔찍한 적으로부터 숨으라고 조언했다. 제우스는 티포에우스를 물리친 후 판을 천상의 염소자리 별에 앉혀 그의 조언에 보답했다. 판은 종종 그와 매우 유사한 염소 특징을 가진 숲 속 생물인 판 무리로 번식하기도 했다. 일부 출처는 암컷 판에 대해 이야기했다. 때로는 이 생물들이 판의 자손인 반면 어떤 경우에는 특정 전통에서 판의 아버지이기도 한 헤르메스의 자손이기도 했다. 이 판들은 판 자신과 마찬가지로 종종 디오니소스 측근의 일원으로 묘사되었다. 판 중 한명인 아에기판은 다른 판들보다 더 주목받았는데 사실 그는 판과 동일한 존재였을지도 모른다. 아에기판과 관련된 신화 중 일부는 판 이야기였고 둘 다 모두 염소자리와 연결되어 있었다.
판의 이미지는 고대 미술사 전반에 걸쳐 발전했다. 초기 표현에서 판은 모두 염소의 모습이었지만 곧 인간의 특성이 추가되기 시작했다. 기원전 5세기 말까지 판의 도상학은 꽤 잘 확립되어 있었다. 보통 인간의 몸통을 가진 수컷으로 묘사되었지만 염소의 뒷다리, 뿔, 귀, 꼬리를 가지고 있었다. 때때로 염소의 머리를 가진 것으로 표현되기도 했지만 그의 얼굴은 대개 인간의 특성과 듬성듬성한 염소 수염과 주둥이가 결합되었다. 물론 이 기본 형태에는 다양한 변형이 있었다. 판은 좀 더 인간적으로 표현되었고 눈에 띄지 않는 뿔과 짧은 꼬리만이 그의 전원적 특성을 상징했다. 다른 묘사에서는 주로 인간의 몸과 염소의 머리를 가지고 있었다. 판은 일반적으로 벌거벗은 모습으로 묘사되었으며 종종 큰 발기된 음경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항상 춤, 음악 연주, 사냥 등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에 참여하는 모습으로 묘사되었다. 또한 그는 종종 다른 전원의 신들 특히 디오니소스와 협력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때로는 아프로디테나 에로스와도 함께 했다.
예술에서 판의 가장 눈에 띄는 속성은 그가 발명했다고 전해지는 갈대 파이프 악기인 시링크스였다. 그러나 예술가들은 때때로 그가 아울로스, 리라, 키타라 등 다른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판의 도상학에서 다른 속성으로는 토끼 사냥에 사용되는 무기인 라고볼론과 티르소스(담쟁이로 덮인 지팡이)의 횃불이 있으며 이것들은 판과 디오니소스의 신화에 주로 등장한다. 판은 고대 그리스 꽃병 그림에서 인기 있는 주제였고 그 밖에 조각, 회화, 부조, 작은 봉헌물에도 등장했다. 아르카디아의 일종의 국가 신으로서 판은 초기부터 이 지역에서 주조된 동전의 예를 들어 기원전 4세기 아르카디아 연맹의 동전에도 등장했다. 그의 도상학은 결국 이탈리아 남부, 에트루리아, 로마 등 서쪽으로 퍼져 나갔다.
판의 부모에 대해서는 다양한 주장이 있다. 이 중 상당수는 판에 대한 현지 전통을 반영하고 있다. 판의 부모에 대한 다양한 주장들을 나열해 보면 다음과 같다. 제우스와 아르카디아 공주(또는 님페) 칼리스토. 제우스와 님페 오에노에. 제우스와 오만함의 화신인 히브리. 아에테르와 님페 오에노에. 헤르메스와 영웅 드리옵스 딸. 헤르메스와 오디세우스의 아내인 페넬로페. 헤르메스와 님페 오르시노에. 아폴론과 페넬로페. 페넬로페와 그녀의 구혼자 108명 모두. 오디세우스와 페넬로페. 티탄 신족의 강력한 지도자 크로노스. 우라노스와 가이아(따라서 티탄 신족, 키클로페스, 헤카톤케이레스의 형제). 크라티스라는 목동과 그의 염소 중 한 마리. 아르카디아의 초기 통치자였던 아르카스.
판의 배우자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대개 판의 욕망의 대상들은 결국 그에게서 도망갔다. 그러나 다양한 님페들과 함께 낳은 자녀 목록에서 알 수 있듯이 판은 끊임없이 님페들에게 구애했다. 한 출처에 따르면 판은 아엑스라는 염소 아내를 두었고 또 다른 출처에서 판은 달의 여신 셀레네의 연인이었다고 한다. 판은 에우페메(무사이들의 유모)와 함께 죽은 후 궁수자리 별이 된 사티로스 크로토스의 부모가 되었다. 판은 또 님페 에코를 통해 잉크스의 아버지가 되었다. 다른 전통에서는 잉크스가 아닌 이암베의 아버지가 되었다고 한다. 또 다른 전통에서 판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님페와의 관계를 통해 사티로스의 지도자 실레누스의 아버지가 되었다. 그는 또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어머니를 통해 테베를 지킨 장군 중 한 명이었던 에우리메돈의 아버지가 되었다.
