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바트 다리(Chinvat Bridge)는 고대 페르시아 조로아스터교에서 현세와 내세를 연결하는 다리이다. 페르시아 신화에 따르면 모든 영혼은 사후에 친바트 다리에서 심판을 받고 내세의 자리를 배정받는다고 한다. 의로운 영혼들은 노래의 집 네 층 중 하나에 있는 낙원으로, 불의한 영혼들은 거짓의 집 네 지옥 중 하나에 떨어진다. 선행과 악행이 같은 영혼들은 노래의 집과 거짓의 집 사이에 있는 하미스타칸으로 보내져 세상의 종말과 부활의 날까지 그곳에 머물게 된다. 서기 7세기 무슬림 아랍 침략자들에 의해 조로아스터교가 금지된 이후에도 이 다리 개념은 살아남았고 이후 <하디스>(무함마드가 말하고 행동하고 다른 사람의 행위를 묵인한 내용을 기록한 책)에서 아스-시라트라고 알려진 무슬림 내세관에 통합되었다. 오늘날 무슬림들 사이에서 아스-시라트의 실체에 대한 믿음은 다양하며 무슬림 신학자들이 재구성한 고대 페르시아 개념의 타당성은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초기 이란(또는 페르시아) 종교는 다신교였으며 아후라 마즈다는 만신전의 왕으로 어둠의 정령인 앙그라 마이뉴가 이끄는 악의 세력으로부터 인류를 인도하고 보호했다. 당시 삶과 죽음의 교차는 영혼이 나룻배를 타고 건너는 강으로 여겨졌으며 신의 빛을 따른 선한 영혼과 어둠의 거짓말을 따른 저주받은 영혼이 분리되는 사건이었다. 기원전 1500년~기원전 1000년경 예언자 조로아스터는 빛의 존재인 보후 마나를 통해 아후라 마즈다의 환영으로부터 신성의 진실을 깨우쳤다. 참된 신은 오직 하나 아후라 마즈다뿐이며 사람들이 숭배하는 다른 모든 것은 단지 아후라 마즈다의 현현일 뿐이라는 것이었다. 조로아스터교의 핵심 교리는 선한 생각, 선한 말, 선한 행위가 모든 선한 아후라 마즈다에 대한 믿음의 표현이며 이 믿음을 고수하고 실천하는 자들은 사후 낙원을 찾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이 시점에서 이승과 저승을 가르는 어둠의 강과 영혼이 그 강을 건너기 위해 타야 하는 나룻배라는 개념이 친바트 다리로 대체된 것으로 보인다.
초기 이란 종교에 대해 알려진 것은 모두 조로아스터교로 대체된 후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쓰인 문헌에서 나온 것이므로 삶과 죽음 사이의 어떤 요소가 초기 종교의 측면이고 어떤 것이 나중에 발전된 것인지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조로아스터교도 다른 많은 신앙과 마찬가지로 이전의 종교 체계에서 차용했다. 한 것으로 보입니다. 조로아스터교에 따르면 사람이 죽으면 신들이 죽은 자의 선행과 악행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동안 영혼은 3일 동안 육신에 머물렀다. 신들이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장례 의식이 거행되었고 그 중에는 사그디드가 있었는데 이는 개를 시체 앞으로 데려가 악령을 쫓아내는 의식이었다. 이 의식은 또한 그 사람이 진짜로 죽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개가 겁먹고 도망치면 여전히 악령(특히 시체를 부패시키는 악마 나스)이 존재한다는 의미로 해석되었고 개는 최대 아홉 번까지 반복해서 이끌려 들어갔는데 이런 시도를 통해 모든 악령이 겁먹고 도망친다고 믿었다.
나흘째 되는 날(혹은 셋째 날 늦은 오후) 영혼은 육신을 떠나 친바트 다리로 가서 더 높은 자아와 결합했다. 두 마리의 개가 다리를 지키며 선한 영혼은 환영하고 악한 영혼은 꾸짖었다. 그때 영혼은 양심을 상징하는 성녀 다에나를 만났다. 선한 삶을 산 영혼에게 다에나는 아름다운 처녀였지만 불의의 삶을 산 영혼에게 그녀는 못생긴 마녀였다. 다에나는 천사 수루쉬와 동행했는데 수루쉬는 영혼을 다리에서 지옥으로 끌어내리려는 악마들(아에슈마 다에바, 아스토 비다투, 비자레샤 등)의 공격으로부터 영혼을 보호했다. 불의한 삶을 산 영혼은 악마의 올가미에 쉽게 걸려 끌려가지만 의로운 삶을 산 영혼은 다에나로부터 낙원에서의 미래에 대한 환상을 받았다.
