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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포스팅/책 이야기

지금은 열독중: 딩씨 마을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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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인터넷 서점에 서평단 신청을 해서 받은 책입니다. 공짜로 책을 받아 읽는 부담이 만만치 않네요. 바로 서평 마감일을 지키는 것입니다. 특히 주야간 바뀐 생활을 하다보니 어떤 때는 책읽을 시간 내는 것도 스트레스로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다행히 책 내용이 페이지를 넘길수록 궁금증과 호기심을 자극해서인지 나름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다음은 인터넷 서점 반디앤루니스에서 퍼온 [딩씨 마을의 꿈] 소개 페이지입니다. 

출판사 서평

제1, 2회 루쉰魯迅 문학상 수상
제3회 라오서老舍 문학상 등 주요 문학상을 휩쓴 문제 작가!
홍콩 잡지 《아주주간》선정 ‘2006 중국어로 씌어진 10대 저작물’ 1위.

“『딩씨 마을의 꿈』은 중국 최초로 에이즈(AIDS)를 소재로 했습니다. ‘딩좡’이라는 마을에서 비위생적인 헌혈 바늘 사용으로 에이즈에 집단 감염된 사건이 실제 있었어요. 실화를 바탕으로 인성의 어두운 면, 특히 자본주의라는 유토피아적 환상이 붕괴된 처참한 풍경을 묘사했습니다.”  - 옌롄커

“중국에서 가장 폭발력 있는 작가, 옌롄커의 장편소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영국, 프랑스, 호주, 독일, 베트남, 이스라엘, 싱가포르, 스페인, 일본, 스웨덴, 대만,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 세계 20여 개국에 작품이 번역․소개된 중국의 실력파 작가, 쟁의로 가득 찬 문제 작가 옌롄커는 “『딩씨 마을의 꿈』은 현실을 쓴 것인 동시에 꿈을 쓴 것이고, 어둠을 쓴 것인 동시에 빛을 쓴 것이며, 환멸을 쓴 것인 동시에 여명을 쓴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사랑과 위대한 인성, 생명의 연약함과 탐욕의 강대함, 오늘과 내일에 대한 기대와 인성의 가장 후미진 구석에 자리한 욕망과 꺼지지 않고 반짝이는 빛을 쓰고자 했”다고 고백한다.
마오쩌둥의 사상과 위상을 모욕했다는 이유로 출간 즉시 판금조치와 함께 전량 회수된 일화로 유명한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가 국내에 소개된 이후 2년의 시간이 흘렀다. 2010년, 국내에 소개되는 두 번째 작품이자, 옌롄커가 본인의 작품 중에서도 특히 애착을 가지고 있다는 『딩씨 마을의 꿈』이 드디어 독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하느님, 맙소사. 인민들에게 피를 팔게 한단 말인가요?”

상부의 주도 아래 대대적인 인민들의 매혈 운동이 전개된다. 딩씨 마을도 예외는 아니었다. 어떤 이는 타인의 피를 팔아 부를 축적하고, 또 어떤 이는 피를 팔고 열병을 얻는다. 그리고 또 다른 이는 피를 팔지 않았는데도 피를 판 이들과 같은 병에 걸려 사망한다. 매혈 운동을 적극 장려하던 상부는 그로 인해 병을 얻은 어리석은 인민들을 더 이상 돌보지 않고, 타인의 피를 팔아 부를 축적한 매혈 우두머리는 그들을 철저히 이용하고 외면해 버린다.
한 사람의 죽음이 그 누구에게도 충격을 주지 못하는 마을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사회에서 인간성이 말살되어가는 과정을 객관적이고 날카로운 필치로 그려내고 있다.

“돈을 받고 피를 판” 결과 에이즈에 점령당하는 한 마을의 이야기가, 매혈 우두머리인 아버지로 인해 죽음을 당한 소년의 입을 통해 전해진다는 점이 특히 돋보인다.

『딩씨 마을의 꿈』에 대한 평가

이 소설은 참된 인성에 대한 폭로이다. 웃음을 터지게 만들면서도 한편으로는 통곡하게 만든다. 자신의 행동을 각성시킴으로 생명이 존재하는 본래의 의미를 찾고 있다.
- 대만 작가 지에왕린(謝旺霖)

중국 내부에서 이처럼 강한 사회비판 문학이 존재한다는 것이 놀랍다.
- 《한국일보》

작가는 냉정한 어조로 소름이 끼칠 만한 이야기를 썼다. 『딩씨 마을의 꿈』은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작품이 아니다. 그러나 손에서 놓을 수 없다.
- 《오락주말(娱乐周末)》

날카롭고 냉정한 펜촉 뒤에, 사회 하층민에 대한 작가의 지대한 관심과 동정이 깊게 숨어 있다.
-  중국 지역 일간지 《대련일보(大连日报)》

에이즈가 만연해 죽은 자가 샐 수 없으며 시시때때로 공포와 추악한 인간성에 직면하게 되는 한 마을. 우매하고 불쌍한 농민들과 더러운 겉모습, 그 뒤로 생명의 아름다움에 대한 갈구…… 이것이 바로 옌롄커의 장편소설 『딩씨 마을의 꿈』이 보여주는 이야기다.
- 중국 지역 신문 《해협도시보(海峡都市报)》

