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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켈트

아서 왕 전설에 등장한 어머니 여신, 모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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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일스 신화의 여신 모드론(Modron)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그녀는 아서 왕 전설에서 마본의 어머니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모드론은 주로 어머니 여신이나 다산의 여신으로 여겨지며 유럽 전역의 다른 유사한 여신들과 혼동되었을 수도 있다. 모드론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증거는 거의 남아 있지 않다. 그녀는 아서 왕 전설과 연결된 <쿨루히와 올웬>이라는 웨일스 이야기에 등장한다. 모드론에 관한 최초의 언급은 13세기 중반 경의 책 <카르마르텐 흑서>에 실린 웨일스 시 ‘문지기는 누구인가?’인데 여기서 아서 왕은 자신의 문지기와 대화하면서 자신의 업적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이 시는 현재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아서 왕의 몇 가지 초기 모험을 암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밖에도 모드론을 언급한 단편적인 문서가 상당수 있다.

 

어머니 여신 모드론. 출처>구글 검색

 

‘모드론(Modron)’이라는 이름은 마르네(Marne) 강의 갈리아 이름인 ‘위대한 어머니’라는 뜻의 마트로나(Matrona)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강은 농업에 중요했기 때문에 이 연관성이 다신의 여신인 그녀와 어떻게 어울리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모드론은 자료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묘사된다. 로마인들은 그녀를 다산을 의미하는 서로 다른 물건을 들고 앉아 있는 세 명의 여성 형태를 한 삼중 여신으로 묘사했을 수 있다. 이런 물건은 대개 과일, 빵 그리고 아기였다. 이러한 측면에서 로마인들은 그녀를 데아이 마트레스(Deae Matres) 또는 마트로나이(Matronae)라고 불렀다. 그녀가 아기 마본을 안고 있는 모습이 립체스터(잉글랜드 랭커셔의 리블 밸리에 있는 마을) 로마 요새의 돌 조각에 묘사되어 있을 수 있다. 이야기에 따라 그녀가 여신, 마녀, 요부, 마법사 등 다양한 형태로 묘사되는 것은 아서 왕의 이복누이인 모르간 르 페이(Morgan le Fay)의 기초가 되기도 한다. 아서 왕 전설에서 모르간 르 페이는 아서 왕의 원수, 조력자, 아내 등 다양한 역할로 등장한다.

 

<카르마르텐 흑서>로 알려진 13세기 사본에는 ‘문지기는 누구인가?’라는 시가 포함되어 있다. 이 시는 <카르마르텐> 흑서의 31번째 시이자 모드론에 대한 최초의 언급이기도 하다. 이 시는 아서 왕과 문지기 사이의 대화 형식으로 되어 있다. 문지기는 아서 왕 일행이 누구인지 알고 싶어하며 아서 왕에게 그들을 보증해 달라고 요청한다. 이 때 모드론이 언급되지만 그녀의 아들에 대해서만 언급된다. 아서 왕은 그의 부하들을 나열하면서 모드론의 아들 마본을 언급한다. 이후 작품에서 모드론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지만 대부분은 여전히 그녀를 마본의 어머니로 다루고 있다.

 

<쿨루히와 올웬>은 가장 오래 살아남은 웨일스 산문 문서이다. 또한 모드론에 대한 가장 실질적인 언급이 포함된 문서이기도 하다.그 속에서 모드론은 마본을 낳지만 마본은 태어난 지 3일만에 알려지지 않은 적들에게 납치된다. 아서 왕의 임무 중 하나가 마본을 구출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아서 왕이 여기에 등장한다. 아서 왕의 부하들은 몇몇 현명한 동물들의 도움으로 마본을 찾아냈고 치열한 전투 속에서 그를 구출한다. 그런 다음 마본은 대열에 합류해 아서 왕 및 그의 부하들과 함께 모험을 떠난다. 이 이야기의 특정 측면과 위대한 죄수의 또 다른 신화 사이의 유사점으로 일부 사람들은 모드론과 마본이 이전 이야기를 기반으로 했다고 생각한다. 위대한 죄수는 위대한 어머니에 의해 안누핀(Annwfyn) 즉 켈트족의 저승에서 끌려나와 포로로 잡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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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일스 신화, 역사 그리고 민속에 관한 중세 문서 모음인 <웰쉬 트리아드> 또는 <브리트 섬의 삼위일체>에는 모드론에 대한 또 다른 언급이 포함되어 있다. 문서에 따르면 모드론은 여울목에서 우리엔 레게드(Urien Rheged)를 만나 쌍둥이 오와인(Owain)과 모르푸드(Morfudd)를 낳는다. 본문에서 모드론은 우리엔이 덴비그시레에서 포드를 조사하던 중 우연히 만난 세탁부이다. 그녀는 자신을 여러 다른 중세 웨일스 문헌에 등장하며 분명히 아발론 섬과 연결되어 있는 아팔라흐(Afallach)의 딸이라고 밝힌다. 우리엔은 모드론과 간통 후 그녀는 기독교인 남자가 잉태한 아들을 낳을 때까지 여울목에서 몸을 씻어야 한다는 신탁을 받았다고 그에게 말한다. 우리엔은 1년 후 포드로 돌아와 그녀가 쌍둥이 아들 오와인과 딸 모르푸드는 낳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살아남은 몇 안 되는 문서에서 모드론의 등장은 모두 그녀가 일종의 초자연적인 어머니임을 나타내고 있다. 그녀가 마본의 어머니로 알려져 있든, 쌍둥이 오와인과 모르푸드의 어머니로 알려져 있든 이 고대 문헌들에서 그녀의 역할은 다산(풍요)의 여신이라는 것이다. 갈리아에 거주하는 켈트족에 관한 로마 문헌에서는 그녀를 데아이 마트로나이 또는 데아 마트로나로 언급한다. 결국 짧게나마 언급된 문헌들에서 그녀는 분명히 위대한 어머니 여신이었음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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