다에나가 영혼을 위로하고 수루쉬가 영혼을 인도하고 보호하듯 다리 자체는 넓어져 의롭게 된 영혼에게는 쉽게 건널 수 있지만 부정한 영혼에게는 머리카락만큼 좁아져 건너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날카로운 칼날이 다리에 솟아 있는데 지옥은 다리 아래에 있다. 영혼은 날카로운 날이 있는 곳으로 인도된다. 만약 영혼이 의롭다면 날카로운 칼날은 넓은 면을 드러내지만 영혼이 악하면 그 날카로운 칼날은 계속해서 날카롭게 서 있어 길을 내주지 않는다. 결국 악한 영혼은 앞으로 나아가는 세 걸음 즉 악한 생각, 악한 말, 악한 행위가 다리에서 잘려 나가면서 다리 아래 지옥으로 곤두박질친다. 완전히 악하지 않은 자들을 위해 다리 끝에는 죽은 자의 심판관인 천사 라슈누와 다른 책임들을 주관하는 미트라가 서 있고 이 둘은 수루쉬에 의해 합류된다. 영혼의 생전 삶에 대한 판결이 내려지고 각각의 영혼은 노래의 집에 있는 낙원, 하미스타칸으로 알려진 연옥, 거짓의 집에 있는 지옥으로 가게 된다.
친바트 다리는 조로아스터교의 관습과 신앙을 다룬 후기 경전인 <벤디다드>에 가장 잘 묘사되어 있다. 이 다리에 대한 환상에서 보후 마나는 훨씬 후에 천국의 문을 지키는 성 베드로의 환상과 동일한 기본 목적을 수행한다. <벤디다드>에 따르면 의로운 자든 거짓말쟁이든 자신의 양심이 미래를 결정한다. 조로아스터를 보조 심판관으로 삼은 아후라 마즈다는 조언자 의로움을 통해 현명한 자와 어리석은 자를 분리할 것이다. 그 후 조로아스터는 자신이 가르친 자들을 친바토 페레타브 즉 분리자의 다리를 건너 마즈다에게 기도하도록 인도할 것이다. 의로운 영혼들은 노래의 집, 선한 생각의 거처, 선한 생각의 왕국, 선한 생각의 영광스러운 유산으로 나아갈 것이며 그곳에서 그들은 가장 강력한 아후라의 왕좌와 마즈다의 복종, 천상의 빛과 함께하는 행복을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불의한 영혼들은 거짓말의 집, 최악의 생각의 집, 최악의 존재인 다에바들의 집으로 갈 것이다. 그들의 악한 양심은 다리의 심판에서 그들에게 고통을 가져다 주고 그들을 비참함과 어둠, 불결한 음식 그리고 비통한 울부짖음으로 가득 찬 긴 미래 시대로 이끌 것이다.
친바트 다리는 사후 세계로 가는 길이자 심판의 통로였으며 수호견인 다에나와 다리 자체에 반영된 선과 악의 양심에 대한 개인의 인식이 라슈누가 내린 자신의 삶에 대한 판결을 명백히 정당하고 수용 가능하게 만든다. 영혼은 그 판결이 내려진 이유를 이해하고 정해진 목적지로 향하기 전에 그것을 받아들일 것이다. 라슈누가 판결을 내리면 영혼은 사후 세계로 향했다. 낙원은 다리에서 네 단계를 거쳐 위로 올라갔고 지옥은 다리에서 가장 어두운 심연으로 내려갔다. 이 단계들은 가장 높은 단계인 영원한 빛의 전국에서부터 선행의 천국, 선한 말의 천국, 선한 생각의 천국, 친바트 다리, 악한 생각의 지옥, 악한 말의 지옥, 악한 행동의 지옥을 거쳐 가장 낮인 단계인 영원한 어둠의 지옥으로 이루어졌다.
앞서 언급했듯이 조로아스터교는 타인을 돌보고 배려와 친절을 베푸는 선한 생각, 선한 말, 선한 행동의 계율을 강조했는데 이는 아후라 마즈다의 사랑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사후 세계는 아후라 마즈다의 계율을 고수하고 앙그라 마이뉴의 거짓말을 거부하는 행동 모델을 얼마나 충실히 실천했는지에 따라 결정되었다. 악한 생각의 지옥과 선한 생각의 천국 사이 어딘가 아마도 하라 베레자이티 근처에는 선과 악의 생각, 말, 행동이 균형을 이루는 영혼들을 위한 하미스타칸 연옥이 있었다. 이곳에서는 선한 행동에 대해서는 보상을 받고 악한 행동에 대해서는 벌을 받았지만 이러한 보상과 벌은 영혼의 특정 부분을 대상으로 했을 뿐 영혼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었다. 예를 들어 개를 자주 발로 찼다면 마치 습관적으로 화난 말을 했을 때 혀가 불타오르는 것처럼 발이 불타게 될 것이다.