고대 로마 시대의 그리스 서사시 시인 논노스(Nonnus. 5세기경)에 따르면 판은 열두 명의 자녀를 두었는데 이들은 판으로서의 아버지를 닮았다고 한다. 이 자식들의 이름은 각각 켈라에네우스, 아르겐노스, 아에기코로스, 에우게네우스, 다포에네우스, 오메스테르, 포부스, 필람누스, 글라우코스, 잔투스, 아르구스, 포르바스였다. 그들은 디오니소스가 인도에 대항하여 이끌었던 사티로스, 실레누스, 마에나데스(디오니소스의 여성 추종자들. 단수형은 마에나드) 및 기타 환상적인 창조물들의 군대에 합류했다. 마지막으로 판의 로마 대응물인 파우누스의 후손들 중 일부도 포함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판은 님페 이스메니스와 함께 크레나이오스의 부모가 되었고 님페 시마에티스와의 관계를 통해 갈라테아의 운명적인 연인 아키스의 아버지가 되었다.
기원전 500년 이전의 판 신화에 대한 증거는 없지만 그는 아주 초기 심지어 청동기 시대 초기부터 적어도 그의 고향 아르카디아에서 어떤 형태로든 알려졌을 가능성이 높다. 판은 미케네 시대(기원전 1600년경~1050년경)의 신으로 목자들의 염소 신의 일종인 아에기판으로 불렸을 가능성이 있다. 판의 기원은 그의 이름과 어원이 같은 초기 인도 신 푸샨(Pushan)과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 기원전 5세기 초부터 아르카디아의 판 숭배는 그리스 전역으로 퍼지기 시작하여 곧 보이오티아와 아테네까지 전파되었다. 기원전 490년 페르시아의 그리스 침공 전날까지 아테네에서는 아직 판이 알려지지 않았던 유명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아테네인들은 스파르타인들의 도움을 구하기 위해 피디피데스를 보냈다. 그가 아테네로 돌아가는 길에 테게아를 지나갔을 때 피디피데스는 아테네인들에게 왜 과거에 그들을 도왔고 미래에 다시 도왔음에도 불구하고 판에 대한 숭배가 없었는지 묻는 목소리를 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테네인들은 아크로폴리스에 판 신전을 지었다. 헬레니즘 시대(기원전 323년~32년)까지 판은 그리스 세계 구석구석까지 알려지게 되었다.
판의 부모와 출생에 대한 다양한 전통이 있었다. 이런 상충되는 다양한 전통은 지역적 이해관계 때문이었을 것이다. 중요한 자료 중 하나인 열 아홉 번째 호메로스(Homer. 기원전 8세기경. 고대 그리스의 서사시인) 찬송은 킬레네 산맥의 아르카디아 지역에서 유행했던 전통을 기록하고 있다. 이 이야기에서 판은 헤르메스와 드리옵스의 딸 사이에서 태어났다. 짐승처럼 생긴 판은 그의 인간 어머니를 놀라게 했지만 아버지 판은 기뻐했다고 한다.
음탕한 판은 아름다운 여성과 님페를 끝없이 쫓고 있었다. 실제로 판의 사랑에 관한 많은 신화가 있었지만 그 끝은 실패와 좌절 뿐이었다. 잘 알려진 전통 중 하나에서 판은 아름다운 님페 시링크스와 사랑에 빠졌다. 시링크스는 판을 피해 라돈 강까지 도망쳤지만 더 이상 나아갈 길이 없었다. 절망한 그녀는 신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강가의 갈대로 변했다. 이후 바람이 갈대 사이로 애절하게 불어오는 소리는 판에게 영감을 주었고 그는 몇 개의 갈대를 묶어 새로운 악기를 만들었다. 그는 이 악기를 영원히 잃어버린 님페의 이름을 따서 시링크스라고 불렀다.
비슷한 이야기에서 판은 시링크스처럼 자신을 피해 도망친 님페 피티스를 갈망했다. 결국 피티스는 소나무로 변신하여 판의 구애와 추격을 벗어났다. 피티스는 그리스어로 소나무를 의미한다. 하지만 판과 북풍의 신보레아스가 피티스의 사랑을 놓고 경쟁한 또 다른 전통이 있었다. 피티스가 판을 자신보다 더 사랑한다는 사실에 질투한 보레아스는 피티스를 절벽 위로 날려 보냈다. 신들은 그녀를 불쌍히 여겨 소나무로 변신시켰다고 한다. 판의 구애를 피해 도망친 또 한 명의 님페가 바로 에코였다. 한 기록에 따르면 에코는 님페들의 보살핌으로 성장했고 한 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필멸의 소녀였다. 판은 그녀에게 사랑에 빠졌지만 에코 역시 그를 거부했다. 이에 분노한 판은 끔찍한 공포로 일부 지역 목동들에게 영감을 주어 에코의 목소리를 몸통에서 떼어내게 만들었다. 결국 에코는 아름다운 목소리만 남아 숲의 모든 소리를 영원히 모방하게 되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신화에서 에코는 인간이 아닌 산의 님페였다. 에코에 관한 대부분의 신화는 또한 그녀에게 끔찍한 결말을 남겨 주었다. 일부 기록에 따르면 에코는 찢어지는 결말 대신 판의 연인이 되었다. 심지어 판의 아이를 낳기도 했다. 판의 추격이 성공한 예는 또 있었다. 한 전통에서 판은 달의 여신 셀레네의 사랑을 얻는 데 성공했다. 판은 양가죽으로 자신을 가리거나 양으로 변신해 셀레네의 사랑을 얻었다고 한다.