옌롄커는 고통과 절망을 두려움 없이 적극적으로 묘사하고 표현하는 작가다. 그의 작품에는 다양한 형태의 비극과 절망, 고통이 가득 차 있다. 하지만 고통과 절망의 드러냄이 치유와 회복으로 연결될 것을 기대하거나 확신하지는 않는다. 작가로서 그가 하는 일은 고통과 절망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받아들이는 것에 국한된다. 옌롄커가 이를 독자들에게 전이하기 위해 가장 선호하는 장치가 바로 꿈이다. 고통과 절망을 희화하거나 축소하지 않고 그 무게와 질감을 그대로 드러내되, 아픔과 추한 외상의 충격을 경감시켜줄 수 있는 서사의 장치가 바로 꿈인 것이다. 이러한 서사를 통해 그는 중국문학이 결여하고 있는 비극의식과 참회의식을 집중적으로 구현해내면서 오늘의 중국 문단에서 다른 작가들과 확연히 구별되는 독창적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이런 그의 서사 경향을 중국의 적지 않은 비평가들은 주저 없이 ‘판타지 리얼리즘(魔幻現實主義)’이라고 부른다.
- 옮긴이 김태성

저자: 옌렌커
1958년에 중국 허난(河南)성 쑹(嵩)현에서 태어났다. 1978년에 군에 입대했다. 1985년에 허난대학교 정치교육과를 졸업한 데 이어 1991년에는 해방군예술대학교 문학과를 졸업했다.
1978년부터 창작을 시작하여 유명 작가로 자리 잡게 되었고 중국의 여러 매체들에 의해 ‘중국에서 가장 폭발력 있는 작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제1, 2회 루쉰(魯迅)문학상과 제3회 라오서(老舍)문학상을 비롯하여 20여 차례에 걸쳐 각종 문학상을 수상했다.
대표작으로는 장편소설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爲人民服務)』, 『일광유년(日光流年)』, 『물처럼 단단하게(堅硬如水)』, 『딩씨 마을의 꿈(丁莊夢)』, 『즐거움(受活)』, 『풍아송(風雅頌)』 등이 있으며 2009년에 발표한 자전적 소설식 산문 『나와 아버지 세대(我與父輩)』도 선풍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 미국, 영국, 프랑스, 호주, 독일, 베트남, 이스라엘, 싱가포르, 스페인, 일본, 스웨덴, 대만,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 세계 20여 개국에 작품이 번역․소개되었다.

역자: 김태성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중국학 연구공동체인 ‘한성(漢聲)문화연구소’를 운영하면서 계간 《시평(詩評)》 기획위원,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통번역과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고별혁명』,『중국 문화지리를 읽다』,『핸드폰』,『비가 오지 않는 도시』,『굶주린 여자』,『아이들의 왕』,『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등 80여 권의 중국 저작물을 한국어로 번역했다.

책 속에서
마을의 딩쭈이쭈이는 골목 입구에서 열병 환자 하나와 한가로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딩쭈이쭈이가 말했다.
“옛날에 어떤 관리가 승관을 했대. 벼슬이 높아져 집에 돌아온 그는 아내에게 술상을 봐오라고 했겠지. 부인은 술을 데우고 음식을 만들어 주안상을 차려주었지. 상을 차려주면서 남편한테 이렇게 물었대. ‘벼슬이 높아졌으니 당신의 그 물건도 커졌겠네요?’ 그러자 관리는 벼슬이 높아지면 뭐든지 덩달아 커진다고 말했다. 밤이 깊어 부부가 침대에 올라 그 짓을 하다가 부인은 남편의 물건이 여전히 작은 걸 발견했겠지. 부인이 물었대. ‘당신은 관직이 높아졌는데 어째서 물건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이렇게 작은 건가요?’ 관리는 이렇게 대답했대. ‘전보다 훨씬 커지긴 했지. 단지 내 관직이 높아져 뭐든지 다 커졌지만 당신도 관리 부인이라 나처럼 뭐든지 다 커졌기 때문에 내 것이 커진 것을 느끼지 못하는 것뿐이라오.’”
원래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우스갯소리를 입에서 나오는 대로 들려준 것뿐이었다. 이야기를 마친 딩쭈이쭈이는 몸을 흔들어대면서 웃기 시작했다. 허리가 끊어질 듯이 웃어댔다. 하지만 이야기를 듣고 있던 사람은 전혀 웃지 않았다. 그는 집으로 돌아가 식칼을 들고 와서는 우스갯소리를 좋아하는 딩쭈이쭈이를 산 채로 찔러 죽여 버렸다.
칼로 찔러 죽여 버렸다.
칼로 찔러 죽이면서 말했다.
“이런 씹팔놈 같으니라고! 마을 사람들이 전부 죽어 나가는 마당에 그 따위 우스갯소리를 지껄이다니. 그러면서 천지가 뒤집히도록 웃어대다니.”
칼로 찔러 죽이고 나서 말했다.
“대체 뭘 믿고 그렇게 즐거워하는 거야?”
이렇게 칼로 찔러 죽여 버렸다.

죽은 사람은 죽은 닭이나 죽은 개와 마찬가지였다. 발에 밟혀 죽은 개미나 다름없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소리 내어 울지도 않았고 흰 종이로 대련(對聯)을 써 붙이지도 않았다. 사람이 죽으면 그날을 넘기지 않고 내다 파묻었다. 관은 일찌감치 마련되어 있었다. 무덤 역시 사람들이 죽기 전에 다 파놓았다. 날이 너무 무더워 사람이 죽은 다음에 무덤을 파면 이미 때가 늦기 때문이었다. 시신이 하루만 지나면 부패되어 지독한 냄새가 났기 때문에 미리 관을 준비하고 무덤을 파놓은 있다가 사람이 죽으면 후다닥 순식간에 매장해 버리는 것이었다.

- 본문 제7권, 제1장, 2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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