그렇더라도 이승에서 아무리 심하게 잘못을 저질렀거나 아무리 잘 처신했더라도 모든 영혼은 결국 아후라 마즈다의 현존으로 환영받게 될 것이다. 아후라 마즈다는 너무나 자비로워서 자신의 창조물 중 어떤 것도 영원히 고통받도록 내버려 둘 수 없었다. 거짓의 집의 가장 어둡고 깊은 곳에 있는 영혼들조차도 언젠가 마지막 메시아 사오샨트가 도래할 때 구원받을 것이다. 그는 세상의 종말 즉 프라쇼케레티를 알리고 구원과 모든 영혼의 정화, 육신의 부활 그리고 아후라 마즈다와의 재회를 가져올 것이다. 그곳에서 모든 것이 영원한 행복 속에서 재결합하고 낡은 세상은 사라지고 앙그라 마이뉴의 악은 완전히 파괴될 것이다.
이 사상은 처음 발전된 후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사산 왕조에 의해 기록으로 보존되었다. 초기 이란 종교와 후기 조로아스터교는 모두 기록된 경전이 없는 구전 신앙이었다. 신성한 말들은 암송되고 낭송되면서 세대에서 세대로 전해져 사산 왕조(224년~651년) 때 처음 문자로 기록되었다. 사산 왕조의 통치자들은 아르다시르 1세(재위 기간: 224년~240년)부터 아베스타어(이란의 고대 언어) 경전을 아는 사제들을 궁정으로 초청하여 낭송하게 하고 문자로 번역하도록 하여 이러한 문헌들을 수집했다. 이를 위해 구어체 아베스타어의 음성을 보존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문자가 발명되어야 했다. 이 문자는 아람어에서 개발되었지만 고대 언어의 의미와 발음을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신중하게 수정되었다. 아베스타어의 문자 기록은 아르다시르 1세의 아들이자 후계자인 샤푸르 1세(재위 기간: 240년~270년) 시대에도 계속되었지만 샤푸르 2세(재위 기간: 309년~379년) 때 처음으로 실현되었고 코스라우 1세(재위 기간: 531년~579년) 때 완성되었다. 코스라우 1세 이후의 사산 왕조 군주들은 이러한 노력을 이어가며 고대 신앙의 교리를 더욱 다듬고 정의했다.
651년 사산 제국은 아랍 무슬림의 침략으로 무너졌고 이후 조로아스터교는 탄압받고 도서관은 불타고 제단은 파괴되었다. 많은 부분이 돌이킬 수 없이 소실되었지만 구전 전통의 부활과 함께 수많은 기록물들이 살아남아 이슬람교뿐만 아니라 기독교와 유대교에도 영향을 미쳤다. 여러 세계 문화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사후 세계로 가는 다리라는 개념은 페르시아를 통해 이슬람에 유입되었다. 무슬림 종교 주석서 <하디스 부크하리> 등에 묘사된 아스-시라트 다리는 친바트 다리를 직접적으로 반영한 것이었다. 무슬림 성직자와 세속 학자들은 아스-시라트 다리에 대한 페르시아의 영향에 대해 계속해서 논쟁을 벌였지만 그 유사성은 너무나 뚜렷하여 무시할 수 없었다. 아스-시라트 다리는 불의한 자에게는 좁아지고 정의로운 자에게는 넓어지며 영혼이 천국이나 지옥으로 가기 전 최후의 심판 장소로 여겨진다. 더욱이 이슬람의 다리는 지옥 위에만 걸쳐 있는데 후자의 환상에서는 영혼을 가로막는 가시와 갈고리 그리고 다른 장치들로 인해 다리를 건너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지옥의 불꽃이 말 그대로 사람의 발을 핥는다고 묘사되었다.
이슬람교에서는 오직 신실한 무슬림만이 다리를 건너지만 원래 페르시아 사상에서는 모든 필멸자의 목적지였다. 페르시아의 영향을 받은 후기 유일신교에서는 다리 위에서든 황금 왕좌 앞에서든 영혼이 영원한 목적지로 보내지는 반면 페르시아 사상에서는 사람이 자신의 사후 세계에 일정 기간 머물다가 마침내 구원받고 창조주와의 재회에 이르게 된다고 믿어졌다. 초기 이란과 후기 조로아스터교 체계의 이러한 측면은 이 신앙이 지금까지 상상된 가장 자비로운 사후 세계 사상 중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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