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로마 신화에서 포르낙스(Fornax)는 화덕의 신성한 의인화로 빵 굽는 사람들의 수호신이자 빵 굽기의 여신이었다. 그녀는 화덕의 열이 옥수수나 빵을 태우지 않도록 통제했다. 사람들은 빵을 굽는 동안 포르낙스에게 기도했다. 포르낙스를 기리는 축제인 포르나칼리아는 로물루스가 로마의 세 부족으로 만든 가문별 공동체인 30개의 쿠리아에서 매년 2월 17일에 거행되었다. 포르나칼리아는 쿠리아가 관련된 두 개의 축제 중 하나였고 다른 하나는 매년 4월 19일에 열리는 포르디치디아였다. 포르낙스는 아마도 신에게 제물로 바칠 빵을 굽는데 사용된 스펠트밀 축제를 설명하기 위해 창조되었을 것이다.

 

폼페이 유적에서 발견된 빵 굽는 화덕.

 

고대 로마인들은 매년 2월 5일부터 17일까지 포르나칼리아 축제를 열었고 특히 마지막 날인 17일에는 로마 제국의 수호신 퀴리누스를 기리는 퀴리날리아를 개최했다. 포르나칼리아는 로마 왕국의 두 번째 왕인 누마 폼필리우스(Numa Pompilius. 재위 기간: 기원전 715년~672년)가 시작했는데 그는 신에게 제물로 바치는 스펠트밀이 가장 순수한 상태이기를 원했다. 스펠트밀로 만든 빵은 로마 왕국에서 전통적으로 신에게 바치는 제물이었다. 고대 로마는 여러 개의 쿠리아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각 쿠리아에는 공동 제단, 화덕, 연회장이 있었다. 포르나칼리아 기간 동안 빵을 굽는 화덕은 화환으로 장식되었다. 공동 화덕에서 사람들은 껍질을 벗기기 쉽도록 스펠트밀을 볶았다. 빵을 굽는 동안 사람들은 포르낙스 여신을 소환하고 그녀를 찬양했다. 빵이 완성되면 사람들은 쿠리아의 여신인 유노 쿠리티스와 화덕의 여신인 포르낙스에게 제물로 바쳤다.

 

고대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Publius Ovidius Naso. 기원전 43년~기원후 17년)는 그의 저서 <로마의 축제일>에서 포르낙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치열한 전쟁은 그들의 강력한 몸을 약화시켰다.

칼은 쟁기보다 더 영광스러웠다.

그리고 방치된 농장은 주인에게 거의 보상을 주지 못했다.

그러나 고대인들은 옥수수를 심고 수확하고 옥수수 수확의 첫 열매를 케레스에게 바쳤다.

실천을 통해 배운 대로 그들은 그것을 불길에 태웠다.

그리고 그들 자신의 실수로 많은 손실을 입었다.

때때로 그들은 옥수수가 아니라 타버린 재를 쓸어 모았다.

때때로 불길이 그들의 오두막을 태웠다.

화덕은 여신 포르낙스가 되었다.

농부들은 그녀를 기쁘게 생각하며 그녀가 곡물의 열을 조절해주기를 기도했다.’

 

빵 굽는 사람들의 수호신이자 화덕의 여신인 포르낙스는 빵이 타는 것을 막기 위해 소환되었다. 그녀는 또한 겨울 동안 곡물을 안전하게 보존하기 위해 소환되었다. 또한 고대 로마 민속에 따르면 사람들은 빵에 소원을 넣을 수 있다고 믿었다. 소원을 담은 빵을 새에게 먹이면 그들의 소원이 여신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포르낙스는 요리할 때 열을 조절하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한편 화로의 여신 베스타는 불꽃을 관리했다. 고대 로마인들은 밀을 성공적으로 구울 수 있었기 때문에 자신들을 문명화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없었다면 로마는 목동들의 원시 마을로 남았을 것으로 생각했다. 따라서 포르낙스는 야만적인 로마인을 문명화한 여신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Posted by 여강여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