또 다른 이야기에서 판은 자신의 악기 연주에 대한 자부심이 너무 커서 오만하게도 자신이 아폴론보다 더 뛰어난 연주가라고 자랑했다. 아폴론은 판의 악기인 시링크스를 자신의 리라에 맞춰 연주하는 음악 경연대회를 개최해 그의 연주 실력을 증명하라고 요청했다. 아나톨리아 산의 신 티몰로스가 심사위원으로 임명되었다. 판과 아폴론이 모두 공연을 마친 후 티몰로스는 아폴론의 승리를 선언했고 모든 관중들이 이 평결을 인정했지만 미다스만은 판이 우승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분노한 아폴론은 미다스의 귀를 크고 보기 흉한 당나귀 귀로 바꾸어 버렸다.
그리스 작가 플루타르코스(Plutach. 46년~120년)는 판의 죽음에 대해 모호하게 언급했다. 로마 황제 티베리우스(Tiberius Julius Caesar Augustus. 기원전 42년~기원후 37년)의 통치 기간 동안 타무스라는 이집트 키잡이가 팔로데스(현대 알바니아 주변의 아나톨리아 어딘가에 위치)를 지나 항해할 때 ‘위대한 판은 죽었다’고 외치라는 목소리를 들었다. 팔로데스는 그가 들은 대로 했고 그러자 시골에서 큰 울부짖음이 터져 나왔다. 판은 하급 신이었지만 그가 인간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할 어떤 이유도 없다. 또한 펠로폰네소스의 아르카디아가 고향이었던 그의 죽음이 동방의 아나톨리아와 그렇게 강하게 연관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도 이상하다. 플루타르코스가 판을 근동 전설의 전형적인 죽어가는 신 탐무즈(또는 두무지)와 혼동했을 가능성도 있다.
고대에는 판에 대한 다른 중요한 해석도 있었다. 철학 특히 스토아 철학에서 판은 우주의 화신으로 여겨졌는데 이는 판의 이름과 ‘모든 것’, ‘우주’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판(pân)’ 사이의 유사한 의미론적 연결에서 비롯된 개념이었다. 판에 대한 유사한 견해는 오르페우스교에서도 채택되었는데 오르페우스교는 독특한 신념과 의식, 판테온을 가진 고대 그리스 종교였다. 오르페우스교에서 판은 모든 것의 신으로 여겨졌다.
판은 고대 세계 곳곳에 성소를 가지고 있었으며 대부분 자연 동굴과 인공 동굴인 그로토였다. 그의 가장 중요한 성소 중 일부는 판 숭배가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아르카디아에 위치해 있었다. 특히 리카이온 산에는 판의 신전과 화려한 유적지가 있었다. 판 숭배는 다른 주요 유적지에서도 알려져 있었다. 예를 들어 델파이의 코리키아 동굴은 판과 님페들에게 헌정되었다. 아테네에서 판은 아크로폴리스 북쪽 경사면에 동굴을 가지고 있었다. 아티카의 다른 곳에서는 판이 일리소스 강 유역에 님페들과 함께 신전을 공유했고 필레(부족이나 씨족을 가리키는 고대 그리스 용어)에서 숭배를 즐겼다. 판은 그리스 뿐만 아니라 이집트의 아폴로노폴리스 마그나에도 그의 신전 유적이 있었고 현재도 보존되어 있다.
고대에 판을 기리는 축제의 일부도 문서로 전해지고 있다. 아테네에서는 매년 희생 제의와 성화 봉송 경주로 판을 기렸다. 하지만 그는 개인적인 자격으로 가장 자주 숭배되었다. 양치기들은 그를 기리기 위해 어린 염소를 비롯한 다른 동물들을 제물로 바쳤다. 또한 판의 신전에 조각상과 화병, 등불 등의 봉헌 제물을 바치기도 했다. 판과 관련된 일부 의식은 더 놀랍거나 특이했다. 아티카 근처의 프시탈레아 섬에서 판은 아테네 어부들의 수호신으로 여겨졌다. 아르카디아에서는 젊은 남성들이 사냥에 실패한 후 의식적으로 판의 동상을 두드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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