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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켈트

꽃의 여신 블로데이웨드가 올빼미로 변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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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일스 신화에서 블로데이웨드(Blodeuwedd. 웨일스어로 ‘꽃 얼굴을 한’이라는 뜻. ‘브로디웨드’라고도 읽음)는 태양신 러이 라이 거페스(Lleu Llaw Gyffes. 운명의 여신 아리안로드의 둘째 아들. ‘로이 라우 귀페즈’라고도 읽음)의 아내이다. 마법사 마스(Math)와 귀디온(Gwydion)이 금작화, 메도스위트, 참나무 꽃으로 그녀를 만들었다. 블로데이웨드는 <마비노기온>의 네 번째 장인 ‘마소노이의 아들 마스’의 중심 인물이다. 러이 라이 거페스의 어머니는 그가 결혼하지 못할 것이라는 저주를 걸었고 블로데이웨드는 이 저주를 뒤집기 위해 창조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남편에게 불성실했고 남편을 죽이기 위해 연인과 음모를 꾸몄다. 결국 시도는 실패로 끝났고 그녀는 이에 대한 처벌로 올빼미로 변했다.

 

웨일스 신화에서 블로데이웨드는 꽃의 여신이었다. 출처>구글 검색

 

<마비노기온>에 따르면 영웅 러이 라이 거페스의 어머니 아리안로드(Arianrhod. 조상신 돈의 딸)는 아들이 결코 인간 아내를 갖지 못할 것이라는 저주를 내렸다. 아리안로드가 이런 저주를 내린 이유는 아들의 존재 자체가 자신의 처녀성을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아리안로드는 그에게 이름조차 지어주지 않았다. 그를 가엾게 여긴 마술사 귀디온이 꾀를 내어 러이와 함께 신발 장인으로 변신해 아리안로드에게 접근해서 그녀에게서 들은 칭찬의 말을 러이의 이름으로 삼았다. 러이 라이 거페스라는 이름은 ‘손재주가 뛰어난 금발의 누군가’라는 뜻이다. 어쨌든 저주에 맞서기 위해 마법사 마스와 귀디온이 등장한다. 그들은 참나무, 금작화, 메도스위트를 가져다가 마술로 지금까지 본 것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처녀를 불러냈다. 그리고 그들은 이 아름다운 처녀를 블로데이웨드라고 이름 지었고 그녀는 러이의 아내가 되었다. 하지만 아름다운 외모와 달리 블로데이웨드는 그야말로 악녀였다.

 

얼마 후 러이가 집을 비운 사이 블로데이웨드는 옆나라 펜린의 영주 그로누 페브르(Gronw Pebr)와 바람을 피우고 둘은 러이 살해를 공모한다. 하지만 러이는 불사에 가까운 존재였다. 낮이나 밤, 실내나 실외, 타거나 걷거나, 옷을 입거나 알몸이거나 어떤 합법적인 무기로도 그를 죽일 수 없었다. 블로데이웨드는 러이를 속여 그를 죽일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낸다. 그녀는 러이가 한 쪽 발을 강 위에 만든 욕조, 다른 한 쪽을 산양에게 걸친 상태에서 일요일만 작업해 1년에 걸쳐 단련한 창으로 찌르면 치명상을 입는다는 것을 밝혀냈다. 블로데이웨드는 그로누에게 알리고 본격적인 러이 제거 작업에 돌입한다.

 

러이 라이 거페스의 창이 뚫었다는 돌. 출처>구글 검색

 

그로누는 러이를 향해 창을 던졌고 창에 맞은 러이는 독수리로 변신해 도망쳤다. 러이의 숙부이자 마법사인 귀디온은 그를 추적해 그가 참나무 높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귀디온은 잉글린(Englyn. 웨일스어와 콘월어의 짧은 시를 말한다)을 부르며 러이를 참나무에서 유인해 그를 다시 인간으로 변신시켰다. 마법사 귀디온과 마스 덕분에 러이 라이 거페스는 건강을 회복했고 자신의 땅을 되찾았다. 한편 귀디온은 도망가는 블로데이웨드를 모든 새들이 미워하는 올빼미로 변신시켜 밤의 어둠으로 추방했다. 블로데이웨드는  다시는 낮에 나타나지 못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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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데이웨드는 오늘날 언어로 올빼미 또는 부엉이를 의미한다. 앞서 얘기한 신화대로 다른 새들과 올빼미는 같이 할 수 없는 운명이 되었다. 한편 블로데이웨드의 불륜 상대자였던 그로누는 펜린으로 탈출했고 러이에게 사신을 보내 용서를 구했다. 러이는 이를 거부했고 키파엘 강둑에 서서 창으로 타격을 받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로누는 부하들 중에서 창을 맞을 자를 선택하려 했지만 모두 거부했다. 결국 그로누는 자신과 러이 사이에 큰 돌을 놓는다는 조건으로 창을 받겠다고 했다. 러이는 그로누의 제안에 동의한 다음 돌을 뚫을 만큼 강한 힘으로 창을 던져 그로누의 가슴에 적중시켰다. 북서 웨일즈의 디프린 아두비에는 이 때 러이의 창에 뚫린 돌이 ‘러흐 로누’(Liech Ronw, ‘그로누의 돌’이라는 뜻)라는 이름으로 남아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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