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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포스팅/북 리뷰

청년들이여, 세상을 향해 소리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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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家) 110점

 

1,2권으로 나눠져 있으나 두 권 모두를 단번에 읽어내려갈 수 있을만큼 전개도 빠르고 잘못된 현실을 변혁하려는 젊은이들과 이를 막으려는 가오씨 집안 어른들간의 갈등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듭니다.

권당 가격은 9,800원


2009년말 청년실업률이 8.1%를 기록했다고 한다.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악의 청년실업률이란다. 올해 청년실업은 이보다 더 악화될 전망이라니 가슴이 먹먹해진다. 더욱이 위정자들의 청년실업대책이라곤 눈높이를 낮추라느니, 대학생들을 찾아가 사후 정책도 없는 대화의 시간을 갖는 것 뿐이다. 결국 젊은 구직자들은 '스펙쌓기'라는 암울한 터널 속에서 갈길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

혹자는 주장한다. 도서관에 틀어박혀 '스펙쌓기'에 열중하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거리로 나서라고....오죽했으면 이런 말까지 했을까싶다. 그도 그럴것이 실업과 실직의 원인을 경기침체탓으로만 돌리기엔 정책 입안자들의 기만적인 행태 또한 묵과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가식과 기만과 허위로 가득찬 이 현실은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이 얼마나 뿌리깊은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현실을 타파할 수 있는 힘이 바로 젊은 사람들의 열정이고 젊음이 주는 특권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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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부대끼며 살았던 바진(巴金)은 그의 소설 [가(家)]를 통해 미래의 주인은 젊은 청년들임을 일깨워주고 있다. 또 희망으로 넘쳐날 미래를 준비하는 젊은이들이 현실에서 해야 할 일은 끊임없이 도전하고 반항하라고 귀뜸해 준다. 물론 직접적으로 젊은이들이 걸어가야 할 길을 제시해 주지는 않지만 우리는 이 소설을 통해 그가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들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봉건적 잔재들이 사회 구석구석에서부터 일상의 밑바닥까지 지배하고 있던 20세기 초 중국, 바진은 쥬에신 삼형제의 사랑과 결혼을 통해 젊은이들이 깨어가는 과정을 쉼없이 보여주고 있다. 막내인 쥬에후이와 하녀 밍펑의 비극적 사랑도, 큰형 쥬에신이 마음속에는 늘 두 명의 여자를 품고 살아야 하는 아이러니도 모두 봉건예교라는 굴레 때문이다.

삼형제가 모두 현실에 대한 자각은 하고 있으나 표출 방식에 있어서는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아마도 각자가 현재 구성하고 있는 대가족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이런 의미에서 개인적으로는 큰형 쥬에신에게 자꾸 눈길이 간다. 장남으로서의 가정적 역할 때문에 끝까지 봉건적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 읽는 내내 안타까움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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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로부터 내려온 인습을 지켜내려는 구세대와 이를 걷어내고 봉건예교 제도에 대항해 자유연애와 결혼의 자유를 꿈꾸고 있는 신세대간의 갈등은 5.4운동이라는 역사적 흐름을 거역하지 못하고 구세대의 패배로 끝맺음된다. 한편 쥬에후이는 미래에 대한 더 큰 희망을 품고 미국 유학길에 오른다. 배를 탄 쥬에후이의 소회를 밝힌 마지막 대목에서 바진이 당시 중국 청년들에게 그리고 현재 독자들에게 일러주고픈 메세지를 읽을 수 있다.

'강물이여, 축복받아야 할 강물이여! 너는 나를 18년 동안 살아온 내 집으로부터 미지의 도시, 미지의 사람들에게로 실어다주는구나' 이런 생각을 하는 그의 눈앞에는 미래의 환영이 떠올랐다. 이 환영은 그가 버리고 떠나는 지난 18년 동안의 생활에 대해 미련을 자아낼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았다. 그는 마지막으로 뒤를 돌아보며 "안녕"하고 나직이 중얼거렸다. 그러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잠시도 쉬지 않고 영원히 흘러갈 푸른 강물을 내려다보았다.

얇디얇은 독서량 때문일까? 사실은 '바진'이라는 작가에 대해 이번에 처음으로 알았다. 노벨문학상 후보에까지 오른 중국의 대표 문인이라는 그의 이력이 나로 인해 무색해진 건 아닌지....아무튼 변혁기 중국 청년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던 소설 [가(家)]는 바진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한다. 그는 들어가는 말에 <나의 형님에게 올립니다>라는 글을 통해 이렇게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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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은 아름다운 꿈을 가지고 있었으나 스스로 깨뜨려버렸고, 형님 앞의 밝은 길도 스스로 막아버렸습니다. ... 한 소녀를 사랑했으나 아버지의 강요에 순종하여 다른 여인과 결혼했고, 아내를 그토록 사랑하면서도 남들의 헛소리에 굴종하여 해산을 앞둔 아내를 성 밖 황량한 곳으로 옮겨갔습니다. 형님은 불의를 보고도 눈물을 머금고 참을지언정 끝내 저항의 말 한마디 하지 않았습니다."

놀랍게도 바진의 친형이 겪었던 이 가슴시린 시대적 아픔은 소설 속 큰형 쥬에신의 모습 그대로다. 그래서인지 역자와의 대화에서 바진은 소설 속 가장 매력적인 인물로 쥬에후이를 꼽는다. 쥬에후이처럼 그도 형의 삶을 지켜보면서 현실에 눈을 뜨고 현실에 반항하며 좀더 희망 가득한 미래를 꿈꾸지 않았을까?

젊음은 인간이 죽을 때까지 살면서 신에게 받은 찰나의 특권이다. 이 특권은 열정이라는 날개를 달고 있다. 그래서 젊음은 끊임없이 세상을 향해 소리치고 반항할 수 있는 것이다. 희망으로 넘쳐날 미래와 그런 세상을 꿈꾸며..... 쳥년들이여, 세상을 향해 소리쳐라!

여강여호 추천! 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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